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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는 이제 그만! ㅣ 푸른숲 새싹 도서관 16
세베린 비달 글, 리오넬 라흐슈벡 그림, 박상은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엄마에게 확성기를 대고 크게 외치는 소년, '잔소리는 이제 그만!'.소년 뿐만이 아니라 울집 이십대 딸들도 늘 내게 하는 소리가 '엄마 잔소리좀 그만 하세요~~!' 하면서도 객지에 떨어져 있다가 방학을 맞아 오래간만에 집에 오면 '엄마,엄마의 잔소리가 그리웠어!' 하고 관심을 보여 달라고 어리광을 부린다. 그런 녀석들이 며칠 함께 있으면 '아 시끄러워.잔소리 잔소리 잔소리..ㅠㅠ' 하며 다닌다. 관심을 많이 보여줘도 탈이고 관심을 덜 줘도 탈이고 도대체 어떻게 해달란 말인가.
초등학생인 아르센,그는 이제 다 컸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엄마는 자신을 '강아지 강아지~~'라고 부른다. 엄마들이나 할머니들이 이렇게 많이 부른다.나도 울집 딸들을 '똥개'라고 잘 부르는데 처음엔 싫어하더니 왜 그렇게 부르느냐고 물어서 이야기해줬더니 그게 좋단다. 그런데 타인이 듣기에 안좋을수도 있다는 것,물론 아르센도 엄마가 많은 친구들 앞에서 '강아지 강아지...'하고 불렀으니 얼마나 창피한지 얼굴이 다 빨개졌다. 거기에 엄마는 자신의 머리도 엄마 맘대로 해 놓고 엄마가 어린시절에 입었다는,보물이라며 찾아낸 옷까지 입힌다. 엄마의 보물이 내 보물일수는 없는데 엄마는 엄마 맘대로 생각해 놓고 그렇게 자신을 엄마의 틀에 가두려고 한다.
그런가하면 엄마는 일찍 자라고 하는가 하면 잠자기 전에 읽어야 할 책도 엄마에게 맞추듯 한다. 무엇이든 다 엄마 맘대로 이면서 엄마 친구들이 놀러 오면 방안에서 조용히 앉아 놀기를 원한다.하지만 어떻게 찾아 온 기회인데 그 기회를 그냥 흘러 버린단 말인가,자신이 듣고 싶은 말을 듣기 위해 우리의 아르센은 엄마를 부추긴다.그래 아르센은 다 컸다. 엄마는 분명히 말해 놓고 또 잔소리를 한다. 아르센 그러다 화풀이를 하듯 엄마가 자신에게 하는대로 동생에게 똑같이 하는데 엄마는 또 그게 좋은지 추억으로 남겨 놓는다. 아...정말 무엇이 정답일까? 내가 다 크긴 큰 것일까? 언제쯤 엄마의 잔소리가 사라질까? 엄마의 잔소리가 사라지는 날은 내가 정말 다 컸다고 생각되는 날인데 도대체 얼마만큼 커야 잔소리가 없어질까.
엄마의 잔소리가 없으면 행복할 줄 알았던 아르센,뭐든지 엄마의 잣대로 자신을 맞추려고 하면서 하는 말들이 정말 싫다. 모두가 다 자신이 어리다고 생각해서 하는 말들인듯 해서 빨리 크고 싶다. 그런데 어느 날 엄마의 잔소리가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엄마의 이래라저래라 하는 말들이 사라지면 지구의 평화 아니 우주의 평화가 오는 날일듯 했는데 엄마가 잔소리가 사라지니 그립고 엄마의 사랑이 담긴 잔소리가 가끔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르센도 이젠 많이 컸다는 증거일까?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말풍선에 대화를 담아 놓아서 재밌게 읽어 나갈 수 있고 아이의 눈높이 마음이 잘 담겨 있다. 아르센만 그런것이 아니라 울집 딸들도 이래라저래라 하는 잔소리가 필요할 때도 있고 필요 없다고 생각할때도 있지만 잔소리란 필요한 것이라 생각을 한다. 잔소리기 때문에 필요없는 말들도 있겠지만 관심이고 사랑이다. 관심을 갖지 않고 사랑이 없다면 잔소리를 할까? 자신에게 쏠리던 관심이 어느날 동생에게 향하고 엄마의 잔소리가 그리워진 아르센처럼 '엄마 사랑해요!' 라고 하면서 자신을 어린애 취급이 아닌 사랑의 잔소리가 필요함을 그 느낌을 읽어 나가며 엄마의 사랑도 더 소중하게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부모에게 자식은 나이가 들어도 늘 자식이라는 것을 우린 잊는다.모든 것은 사랑의 표현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