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친 할아버지께 라임 어린이 문학 1
강정연 지음, 오정택 그림 / 라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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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라는 것은 당사자에게도 가족들에게도 정말 힘든 일이다. 그런데 열두살 꼬마에게는 어떨까? 열두살 장군이게는 엄마도 없고 아버지는 함께 살지만 산다고 볼 수 없는 그야말로 아직은 낯선 가족이다. 그런 장군이게는 누구보다 친한 할아버지,엄마가 이혼을 하고 떠나고 난 후 할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누구보다 가족의 빈자리를 빈틈없이 채워 주었던 할아버지,그런 할아버지가 아버지가 떠나고 난 후의 빈자리를 채워 주셨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다른 것도 아니라 치매라니... 어른들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을 어린 장군이 잘 적응을 할까?

 

 

장군은 또래들보다 덩치는 크지만 용기가 조금 부족하다. 같은 반에는 이쁜 여자 친구인 수진이도 있는데 수진이가 장군이가 좋다고 해도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해 보았지만 싫지는 않다. 그런가하면 장군이보다 덩치가 작은 창식이는 장군이보다 더 힘이 센것처럼 장군이를 완전히 골려먹는 재미로 학교에 오는 것처럼 장군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걸고 넘어진다. 정말 어떻게 창식이를 이겨 놓을 방법이 없는 것일까? 아니 아직 장군이는 마음을 터놓은 가까운 친구가 한 명도 없다고 볼 수 있다. 수업시간에 발표를 할 때에도 덜덜 떨기만 하고 제대로 한번 한적이 없는 듯 한데 다른 친구들은 발표도 잘하고 씩씩하다. 여름방학 숙제를 무엇을 할까 발표를 해야 하는데 숙제를 무얼하고 발표를 어떻게 한다지.

 

 

그런 장군이에게 좋은 기회가 왔다.비록 아빠의 일이 잘 안되어 강원도에 살던 할아버지와 함께 살게 되었지만 할아버지는 국어선생님을 오랜시간 하셨기도 하지만 책 읽는 것을 좋아하셨고 장군에게 글 읽는 것도 가르쳐주셨고 책도 읽어 주셨던 정말 친구같은 분이시다. 물론 바다도 좋아하셔서 자전거도 태워 주시고 수영도 가르쳐 주셨다. 그런 할아버지가 장군과 함께 살게 되었는데 장군이 컴터로 할아버지께 편지를 보내도 할아버지가 읽으시지 않는 것이다. 할아버지네 컴퓨터가 고장난 줄 알았는데 집에서 함께 살게 되었으니 이젠 편지를 쓰지 않아도 되는데 할아버지와 여름방학 숙제를 함께 하면 될 듯 한데 할아버지가 오시고 대신에 아빠는 가방을 싸서 나가셨다. 아빠도 아빠나름 잘하고 싶었지만 일이 잘되지 않아 아빠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지만 장군은 그런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할아버지와 정말 친한 사이다.그런 할아버지가 치매란다. 다른것도 아닌 글 읽기와 글쓰기가 안된단다.말도 안돼! 40년동안 국어선생님을 하셨는데 말이다.그렇다면 이제부터 장군이가 할아버지가 장군에게 글을 가르쳐주고 읽어주셨듯이 이젠 장군이 할아버지게 돌려 드리는 방법을 해보면 어떨까.

 

 

할아버지와 장군의 동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할아버지가 치매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고 함께 병원에도 가고 병원에서는 장군이가 이젠 할아버지 보호자라는 말에 뭔가 책임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 할아버지가 오시고 난 후 장군은 할아버지와 함께 수영도 다니게 되고 재래시장 구경도 가고 같은 반 여자친구인 수진이네 집에 놀러도 가게 되고 정말 많은 일들이 벌어진다.할아버지는 장군이 할아버지께 쓰는 편지를 대신 베껴 쓰는 방법으로 글쓰기를 다시 배우기고 하셨는데 그게 다름 아닌 여름방학숙제로 제출하게 되었고 담임선생님은 그런 장군의 일기를 출판사 친구에게 보여줘서 장군이 어린 나이에 책을 출판하게 되었다.꿈을 아직 정하지 않았는데 작가라는 꿈이 생겼다.자신에게 그런 능력이 있었다니 모두 할아버지 덕분이다.그런가 하면 창식이 앞에서 벌벌 떨던 자신,할아버지 말씀처럼 부딪쳐야 할 벽이라면 피하지 말고 당당하게 맞써서 싸웠더니 창식이가 그런 장군의 모습을 보지 못해서인지 힘 있게 나오는 장군을 보고 창식이가 도망치듯 한다. 별거 아니었는데 왜 지난날 자신감 없이 하였는지.

 

 

장군은 할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자신감을 찾게 되고 무언가 자신 안에 있는 꿈을 찾게 된다. 열두살 어린 장군이 엄마가 없다고 아빠가 자리를 비웠다고 삐뚫어지는 것이 아니라 할아버지 덕분에 더 자신감을 찾고 자신 안에 존재하는 능력을 알게 된다. 치매 초기인 할아버지는 장군에게는 엄마이기도 혹은 아빠이기도 하면서 장군의 정말 친한 친구이기도 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부모가 없어서 운이 없는 아이가 아니라 할아버지의 사랑이 있으므로 해서 장군이는 누구보다 운이 좋은 사이 정말 친한 친구를 얻은 행운의 아이가 된 것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라는 이야기처럼 장군에게 할아버지의 '사랑' 이 없었다면 덩치만 큰 자신감도 자존감도 없는 아이가 되었을터인데 할아버지의 사랑 덕분에 장군은 무럭무럭 자랄 수 있는 아이가 된 것이다. 사람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장군과 할아버지의 따뜻한 이야기에서 엿볼 수 있다.'장군아, 너는 매우 귀한 아이다.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내 손자다. 사랑한다,장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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