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입술 귀이개
최선영 지음, 김선배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요술 귀이개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000 때문에 화가 난다!' 어린시절 다락방에서 썼던 일기장,거기에 무엇 때문이었는지 이유는 적지 않았지만 '요술 귀이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문장에서 이런 이야기가 탄생을 했다니 그 이야기를 읽고나니 나도 아이들의 어릴적 일기장을 들추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내 어린시절의 일기는 지금까지 보관하는 것이 없다. 모두 소중하게 잘 보관했더라면 좋은 기록물이 되었을지 모르겠지만(그때는 일기를 정말 착실하게 잘 썼는데 모두 아궁이로 들어갔을 듯...ㅜ) 보관하고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 그림일기도 무척이나 정성을 다해 썼던 기억이 있다.툇마루에 엎드려 모기에 물려가며 썼던 일기,무엇이라고 써 놓았을까? 그런 아쉬움이 있어 딸들 그림일기부터해서 초등학교 때 쓴 일기를 모두 묶어 놓았다. 딸들은 그 일기가 어디에 있는지 아직 그 소중함을 모르고 있지만 어느 순간에는 꺼내보면 알지 못했던 지난날을 기억하게 될지도 모르겠다.소중한 자신의 기억의 한부분.

 

 

정원이와 지수 그리고 윤서는 친한 친구다.정원이의 생일이 바로 코 앞으로 다가오고 토요일에 정원이는 친구들을 초대해 생일파티를 열 계획이다.그런데 지수와 윤서의 행동이 이상하다.자신만 빼놓고 둘이서 '속닥속닥' 무언가 주고 받는 것이 아무래도 자신을 따돌리는 것만 같다. 그런 이유로 괜히 친했던 지수와 윤서와 틀어지고 짝꿍을 정하는 날 윤서와 짝꿍이 되지만 그리 달갑지 않다.서로 오해로 인해 사이가 갈라졌으니 친구라도 부담이 되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엄마와 인사동에 놀러 갔다가 이상하게 생긴 만물상가게에서 '빨간 입술 귀이개'를 하나 골라 엄마께 생일선물로 사달라고 한다.그런데 그 만물상을 찾아가게 된 것도 이상했지만 그곳의 주인아저씨도 이상했고 모든 것이 다 이상했다.그런가하면 그곳과 관련된 물건을 사진 찍으면 영혼이 사라진다니 무슨 말인지.그리고 귀이개를 쓰면 코끼리처럼 된다느 말이 도대체 무슨 말인가?

 

지수와 윤서가 둘이서만 속닥거려서 틀어지게 되고 새로운 친구로 지안이와 친하게 되었다. 그런가하면 반에서 말괄량이라 할 수 있는 다정이와도 투닥투닥 거리면서도 서로 거리감을 좁힐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게 되었다. 인사동에서 산 빨간 입술이 달린 귀이개,귀가 간지러워 한번 사용했는데 자신도 모르게 친구들의 속마음을 읽게 되었다.귀이개가 그런 신기한 힘을 가진 요술 귀이개였던 것이다. 정원이는 왜 지수와 윤서가 둘이서만 속닥 거리는지 그 이야기도 듣게 되고 지안이의 마음도 읽게 되고 다정이의 돌출 행동에 대한 마음도 읽게 된다. 지수와 윤서하고만 친할 때하고는 다르게 귀이개 덕분에 친구들 마음을 읽게 되면서 한편으로는 친구들을 배려하게 되는 정원이로 비춰지게 된다. 친구들은 아직 요술 귀이개에 대하여 모르니까 말이다.

 

거창하게 생일파티에 치눅들을 모두 초대했지만 단 한 명 지안이만 오고 아무도 오지 않았다.덕분에 주문해 놓은 많은 피자는 집 냉동실에 쌓이고 다정이 때문에 신기한 힘을 가진 귀이개를 잃어 버리게 되어 지안이도 다정이도 의심하게 되지만 그 덕분에 모든 일들이 잘 풀리게 되고 지수와 윤서를 지금까지 자신이 오해하고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들은 정원이 몰래 생일선물을 이야기 하고 있었는데 그것도 모르고 오해를 했다니.귀이개 덕분에 친구들 속마음도 읽게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친구를 더 얻게 되는 이해심 있는 정원이로 거듭나게 된다.

 

귀이개를 가지기 전에는 몰랐던 것들,친구를 좀더 이해해 보려고 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만의 생각만 했다는 것을 정원이는 깨닫게 된다. 다정이의 돌출된 행동만 보고 다정이와 거리가 멀었었고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다정이는 할머니와 둘이 살기 때문에 자신의 처지를 남들이 선입견을 가지고 친하게 지내지 않을까봐 먼저 그런 행동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는 다정이 하고도 친하게 지내게 된다. 친구란 남의 아픔을 등에 짊어지고 가는 사람이라고 했던가.자신만 생각할 줄 알았다면 이젠 타인도 생각할 줄 아는 역지사지라는 것을 귀이개가 깨닫게 해 주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나 남이 없는 곳에서 남의 말을 하기를 즐긴다. 도마에 올려 놓고 욕을 한참 해 놓고도 그사람이 나타나면 웃으며 함께 또 즐긴다. 오해에서 비롯된 친구간에 우정의 금이 귀이개로 인해 서로 우정이 돈독해지는 계기가 되었고 친구도 더 얻게 되었다. 좀더 폭 넓은 교우관계를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젠 남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는 귀이개가 없어서 친구를 사귀고 친구와 우정을 나누는데 별 문제가 없다. 귀이개가 하던 일을 이젠 마음으로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인간은 무언가 실패를 경험함으로 해서 더 큰 성공으로 나갈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한다. 아이들과 함께 읽다보면 재밌는 이야기도 나눌 수 있을 것이고 아이들 학교생활 교우관계에 대해서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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