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잉글리시 티처 푸른숲 어린이 문학 34
박관희 지음, 이수영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현실을 좀더 밝은 눈으로 볼 수 있는 그런 세상이거나 이야기였더라면 하는 바람은 어린이 책이라 그럴까.하지만 자식을 키우다 보면 현실을 자식들에게 쉬쉬하다보면 자식들은 부모가 아무런 어려움없이 저희들을 키우준 줄 안다. 너무 많은 이야기는 아니어도 대충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자식들에게 이야기를 해주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부모에게 늘 좋은 일만 있는 것도 아니고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것이 인생이기에 어쩔 수 없이 힘든 상황이 닥치면 부모만 견디는 것이 아니라 어린 나이의 자식들도 함께 감내해야 할 그런 시간이 닥쳐오게 되어 있다. 부모만 쉬쉬하기 보다는 함께 어려움을 헤쳐 나가야 한다고 아이들의 입장에서 받아 들일 수 있도록 이야기를 해주고 현실을 대처해나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경우는 아이들이 받아 들이는데 차이가 있다고 본다.

 

 

<마이 잉글리시 티처> 가끔 뉴스에도 오르내리는 외국인 영어샘들의 적절하지 못한 행동으로 인해 사건이 나기도 하고 이슈화 되기도 하는 일들이 있다. 모두가 나쁜 선생님들이라고 볼수는 없지만 개중에 가르침 보다는 다른 것에 뜻을 두고 이용하려 드는 이들이 있다. 그만큼 우리의 교육,특히나 영어 교육은 과열이라고 볼 수 있기도 하지만 부모들의 자세도 한몫을 한다고 본다. 특히나 엄마들의 입김은 세서 어디 누가 잘 가르친다고 하면 철새들처럼 선생님과 학원등을 가라타기 일쑤인 사람들이 있다. 그것이 대도시나 교육열이 쎈 곳에서는 더하다. 영어샘인 토마스가 자신을 '토미'라고 부르라고 한다는 것은 신분상승과 같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 말을 듣는 친구는 '수지'라는 친구 한 명 뿐인데 내게도 토마스는 '토미'라고 부르라고 한다. 하지만 그 순간부터 수지의 표정은 바뀌기도 했지만 자주 얼굴을 볼 수 없다. 나와 친구들 그리고 엄마는 그 한마디에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기쁜데 왜 수지는 표정도 좋지 않고 이제 이곳에 발길을 끊으려고 하는 것일까? 그 의문은 토미의 집에 가서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 밖에서는 최고의 선생님과 같은 대접을 받고 있는 그가 방문교육에서는 그야말로 그의 본 모습을 드러냈던 것,거기에 수지의 모습도 있고 이제 자신의 사진도 앨범에 꽂힐 순간이 왔다. 비로소 이것이 아니구나 느낀 나,수지의 한마디를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다.

 

