정몽주 나남창작선 118
이병주 지음 / 나남출판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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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드라마 <정도전>이 방영되고 있어서일까 나도 정도전에 관한 책을 한 권 읽어 보았고 저자의 책은 아니지만 다른 저자의 <정도전>을 다시 읽어보려고 준비해 놓고 있었는데 정도전하면 그와 비교가 되는 인물로 '정몽주'를 떠올릴 수 있는데 교과서에서 배운 얄팍한 지식밖에 없어서 다른 이도 아니고 저자의 책으로 읽게 되었다. 그런데 어찌하다보니 지방선거와 맞물리고 감기몸살로 인해 읽고 리뷰를 작성하지 않은 것이 자꾸 늦어지게 되었다. 선거에도 별 관심이 없다가 잠깐 일하게 되어 조금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보수 혹은 진보를 따지지 않고 인물을 보고 평가를 해야 하는데 언제부터인지 우린 편가르기를 하면서 인물보다는 다른 것에 더 치중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보게 되었다.

 

포은 정몽주의 56년 삶은 그야말로 성,충,정,지,근勤이 함께 어우러진 삶이었다고 보고 있다. 소설은 '화려한 등장이었다'로 하여 그가 과거에 급제하는 이야기부터 시작을 한다. 시골에서 올라온 가난뱅이 선비가 명문의 자제들을 제치고 과거에 급제를 하였으니 얼마나 많은 관심을 받았을까.19세에 부친상을 당해 조금 늦은 감이 있는 24세에 과거에 급제를 하여 많은 이들로부터 관심을 받았지만 나라는 왜구와 홍건적의 침노가 심하여 조정이 혼란할 시기였기에 그는 나라 안에서 뿐만이 아니라 명나라에까지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폭풍우를 만났지만 그의 기지로 인해 다행히 홀로 남아 필문과 필답으로 고려국의 사신이라는 것이 알려지게 되고 초련이라는 여인을 만나기도 하지만 아버지와 딸로서 서로 위로하며 서로 도와가며 살아가기로 하면서 그녀와 나눈 시에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내기도 한다.

 

"가지가 마르고 잎이 썩는다고 해서 걱정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소.이미 뿌리가 썩어 들어가고 있는데 말이오."

 

그의 이야기는 그가 남긴 몇 편의 한 시와 더불어 더욱 실감 있게 그려지지만 작가의 말처럼 '그의 생애를 재구성하기엔 사료가 너무나 부족하다. 범거할만한 <고려사>는 그이 정적의 후예라고 할 수 있는 조선의 중신들이 편찬한 것이어서 어느 정도 그 진실을 믿어야 할지 모르게 되어 있다. 그를 숭앙하는 사람들이 그에게 바친 찬사는 능히 한우충동할 정도이지만,옛글이 대개 그러하듯이 지나치게 관념적이고 추상적이어서 구체성이 결어되어 있다.' 역사는 승자들에 의해 쓰여지기 때문에 패자라 볼 수 있는 정몽주에 대한 기록이 부족한 듯 한가 보다.그렇기도 하지만 기록에서 정몽주 자신,인간에 대한 기록보다는 사건 기록이 우선이었으니 인간 정몽주를 모두 그려냈다고 하는 것은 진실성이 결여되었다고 불수도 있을텐데 그의 시나 글이 함께 하여 대체로 교과서적인 지식보다는 나았던 것 같다.

 

"그건 서산의 해를 붙들어 동쪽으로 돌리는 것보다도 지난한 일입니다.백성들은 왕에 관한 말만 들어도 치를 떠는 형편입니다."

 

소설에서는 그가 과거급제부터 선죽교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그 순간까지 기록하고 있다.'정몽주의 죽음은 바로 고려의 종언終焉을 뜻한다.그의 비참한 최후가 있은 지 3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공양왕이 추방되고 고려는 475년 동안 지탱한 왕조의 막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그의 죽음은 고려의 멸망과 같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그는 고려의 충신이라 할 수 있었다고 본다면 신흥세력인 이성계를 탓하기 보다는 그는 어떻게 보면 자신의 지조를 지키듯 고려의 충신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뿌리를 고려에 두지 않았나싶다.고려가 기울어 가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고려를 지키려 했고 자신이 선택한 충에 결코 흔들림없이 없던 그를 정도전이나 이성계 편에서 곱게 볼리는 없었겠지만 그렇게 처참하게 죽여야 했을까싶다.

 

"주인이 없어도 꽃은 피겠지만 주인 없이 핀 꽃은 뜻을 잃는다."

 

저자는 역사의 기록에 더하고 빼기 보다는 그만큼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아니 정몽주란 인물을 더 그려내고 싶었겠지만 그렇게 한다면 그란 인물에 진실성이 결여된다고 볼 수도 있어서 기록된 정몽주만큼 그의 글과 함께 그려냄이 더 다가온 듯 하다.저자의 책은 <지리산>을 읽고 반해 다른 책들도 소장을 하게 되었고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가 풀어내는 역사이야기는 우리가 놓쳐서는 안되는 부분들인 듯 하여 소설로라도 관심을 가져보는 차원에서 접했지만 이런 책임감 있는 작가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한편으로는 생각을 한다.승자의 입장에서 보는 관점과 패자 입장에서 보는 정몽주에 대한 시선은 다를 것이라 생각을 하지만 우리가 그를 봐야하는 것은 승자도 패자도 아닌 무능력한 왕권 속에서도 자신의 충과 의를 다했으며 자신의 이익보다는 마지막 순간까지 절개를 지켰다는 것.이 책은 다시 읽어봐야할 듯 하다.너무 시간을 끌며 읽기도 했지만 읽고 바로 저장해두지 않은 것이 흠이 되었다.다음엔 이 책과 함께 저자가 쓴 <정도전>까지 다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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