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식객 - 생명 한 그릇 자연 한 접시
SBS 스페셜 방랑식객 제작팀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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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에게는 '먹는 것' 이 정말 중요한 일이 되었다. 맛있는 음식을 찾아 다니는 사람도 있지만 무엇보다 음식은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먹고 또 그렇게 되어야 한다. 건강은 '밥상'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듯이 그사람이 먹는 음식을 보면 건강을 알 수 있다고 했다.더불어 우리가 건강한 밥상을 만들려면 부활되어야 하는 것은 우리네 오래된 정사와 같은 '장독대'가 살아나야 한다는 말을 대안스님 강연에서 듣고 무척 공감했고 나 또한 장을 담아 먹고 싶지만 아파트라 시골에서 가져 온 것들 보관조차 힘들다. 냉장고에 겨우 조금씩 넣어 두고 먹는 입장이라 나중에 내 자식들에게는 무엇을 물려줄지 걱정이다. 된장 고추장 간장을 담아 먹어야 인공조미료에서 벗아날 수 있고 건강한 밥상을 차리 수 있다.그런가 하면 음식의 베이스가 되는 조미료가 건강하다면 '재료' 또한 좋아야 할 것이다. 제일 좋은 것은 우리 땅에서 나는 제철 재료일 것이다. 예전에는 먹던 것들도 인스턴트와 외식에 길들여지다보니 안먹는 그저 '잡풀'로만 알고 있다. 약초나 그외 식물에 관한 책들을 보다보면 먹지 못할 것들이 없다. 대부분 먹을 수 있는데 우린 그저 잡초로 간주하고 있는데 '자연요리가 임지호' 를 따라가다보면 먹지 못할 것들이 없다.

 

세상에 쓸모없는 건 없다. 이름 모를 풀들도 다 존재 이유가 있다. 척박한 산골마을 주변에 피어 있는 이 풀들은 모두 산골마을 사람들을 위한 보양식이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필요하기에 다름 아닌 그곳에 피어 있는 것이다.

 

자연요리가 임지호에 관심이 있었는데 SBS 방송을 챙겨 보다가 더 푹 빠져들게 되었다. 그의 요리에는 '레시피'가 따로 없고 요리에 모든 것의 경계가 없다. 그릇이며 조미료며 재료등 모든 것들이 그저 자연이고 자연스럽다. 그러니 먹는 이도 감탄에 감탄을 하며 먹고 또한 정성이 깃들어져 더욱 감동을 하며,세상에서 단 하나 자신만을 위한 요리를 먹으니 얼마나 기쁘겠는가.그보다 이 스페셜을 보면서 그가 '어머니'에 못다한 사랑을 음식보시로 모든 길에서 만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하고 있는 진정한 마음을 느껴 더 감동을 하며 보았다. 음식이란 혼자 먹기 보다는 맛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두가 둘러 앉아 맛있게 먹으며 음식에 대한 추억을 쌓을 때가 더 맛있다. 그래서 어린시절 식구들이 모두 둘러 앉아 시골집 앞마다에서 멍석을 펴고 두레밥에 둘어 앉아 먹었던 친정엄마의 그 모든 음식들이 고스란히 모두 맛있고 지금도 잊혀지지 않고 기억에 남는가 보다. '음식은 추억이다.' '음식은 치유다' '음식은 만남이다' '음식은 소통이다' '음식은 미래다'

 

운신을 하지 못하는 할머니 병수발을 8년째 하고 계시다는 할아버지의 순정이 아름답다. 가슴이 뭉클해진다. 첫눈에 반하는 사랑은 쉽다.하지만 두 사람이 오랜 세월 서로 바라보며 한 몸처럼 아껴주는 사랑은 쉽지 않다. 그런 사랑은 기적이 된다. 감자,하귤, 양외잎,백년초꿀,치자꽃이 전부였던 오후의 간식공양으로 나는 작은 기적을 배운다.

