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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나라의 어린이 ㅣ 푸른숲 역사 동화 8
김남중 지음, 안재선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4년 4월
평점 :
해방 후 그 시대의 사람들은 해방을 맞아 새로운 세상에서 행복한 삶을 살았을까?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사람들의 삶은 어떤 변화를 맞았을까? 저자는 '노마'와 이국의 숙녀 '알리스'와 노마의 형 정식을 통해 그 시대를 보여준다. 소년의 삶은 해방을 맞았지만 그야말로 고아 아닌 고아로 서울에서 당숙이 하는 쌀가게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살지만 궁핍하다.소년은 전쟁 때 징용으로 끌려 간 띠동갑 형이 부자가 되서 찾아오는 꿈을 꾸지만 그의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당숙은 쌀한톨 훔치지 못하게 모두 열쇠를 잠구어 놓고 그를 잠자게 하는가 하면 배달을 시키고는 바로 돈을 가져오게 한다.어느 날 배달을 나갔던 노마가 다급한 여자의 목소리를 듣게 되고 당숙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했지만 소년은 연악한 여자에게 도움을 주기로 한다. 하지만 도움을 주긴 했지만 소년은 매도 맞고 다치기도 했다. 소년이 구출한 여자는 서양여자인 앨리스,그녀는 우리말도 잘하고 서양 여자 같지가 않다.
앨리스의 손에 이끌려 명동에 가서 치료도 받고 명동 구경도 하고 하지만 당숙은 앨리스를 그들의 상술에만 이용하려 들고 소년의 마음을 헤아려주지 않는다. 그런 어느 날 갑자기 가게에 허름한 행색의 형이 찾아 왔다. 전장이 끝나고 수용소에 갇혀 있다 오느라 조금 늦게 왔다는 형,형에게서는 어두운 그림자가 보이고 행색마져 노마가 생각했던 것과는 딴판이다.형은 열심히 일해서 노마를 행복하게 해주기 보다는 지난 징용에서 그와 친구들의 목숨을 위협하고 앗아갔던 '야마다'라는 인물과 동네에 순희를 찾는다. 하지만 야마다는 전장 당시에는 우리민족의 목숨을 앗더니 경찰이 되어 있다. 결코 진실되지 못한 박쥐와 같은 인물로 변화무쌍하게 시대에 맞게 자신을 변화시키며 동족의 피를 빨아 먹는 인물이 왜 활개를 치며 살아가는 시대인지 형은 이해를 할 수 없고 반드시 자신의 손으로 처단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이 가능할까? 계란으로 바위치기처럼 형과 친구 덕관은 어떻게든 처단을 하려고 하지만 그들의 힘으로는 부족하다.
마침 덕관은 경찰에서 다시 반민특위로 활동을 하면서 친일파 제거를 하는 일에 압장을 서지만 그것도 여위롭지 못하다. 이승만 정부를 등에 없는 친일파에 의해 반민특위가 무너지고 만다. 그러니 세상은 해방을 맞았지만 친일파는 활개치며 잘 살아가고 노마를 비롯한 사람들은 힘든 나날을 이어가게 되었다. 형은 야마다를 잡기 위하여 행동했다가 두번이나 경찰서를 다녀오게 되고 몸도 건강도 상하게 되고 형이 좋아했던 순희는 위안부에 끌려가 그녀의 삶도 무너져 버린다. 하지만 순희는 현실로 돌아오고 노마도 비록 건강하지 못한 형이지만 곁에 있으므로 해서 다시 힘차게 앞으로 뛸 수 있는 힘이 생겼다. 한편 앨리스의 삶은 어떻게 변했을까? 그녀의 삶 또한 온전하지 못함을,친독행위를 한 부모님 때문에 한국에 왔다가 친일파가 되어야 했던 삶을 청산하고 떳떳하게 살아가려는 그녀,같은 전쟁의 아픔을 느껴볼 수 있는 인물로 어떻게 보면 노마가 형과 살아갈 수 있게 힘을 준 인물이다.
'형은 외국에서 돈을 벌고 있을 거야. 늦게 올수록 부자인 거야.형만 오면 밥을 배불리 먹고, 방에서 이불을 덮고 잠을 잘 수 있어. 빨리 와 ,형.제발!'
저자의 책으로는 역사동화로 <첩자가 된 아이>를 재밌게 읽었고 <속 좁은 아빠>로 감동적인 이야기로 옮겨졌었는데 다시 역사동화를 만나니 반갑기도 하고 오래간만에 푸른숲에서 나온 역사동화라 더 반갑다. 요즘 김진명의 역사소설을 읽으며 가슴이 답답하고 뭔가 씁쓸한 가운데 역사동화를 읽다보니 그 맥이 또 이어지는 듯 하여 씁쓸함이.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좀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는 시간을 부록처럼 있는 '반민특위가 뭐야?' 를 읽으며 좀더 깊게 생각해 보면 좋을 듯 하다. 역사동화는 직접 어린이가 그 시대를 살아가면서 그 시대를 잘 설명해주 듯 해서 어린이들의 이해를 돕고 부록이 첨부되어 있어 좀더 깊게 역사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달은 저리도 밝은데 세상은 왜 이리 어두운지 모르겠다!"
"세상도 밝게 만들어야죠."
책 속에는 다양한 그 시대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남은 어떻게 되든 상관 안하고 자신만 잘살면 된다고 생각하면서 무엇이든 자신의 잇속에 이용하려는 당숙이 있고 해방과 함께 모든 것을 잃고 고아가 되어 남의 집 첩살이를 하듯 살아가야 하는 노마, 그리고 징용을 갔다가 정신적으로도 피해를 입고 육체적으로도 건강하지 못한 정식 형이 있고 정식이 형이 좋아했던 이웃집 여자인 순희는 정신대에 끌려가 정신적 육체적 피해를 당해야 했지만 아무도 그 아픔을 알아주거나 책임지지 않는 시대이기도 했고 야마다처럼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하는 인물은 남보다 더 배불리 먹고 힘을 과시하며 살아가는 시대였기도 했다.그런가 하면 알리스와 같은 아픔을 간직한 인물도 있고 정식과 더불어 덕관은 반특위라는 곳에서 친일파 청산을 위해 일했지만 반특위의 힘은 1951년 폐지되면서 친일파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사라졌다고 한다. 지금도 가끔 친일파들이 그 당시부터 지금까지 누리고 있는 재산에 대한 행사를 놓고 법적 다툼이 있는 이야기가 뉴스로 오르내리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런 속에서 일본이 과거 만행을 뉘우치기는 커녕 교과서 오류를 보면 오늘날 우리가 너무 역사를 무심히 여기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가져본다.역사 공부는 어른들 뿐만이 아니라 자라나는 아이들이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본다.이런 동화들이 더 많이 나온다면 아이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