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된 삼월,각자의 위치에서 출발

 

 

짧지만 길것만 같았던 이월,이월이 바쁘게 지나고 삼월이 시작되었다. 이월은 뒤돌아 보면 핸펀을

바꾸며 짜증과 두통으로 보냈던 시간 외에는 그리 생각나는것이 없을 정도로 별 일없이 살았다.

삼월 시작을 정말 정신없이 했다. 방학이라 집에 와서 지내던 두 딸이 드디어 자신들의 자리로 돌

아가겠다고 해서 전날 마트에서 장을 봐다가 반찬을 하고 이른 아침에 일어나 다 하지 못한 반찬

나머지를 하고 각각 통에 담아 두녀석에게 골고루 분배해서 주었다. 전날부터 혼자서 낑낑대며

반찬을 했더니 피곤도 하고 뼈마디가 여기저기 쑤셔서 올라가는 길에 함께 하지 못하고 옆지기 혼

자 두딸과 함께 했다.

 

아침을 먹지 않고 휴게소에 들러서 간단하게 해결한다고 했는데 아침에 일찍 일어나 반찬을 싸다

보니 밥을 해서 먹고 가는게 나을듯 해서 반찬을 통에 담아가며 밥도 하고 국도 끓이고 반찬도 또

몇 가지 했다.큰딸이 사랑니를 빼서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계란찜을 해서 먹는데 그 맛이 좋아 며

칠 해 먹었더니 부들부들 한것이 좋다. 그래서 얼른 아침에도 했다.역시나 오늘도 이가 아프다며

잘 먹지 못하는 녀석,엄마가 이런것 챙겨 주다가 이제 바쁜 시간 속에서 어떻게 챙겨 먹을지.아직

아픔도 다 가시지 않았는데.막내가 개강이 며칠 늦어 언니와 함께 이삼일 함께 있겠다고 제 짐을

부려 놓고 큰딸에게 간 모양이다. 녀석들 집에 있을 때에는 빨리 원위치로 돌아가길 바랬는데 막상

어질러 있던 짐을 챙겨서 떠나고 나니 집안이 훵하다.

 

녀석들 보내 놓고나자마자 설거지 하고 베란다 창을 활짝 열고 구석구석 먼지 제거를 하고 청소를

했다. 늘 어질러 있던 방이 짐이 없어지고 나니 괜히 넓어 보인다. 녀석들이 있을 때에는 좁아 보이

던 집이 갑자기 무척이나 넓게 느껴진다.더 넓은 집이었다면 어떠했을까? 자식들 다 커서 나가고

나며 부부가 함께 부대낄 공간만 있으면 족할 듯 하다.너무 넓은 집은 외로움을 더 크게 만드는 것

같다. 아침 일찍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더니 피곤한지 누워서 책을 읽다가 잠깐 곤하게 잠들었다가

스스로 깜짝 놀래서 깼다. 조용하니 시계초침 소리에도 놀라서 깬다.

 

옆지기는 덕분에 하루가 무척 길고 피곤할 듯,두녀석 모두 짐을 부리고 오늘따라 무척이나 붐비는

고속도로 탓에 파김치가 되어서 들어왔다.집에서 편하게 있었던 나는 괜히 미안함에 저녁을 얼른

챙겨 먹으려고 했더니 딸들과 늦은 점심겸 이른 저녁을 먹어서 배가 고프지 않다는 것. 아직 녀석들

소리가 귀에 쟁쟁하게 여운으로 남아 있는 것을 보니 아직 내 맘에서는 녀석들이 머무르고 있는 듯

한데 이제 정말 시작이다. 개강도 하고 이제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한다. 나도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이젠 좀더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일상을 만들어봐야겠다.

 

20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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