 

그의 발길을 따라가다보면 모든 자연이 다 먹기리고 우리 몸에 좋은 기운을 주는 것들을 가지고 있다.어느 것 하나 허투루 보고 지나치지 않는다. 길 가에 있는 이끼 풀 한 포기 모두가 음식의 재료가 된다. 할머니들은 '그걸 어떻게 먹누?' 라고 하시지만 음식으로 만들어 내는 그의 정성과 노력을 보면 정말 맛나게 드신다. 정해져 있지 않은 레시피지만 그의 머리속에서는 아니 마음에서 우러난 음식은 하자의 '선물' 이 되어 화려하게 탄생한다. 인공 조미료를 감미하지 않고 그가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밑간을 하고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결코 화려하지 않은 음식을 만들어내지만 그가 만들어낸 음식들은 정말 화려하다. 그 속에 '잡초'의 느낌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그만의 정성과 오랜 연륜이 묻어난다. 결코 어려운 것은 아니라고 보는데 우리가 '먹지 않는 것' 이라고 간주하고 하지 않기 때문에 점점 더 어렵고 아토피로 혹은 편식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쉽게 마트에서 살 수 있고 외식으로 쉽게 한 끼 해결하는 현실이 점점 소중한 것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옛날에는 몇 가지 나물을 아는가가 며느릿감을 가늠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없는 살림일수록 식구들 먹여 살릴 지혜를 가진 여자가 필요했다. 없으면 없을수록 더 많은 아이디어와 지혜가 생긴다. 스스로 궁리하고 해결할 방법을 찾게 되는 것이다.또 방법을 찾으면 실제로 무궁무진한 해결책들이 있었다.

 

예전에는 안그랬는데 식구들 먹거리를 챙기다보니 나 또한 음식과 요리와 요리에 들어가는 재료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런가하면 야생화며 식물에 관심을 갖다보니 정말 다니다 이게 무슨 맛일까 하고 꽃을 따서 먹어 보기도 하고 찾아서 무슨 효능을 가지고 있는지 읽어보게 된다.그래야 내것이 되어 한번이라도 더 찾게 된다. 하지만 쉽게 인공조미료나 쉬운 것들에 길들여져서 건강한 식문화로 가족을 접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주부들은 매 끼니를 챙겨야 하는 번거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쉽게 외식으로 한끼 해결할 때가 제일 편하게 느껴진다. 그렇게 하여 마트에서 사는 재표비와 외식비를 따져 외식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족의 건강이 내 손에 달렸다면 아마도 그런 생각에서 조금 벗어나지 않을까.

 

이제는 식재료의 이동거리를 줄여야 한다. 멀리서 생산된 먹을거리에 무에 좋을 게 있을까.일단 신선도가 떨어진다. 신선도를 억지로 유지시키려고 방부처리를 하거나 수확 후 농약으로 아예 목욕을 시키기도 한다. 그런 식재료를 가져와서 아무리 세척을 한들 이미 본래의 것을 잃어버리고 화학물질로 칠갑을 했으니 우리 몸에 좋을 턱이 없다.

 

요리도 생각을 조금 바꾸고 내가 조금 힘든 것을 참아가며 인내하다보면 더 좋은 먹거리를 장만할 수 있다. 내가 천연조미료로 준비하는 것은 귀하고 좋은 것이 아니다. 마른새우를 사서 대가리가 있는 것을 떼어내어 그것을 갈아서 '새우가루'를 해 놓고 국물멸치에서 떼어낸 멸치대가리와 부스러기를 갈아 '멸치가루'를 만들어 놓고 바닷가에 놀러 가게 되면 마른 반찬거리와 미역 다시마 그외 것들을 조금 넉넉하게 사 온다. 편다시마로 만들어 놓고 음식에 대부분 다시마를 넣어 먹고 부스러기는 갈아서 국물요리나 볶음요리에 쓴다. 실천하다보면 쉽다. 쉬운 것에 길들여지기 보다는 조금 더 부지런해져서 건강한 먹거리를 찾기 위해서는 주부들의 생각이 깨어야 한다. 그가 우리 주변의 재료로 차려내는 '생명 한 그릇 자연 한 접시'는 그야말로 가슴에 묻은 아들을 생각나게 하고 먼저 간 할머니를 생각나게 하고 가족의 빈자리를 채워줘 정성 한 접시를 먹고 따뜻한 에너지를 충전하여 미래로 나아가게 한다.그의 요리는 기적이고 생명이다.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도 인간과 똑같이 제 나름의 해석을 갖고 있다. 그것은 땅에 대한,우주에 대한 각자의 해석이며 몸으로,생김으로,색으로 다표현된다. 온 산의 풀이 약이다. 자연이 만든 밥상이 우리를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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