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별일 없이 산다 탐 청소년 문학 11
강미 외 지음 / 탐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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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일 없이 살기' 별 일 없이 살기가 얼마나 힘든지 보통으로 평범하게 산다는 것 또한 힘든 일이란 것을 안다. 딸들이 대1년생,연년생인 딸들 그러나 큰녀석이 다시금 한 해를 뛰었기에 똑같이 시작하게 되었다. 나름 꿈을 향해 열심히 했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꿈의 목표를 조정하며 조금 험난한 길을 걸었다고 할 수 있다.그렇다고 현재의 선택에 백프로 만족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는 것 같다. 힘들게 뛰어서 간 대학이 그렇게 큰 보람을 안겨주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학교가 무얼 해주길 바라지 말고 자신이 찾아서 할 생각을 하라고 하지만 요즘은 시대가 또 그렇지 않다. 각박하게 중학교 고등학교를 대학을 위해서만 대학을 바라만 보고 뛰다가 대학에 들어가고 나면 만족을 하는 아이들을 주변에서 보질 못했다. 별거 아닌것을 왜 그렇게 각박하게 앞만 보며 살아 왔는지 후회를 한다.울딸들도 마찬가지였다. 좀더 놀아 보고 좀더 누려보고 이것저것 해보면서 살아보았더라면... 하는 말을 가끔 한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참 불쌍하다. 모두가 국화빵틀에 갇힌 영혼들처럼 좋은 대학을 가지 위해서 똑같이 야자에 학원 누군가는 그보다 더하면 덜하지 않은 삶을 살면서도 대학을 나오면 그렇고 그런 삶을 산다. 요즘 딸들에게도 그리고 고등학생을 둔 친구들에게도 공부로 너무 밀어부치지 말라고 한다. 현재를 즐기면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지 가슴이 느끼는 것을 선택하게 하라고 한다.부모의 욕심이 아이의 욕심을 지나쳐 웃자라 버리면 부모도 힘들고 아이도 힘들다.모두가 험난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좋은 대학이라는 선이 무엇이고 좋은 대학을 나와서 반드시 잘 된 경우란 무엇일까?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까? 아이들이 대학을 선택해야만 하는,진로선택을 시간이 되었을 때 두 딸들과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한 듯 하다. 다독이는 이야기도 하고 보듬어 안아주기도 했지만 그 시간이 분명 흘러간다.흘러가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데 우린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잣대에 모두를 똑같이 대입시키려 한다.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으면 불편하고 자신에게 해가 돌아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옷에 자신의 몸을 맞추려고 한다. 똑같은 국화빵틀로 찍어낸 국화빵처럼 내 아이도 국화빵이 되길 원하는 부모들, 우린 그런 세대를 벗어나야 한다.그 피혜는 남이 아닌 내 아이에게 돌아 온다.

 