<아빠하고 나하고> 아빠가 회사를 다니실적에는 아빠와 함께 하는 그 시간을 손꼽아 기다렸다고 하지만 아빠가 부득이한 사정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쇼파에 누워 티비를 끼고 하루종일 있게 된다면...말이 달라진다. 그런 아빠의 낯설은 모습은 하루이틀은 견딜만 하지만 그것이 한 달 두 달을 넘어 간다면 받아들일 수 있을까? 가정 경제는 또 어떻게 되는 것인가.아빠의 실직으로 인해 달라진 아빠의 모습과 그런 아빠를 대신해 집안에서 공부방을 시작하는 엄마,그로 인해 나와 아빠는 집에 들아가면 낯선 사람들이 된다.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친구 치효와는 그리 친하다고 볼 수 없지만 어느날부터 무척 가깝게 느껴지고 속에 있는 모든 얘기를 꺼내 놓게 되는데 다름아니라 치효 아빠도 실직자여서 엄마가 식당을 차려서 운영중이다,.동병상련이라고 했던가 친구의 아빠 모습에서 자신의 아빠를 보게 되고 아빠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점점 무관심이면서 자신 또한 이상하게 변해가는 것을 알게 되지만 친구와 그의 아빠를 보면서 아빠를 이해하게 되는 나.치효의 어른스런 모습이 가슴을 먹먹하게도 하고 이런 현실이 결코 두 아이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누군가는 현재 겪고 있는 문제일 수 있고 그런 일들이 닥쳐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여인숙에서 사는 아이> 자신을 키워주던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부득이하게 아빠를 따라 여인숙에서 살게 된 소녀,아빠가 하시는 일이 옮겨 다니는 것이기도 하지만 나에겐 엄마가 없다. 오래전 돌아가신 엄마를 생각하면 엄마의 품이 그립기도 하다. 그런 소녀에게 도서관나들이에서 만난 소년은 동병상련을 겪게 하여 둘은 가깝게 되고 마음을 나누게 된다. 그에겐 이쁘고 잘 나가는 엄마도 계신데 그가 많이 아픈가보다. 어느 날 생일잔치에 초대를 하여 최대한 이쁘게 입고 나간 그녀에게 소년의 엄마는 그가 거짓말을 했음을 알리고 그를 만나지 말라 한다. 지금까지 소년으로 인해 행복했던 시간은 다 무엇이란 말인가? 그로인해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었는데 모든게 다 거짓말이었다니. '모든 아이들을 친자식처럼 돌보자' 라는 강의를 하던 소년의 엄마,강의와는 전혀 반대의 모습을 소녀에게 대했던 어름이라는 이름의 행동은 무엇이라 말할 수 있을까.

 

<어디까지 왔니> 아빠의 사업이 망하게 되면서 할아버지와 함께 살게 된 선우,그에게 다섯살 동생이 있다. 그 동생이 또 가출을 했다면 역에서 데려오라고 할아버지는 학교 교무실로 전화를 걸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신다. 다섯살 선재는 엄마가 기차를 타고 서울에서 데리러 올것이라 믿고 한참을 걸어가야 하는 위험천만한 길을 걸어 역까지 간 것이다. 할아버지가 그 둘을 감당하기엔 버겁고 현실은 할아버지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보육시설에 맡기는 것이 두 형제를 위해서 그리고 할아버지를 위해서는 더 나은 길이지만 할아버지는 결코 그 마음을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어디까지 걸어가야 그들의 집에 도착할 수 있고 엄마와 아빠를 만날 수 있을까. 어린 선우가 짊어져야 하는 현실의 짐이 너무 무겁다.

 

결코 가볍지 않고 밝은 이야기도 아닌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들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현재 위와 같은 상황에 처한 이들이 분명 우리 현실에 있기도 하지만 그것이 비단 어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어린 자식들도 함께 감당해 나가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선우의 부모처럼 피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누군가는 견디어내야 하고 감당해야 하는 문제라면 현실에 부딪혀야 하는데 피하면서 아닌척 하는 어른들이 있다. 그렇다면 그 짐은 고스란히 어린 자녀에게로 간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자녀들은 하루아침에 마주한 현실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감당하라고.버려지듯 현실에서 제외되듯 한 어리고 불쌍한 아이들이 어딘가에 어른의 손길을 필요로 하며 있지만 한편으로 무관심하게 무시해 버리는 이들도 있다는 것이 문제다.피하지 말고 서로 함께 헤쳐나가려 노력한다면 어떻게 변할까.우리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가 아니라 존재하면서 나도 그리고 누군가도 당할 문제이기도 하다.현실의 이야기라서 더 맘이 아프다.우리 현실은 청년 실업 뿐만이 아니라 40~50대의 실업도 문제이기도 하지만 성적으로 인해 비관 자살하는 이야기는 잊혀질만 하면 이슈가 되는 문제이기도 한데 그렇다고 문제가 고쳐지는 것은 아닌 듯 하다. 약자들의 편에 서서 그들의 이야기와 문제를 어른 뿐만이 아니라 아이의 눈에서도 보게끔 해주는 이야기들이 씁쓸하다. 현실을 회피하기 보다는 마주하게 만들어 주는 이야기라 더 와닿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