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윈터스 테일 1 ㅣ 스토리콜렉터 20
마크 헬프린 지음, 전행선 옮김 / 북로드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지난 25년간 최고의 미국소설' 이라고 해서 마음이 설레였다. 너무 기대가 커서일까 10000여 페이지를 읽어내기란 힘들었다.아니 1000여 페이지에 '도시' 를 다 담기엔 부족했겠지만 내가 마크 헬르린의 도시 이야기에 빠져 들기엔 아직 부족한가보다. 집중해서 읽어도 자꾸 겉도는 느낌이 들어 집중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이들의 리뷰를 접해 보아도 옮긴이의 후기를 읽어 보아도 어려운것은 어려운가보다. 너무 쉽게 읽히는 책을 그동안 읽어보지 않아나 싶다.이런 책을 가끔 읽어주면 갑자기 모든 것이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 드는데 올해는 집어드는 책마다 두께가 장난이 아니다. 눈에 피로도 그렇고 집중해서 줄거리를 요약하는 것도 힘들다. 그래서 줄거리를 챙기지 않고 그냥 읽어 나가자고 생각하니 이야기가 더 다가온다.
이야기는 1900년대 뉴욕,알 수 없는 구름 장벽이 둘러 쌓인 뉴욕 그곳에서 미국으로 가고 싶어하던 부부의 아이가 배모형 안에서 발견되어 습지에서 습지인들의 손에 의해 키워지게 된다. 그는 피터 레이크, 그는 부모가 누구인지 어디 출신인지 자신의 뿌리를 알지 못한다.거기에 지도에도 없는 습지에서 습지인들의 독특한 습관 속에서 성장을 하게 된다. 그리고 도시로 향해 도시에서 철을 다루는 일을 하게 되고 그곳에서 교량을 놓기도 하고 온갖 도시를 건설하는 일에 참여를 하게 되면서 습지에서 자연인으로 자랐다면 도시에서 그야말로 문화인으로 도시와 함께 성장을 하지만 갱단에 발을 들여 놓게 되고 갱단의 추적을 당하게 된다. 갱단으로부터 도망치려다 한마리 '백마'를 만나게 된다. 그 백마는 시골의 마굿간을 스스로 뛰쳐 나온 말이다. 일반적인 말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을 하는 인공지능을 가진 말인데 피터 레이크를 만나며 말에 날개가 돋힌 듯 백마와 피터는 한 몸처럼 움직인다.
백마의 도움으로 갱단으로부터 도망치게 된 피터,그는 도둑이며 기능공이다. 철을 다루는 솜씨가 누구보다 뛰어나다. 그런 그가 어느 부자집을 털기 위해 들어갔다가 이상한 소녀를 만나게 된다. 베버라,그녀는 가족이 모두 코히어리스 호수로 휴가를 떠났지만 그녀만은 폐결핵으로 인해 그녀 나름의 처방책으로 바깥바람을 쐬느라 집의 특이한 구조속에서 살아간다.아니 자신만의 공간인 추운 곳에서 별과 대화를 하듯 하면서 자신의 생이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 하지만 집안에 갇혀 누리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다.그것에는 남자도 포함되어 있는데 그녀의 소원처럼 도둑인 피터 레이크가 그녀 앞에 나타난 것이다. 순간 둘은 사랑에 빠지고 영혼과 영혼으로 연결되는 사랑을 하게 된다. 베버라의 아버지는 인정할 수 없었지만 피터가 자신의 딸에게 하는 행동을 보고는 그를 인정하게 되고 베버라는 피터를 만나 행복한 시간을 가지다 영혼처럼 사라져간다.
우리가 사는 도시에도 모든 것들이 웅집되어 있듯이 저자가 그리는 '뉴욕'이란 도시에도 모든 것들이 있다. 알 수 없는 구름 장벽이 덮고 있기도 하지만 마천루가 있고 도둑이 있고 갱단이 있고 다양한 인물이 있는가 하면 베버라와 백마와 같은 순수함을 간직한 것들도 있다. 피터와 같은 기능공도 있고 지도에 표시되어 있지 않은 습지와 같은 곳도 있다. 도시는 사람이 만들어내지만 사람은 도시에 지배를 당하는 것처럼 그 도시에서 벗어나기란 정말 힘들다. 간혹 도시를 떠나 전원생활을 꿈꾸며 전원으로 떠나지만 그곳에서 정착을 하고 전원에서 제대로 자신의 마지막까지 누리며 사는 사람은 많지 않다.어느 새 우리가 모르는 사이 도시형으로 바뀌어버려서 전원의 삶이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도시에 온갖 것들이 있지만 그래도 도시가 품어줄 때가 더 행복하다고 여기며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처럼 뉴욕의 풍경도 비슷하다. 구름장벽이 걸친 호수가 있고 지도에 없는 습지 생활지가 있고 지하에는 산사람도 삼키는 묘지공간이 있어도 습지보다는 도시를 꿈꾸며 도시로 향한다.
습지에서 길들여졌던 피터 레이크,그는 도시로 발을 들여 놓은 후 도시형 사람이 되었다. 점점 도시에 맞게 변해 가던 그가 순수함을 간직한 백마와 베버라를 만나며 영혼과 영혼으로 연결되는 사랑을 나누게 되지만 영혼과 영혼으로 연결되는 사랑을 하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도시란 그 습성이 저로의 능력을 저울질 하게 만드는,인간의 욕심이 하늘을 향해 뻗어 나가는 마천루처럼 그 끝을 알 수 없는 형태의 생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속에서 피터와 베버라의 사랑은 그래서 더 유리알처럼 투명하고 눈의 형태처럼 아름답다.저자의 표현이 아름다우면서도 사실적으로 세세하게 되어 있어 더 읽기에 힘들기도 하다. 페이지마다 빼곡하게 있는 텍스트를 모두 이해하며 책장을 넘기기란 정말 힘들다. 거기에 현실적이면서도 환상적인 이야기는 어느 시간 어느 공간을 이야기 하는지 가끔 아리송함을 안겨준다. 그 모두를 이해하기 보다는 도시란 본래 시간차적으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우후죽순처럼 여기 저기서 마구마구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생겨나기도 하고 함께 성장하기도 하니 그런대로 받아 들이며 읽어줘야 할 듯 하다. 피터의 원래 뿌리가 도시였는지는 모르지만 처음 시작은 습지였듯이 자연인처럼 살아가던 그도 도시에 발을 들여 놓은 후부터 도시형 인간으로 바뀌어 나간다. 도시의 지배를 받듯 도시가 사람을 길들여 나가는 세상,윈터스 테일은 다시 도전해봐야할 책이다. 만만하게 그냥 내려 놓을 수도 그냥 지나칠 수도 없는 책이란 것을 손에서 내려 놓고 알게 된다. 겨울을 지나고나면 다시 또 다른 도시를 만날 것처럼 이 책은 도전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