7명의 작가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딸들의 지난 시간들이 떠 오르기도 하고 딸들 친구들이 이야기도 생각이 나서 마음이 아팠다. 그 시간들에 나의 여고시절 시간도 오버랩되어 가슴이 아팠다.꿈 많고 즐거워야 할 시간이 왜 얼룩처럼 남아야 하는지. 내가 여고시절에는 일주에 한번씩 시험을 봐서 고등학교를 들어가고 한 달 후 설문조사가 이어졌다. 폐지를 주장하는 설문조사이니 모두가 찬성을 해서 월에 한번 보는 시험으로 바뀌었다. 그런가하면 교복을 입지 않은 시대이니 얼마나 개성들이 강했겠는가.요즘은 교복에 두발은 자유화를 시켜 놓았다고 하지만 교복이라 할 수 없는 복장을 하고 다닌다. 그런가하면 어느 유명 브렌드가 교복화 되기도 한다. 그런 속에서 '별 일 없이 살기'가 가능할까? 왕따 친구의 죽음으로 인해 평범했던 삶을 버리고 엄마가 쌤으로 있는 대한학교인 여행학교를 다녀야 했던 선영,친구들은 왜 왕따를 당했던 동주가 죽어야 했는지 금방 지워 버렸다. 하지만 자신은 지울 수 없었던 동주의 죽음으로 세상의 문을 걸어 잠그게 된 선영.아우슈비츠 아니 오이시비엥침에서 동주와 비슷한 나이에 죽은 소녀를 보고 그녀의 마음의 빗장은 풀리고 세상을 향해 다시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을 위해서 마트에게 일하고 계신 엄마,뼈에 구멍이 숭숭 뚫려서 마트에서 일하는 것을 힘들어 하시고 엄마는 그 힘든 것을 잊기 위해 술을 드신다. 그렇다면 우리의 '아빠'는 어떻게 된 것일까? 아빠가 존재하긴 할까? 수행평가로 내 준 숙제인 부모님의 인터뷰 때문에 고심하던 내게 다리를 다친 엄마는 아빠의 존재에 대하여 풀어 놓게 된다.왜 그동안 꼭꼭 싸매 감추어 두었던 것일까? 아프리카에 가 있을 줄 알았던 아빠의 존재.하지만 현실이 부모님은 이혼이라는 아픔, 그 속에는 엄마의 힘들었던 시간들이 고스란히 고여 있다. 자신을 임신했을 때 아빠가 사다 주셨다던 유자,그 유자는 지금도 냉장고에서 시들어 가고 있다. 하지만 이젠 그 유자가 맛있는 '유자마들렌'으로 거듭나 엄마와 나의 뼈를 튼튼하게 해 줄 '꿈'이 생겼다. 타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엄마와 내가 튼튼하게 살기 위하여 내 안에서 꿈이 빵처럼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팩트와 판타지>,특성화고에서 대입반이 아니라 취업반인 애니메이션을 하는 나,하지만 주변은 나를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공모전에 내려면 빨리 이것저것 해야 하는데 담임이나 수업시간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왜 공부를 선택한 것이 아닌데 자꾸만 내 꿈과는 먼 공부를 강제로 종용 받아야 하는지. 다른 친구들도 그렇게 행복해 보이지 않는데 자신 또한 꿈이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모두가 똑같은 장르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안다.그런면에서 <두드림 ing> 와 뜻이 통한다. 드럼을 치고 싶지만 엄마나 담임이나 학교에서는 공부를 하라고 한다. 공부를 하는 친구들 속에서 스틱을 들고 드럼 연습을 하는 것 또한 민폐다.어떤 친구는 쉬는 시간도 아까워 하며 공부를 하는데. 그런 속에서 아빠가 회사를 그만두고 과일난전을 하시며 자신의 꿈을 응원한다. 체육 특기생으로 믿었던 친구는 방황하다 아빠의 과일난전에서 아빠와 함께 일을 하시고 있고 이젠 든든한 후원자인 아빠를 얻게 됨으로 하여 자신의 꿈은 'ing'가 되었다.

 

우리 부모들은 자식들이 공부가 아닌 다른 꿈이나 길을 선택하면 무조건 '포기'를 강요한다. 나 또한 딸들이 피아노를 하겠다고 하는 것을 일차 포기를 하게 만들었다. 학생은 공부를 해야 한다고 아니 공부가 우선이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공부와 병행한 다른 꿈을 선택하면 지원해주고 든든한 조력자가 되기보다는 포기를 하도록 한다.그런 아이들이 일찍부터 자신의 꿈을 포기하면서 배우는 것은 '실패'와 '좌절'이다.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고 칭찬해도 아직 이성적 성숙을 하지 못한 아이들은 힘들어 하는데 부모에 의해 포기를 배운 아이들이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위해 노력할 수 있을까. 자신의 꿈조차 부모가 혹은 선생님이 혹은 사회가 선택하는 것처럼 자신의 선택은 미리 포기해야 하는 아이들이 어떤 미래를 갖길 원하나. 똑같이 찍어낸 국화빵 속에 내 아이만은 다른 것이 들어 있었으면 하는 바램처럼 우리아이는 남과 다를 것이라고 바라면서 공부가 아닌 다른 것을 선택하면 포기하라는 것은 아이러니 아닐까.자신의 꿈을 선택한 아이들은 마이너가 아니라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아이들이다. 그런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기 보다는 꿈의 싹부터 잘라 버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꿈을 가진 7명의 아이들에게 아니 우리 아이들에게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 자신의 가슴이 시키는 일을 밀고 나가면 꼭 언젠가는 빛을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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