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가의 연인들 - 소설로 읽는 거의 모든 사랑의 마음
박수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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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다보면 다양한 '사랑의 마음'을 만날 수 있다.우리 인간사 사랑도 정말 다양하다. 쉽게 표현하는 '사랑'이라는 단어 속에는 사랑이라 이름할 수 있는 참 많은 마음이 숨겨져 있음을 나이가 들면서 더 깨달아가고 있다. 사랑, 도대체 사랑이 뭐길래 아니 소설 속에 어떤 사랑이 표현되었길래 '서가의 연인들'이란 멋진 제목으로 이루어졌나 작품들을 살펴 보았더니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 밀란 쿤테라의 <히치하이킹 놀이>,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사랑과 다른 악마들>, 미겔 데 우나무노의 <더도 덜도 아닌 딱 완전한 남자>, 엘프리데 옐리네크의 <피아노 치는 여자>,미겔 데 세르반떼스의 <돈끼호떼>,윤대녕의 <달에서 나눈 얘기>, 밀란 쿤테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한강의 <채식주의자>,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잠자는 미녀>, 정미경의 <나의 피투성이 연인> 윤영수의 <귀가도3>다.

 

이중에서 읽었다고 할 수 있는 작품은 4권인데 <백년동안의 고독>은 학창시절에 읽었으니 읽었다고도 볼 수 없다.<돈끼호떼>는 한번 더 읽어봐야지 했다가 아직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지난해인가 읽었는데 그 때에도 힘들게 읽었던 작품이라 그런지 내용이 생각 저 언저리에서 가물거린다.한강의 <채식주의자>는 읽은지 두어해정도 지났는데 강렬함이 남았던 작품이었다. 그러니 모든 작품이 생소하다고 볼 수 있다. 옐리네크의 <피아노 치는 여자>는 늘 '읽어야지' 하면서 바라보는 책 중에 하나인데 선뜻 손이 안간다. 그런 작품과 작가가 있다.밀란 쿤데라가 그런데 그의 작품이 두개나 있다. 쉽지 않다는 것을 작품들을 보고 알았다. 평론가의 글보다 작가의 글을 더 좋아한다. 난해하게 깨부수기 보다는 그저 감정에 진실되게 표현된 글을 더 좋아한다. 거기에 소설속에 등장하는 '사랑'에 대하여 논한다고 생각하니 처음부터 왜 가시밭길처럼 생각이 되는지.그래서 내가 읽었던 작품들부터 읽어 보았다. 글을 읽으며 겨우겨우 내용을 생각해 보았는데 사랑에 집중하지 않고 내용에 집중해서인가 저자와는 다른 시선이 느껴지기도 했다.

 

죽음도 따라하는 경우가 있지만 유명한 이의 사랑은 우린 또 흉내내고 싶어한다. 모방하고 흉내내면서 우리도 그들처럼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처럼 누구의 포르포즈를 흉내내던가 소설,드라마 혹은 영화의 한 장면을 따라 하는 경우도 있다.그렇다고 그들처럼 사랑이 모두 이루어지거나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멋진 사랑은 흉낸고 싶기도 하고 또 그렇게 닮아가고 싶기도 하다. 그런데 그 '사랑' 이라는 두 글자 속에는 정말 많은 것들이 내포하고 있다. 미움,증오,집착,광기,고독,외로움...사랑을 하면 행복할 것만 같지만 사랑하는 연인들을 보면 더 외롭고 더 고독하다. 그런가하면 우린 사랑을 하면 꼭 상대에게 사랑을 하고 있는지 확인을 하려고 한다 왜? 가슴에 저장해 둔 말을 끄집어 내듯 꼭 '사랑해' 라는 말을 들어야 안심이 되듯 그 말이 나오도록 유도하기도 하고 묻기도 하면서 사랑을 재차 확인하면서 수많은 감정에 휩싸이기도 한다. 저자는 '삼킬 수도 뱉을 수도 없는 애물단지' 라는 표현을 했다. 없으면 허하고 있으면 또 짐이 되는 그 사랑이 '사랑할수록 처절하게 외롭다' 라는 말처럼 사랑을 하지 않을 때보다 더 사람을 복잡하고 깊이 있게 만든다. 그러면서 사랑을 하면 또 하나 만나는 마음인 '두려움' 과 마주한다. 선택한 사랑이 옳바른 것인지 내 선택이 최선인지 두려워 마지막 순간까지 흔들리게 만든다.

 

사랑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시간을 견디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라는 이름에 값하지 못한다.

 

다른 어떤 사랑보다 무서운 사랑은 '집착' 인 듯 하다. 사랑하는 그 혹은 그녀가 상대에게 집착하는 것도 무섭지만 저자는 옐리네크의 <피나오 치는 여자>에서 어머니가 딸에게 보여주는 '집착'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 그 집착은 어머니가 과거에서 비롯된 것을 딸에게 그리고 그 딸이 또 다음에로 이어지는 '집착'으로 정말 무섭게 표현된 듯 하다. 작품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소설의 전체보다는 '사랑'에 관한한 것을 압축해 놓아서일까 무척 읽고 싶으면서도 무섭다는 생각을 해 본다. 어머니와 딸은 흔히 애증의 관계라 하는데 그것이 너무 깊어도 문제이고 이렇게 집착으로 이어진 사랑이라면 사랑이라기 보다는 '올가미'와 같지 않을까.그런가하면 <사랑과 다른 악마들>에서 델라우라와 시에르바 마리아 사이의 사랑은 아니 델라우라의 일방적인 사랑이라 할 수 있는 집착은 두사람을 모두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 넣고 있다. '그러고는 끝없는 증오심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매질하기 시작했다. 시에르바 마라이의 마지막 흔적을 오장육부에서 뿌리뽑을 때까지 결코 매질을 중단하지 않을 만큼의 증오심이었다.' 사랑이 도를 지나쳐 증오가 되고 말았고 그녀의 목숨까지 위협하게 되었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안되지만 모자라도 안되고 과해도 안되고 중도를 지킨다는 것이 참 힘든 일이다.

 

실제로 사랑의 감정은 우리가 익히 보아왔던 대로 열등감,질투,증오심,공포,가학 충동 등 아름답지 못한 정서들을 포함한다.존재하는 모든 빛은 그림자를 거느리듯이 사랑 또한 그러하다. 그림자 없는 물체는 생명이 아니듯,불편한 감정을 동반하지 않은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의 감정도 시간이 흐르면 조금 변화게 된다는 것을 나이가 들어가니 알게 되었다. 불같은 사랑도 시간이 흐려면 서서히 식어가듯 시간은 사랑의 그 색과 깊이를 점점 흐려 놓기도 하고 시간이 흐려면 사랑이라는 그 의미가 변한다는 것을.하지만 사랑의 그 순간에는 알지 못한다. 오르지 눈에 보이는 화려한 불꽃만 보이지 그 뒤의 세상의 빛은 볼 수가 없다.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라는 말처럼 사랑이 지난 자리엔 다시 사랑이 그 아픔을 덮어 주고 그런가하면 사랑의 그 형상이 바뀌어 다른 사랑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지만 사랑이라는 욕심을 쥐고 있는 순간에는 모든 것을 볼수가 없다. 사랑에도 내려놓음이 필요하고 배려 이해와 용서가 필요하다는 것을.하지만 뒤돌아보면 사랑의 함정에 빠졌을 때가 행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아직 읽어보지 못한 작품은 기회를 만들어 얼른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그 속에서 사랑하는 연인들이 행복한지 아니 그들이 느끼는 사랑이라는 감정과 또 어떤 함정에 빠져 있는지 만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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