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득이네 창비아동문고 118
권정생 지음, 이철수 그림 / 창비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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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전후에서 한국전쟁 후 삼십년까지의 세월,그 속을 살아 온 '점득와 점례' 우리 부모님들의 세대의 이야기라 할 수 있는 이야기다. 지금의 아이들은 한국전쟁도 먼 과거속의 이야기로 먹을 것이 없어 고생했다고 하면 '라면먹지' 라고 한다는 전쟁, 같은 동포가 서로 총뿌리를 겨누여야 했고 어제는 인민군편이 되었다고 오늘은 다시 군인편이 되었다가 아니면 형제간이라도 서로 이념이 나뉘어 가슴에 총을 겨우어야 했던 한많은 세월을 어린 점득이와 점례가 어떻게 살아오게 되었지 하는 생생함 그 속으로 들어가 본다.

 

'권정생 이야기'라 할 수 있는 동화와 그의 '글'을 바탕으로 하여 쓰여진 '강아지똥별'이란 책을 읽고나니 그의 책을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읽게 되었다. 받아 놓고 한참 읽을까 말까 망설였던 시간,왜 그랬을까? 친정아버지 살아생전에는 '한국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녹음기를 틀어 놓듯 한 이야기를 또 하고 또 하고 정말 잊어 버리지도 않고 아버지는 똑같은 이야기를 어려서도 성장해서도 늘 같은 이야기를 들려 주셨다. 얼마나 힘든 시간이었으면 잊지도 않고 그렇게 늘 똑같은 가래떡처럼 뽑아내셨을까? 아버지는 할머니가 젊은 나이게 돌아가셔서 핏덩이와 같은 작은 아버지를 고모와 키우느라 고생하셨는데 할아버지마져 오래 사시지 못하고 일찍 돌아가셨다.그런중에 한국전쟁 후 그 힘든 고난이 시간을 이겨내야 했으니 한의 세월이셨을 것이다.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시간,여기 그런 시간이 고스란히 점득이와 점례의 삶은 통해 그려진다.내 아버지가 자주 이야기 하셨던 그 고난의 시간들이 말이다.

 

만주에서 아버지와 함께 힘들게 고향으로 향하기 위하여 추위를 무릅쓰고 도강을 하는 중에 아버지는 소련군의 총에 맞아 강물에 떠내려 가시고 어머니와 점득이와 점례만 살아 남게 되고 그렇게 고향으로 향하게 되었는데 외갓댁으로 먼저 가게 된다.그곳에서 반갑게 맞아 주는 외삼촌네,하지만 할머니는 이미 돌아가신 후다. 병이 나신 어머니가 보고 싶었던 점득이 어머니는 그렇게 외삼촌인 오빠네와 함께 그곳에 뿌리를 내고 살게 된다. 하지만 모두가 부족함 속에서 함께 살기도 그렇고 다른 곳에 집을 얻어 살게 되지만 다시 한국전쟁이 일어나게 되고 한국전쟁은 아들도 어머니도 가족들을 하나 둘 빼앗아 가버린다. 인민군이 누구를 위해 내려 온 것인지 아직 이념의 정립이 안된 상태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죽어나가는 것은 불쌍한 백성들,그렇게 가족들이 하나 둘 사라져 가고 가족이 아닌 이들은 잃은 가족을 챙기듯 서로를 챙기며 가족을 이루어 살아가게 된다.

 

어머니도 잃고 외숙모 판순이 할머니도 잃고 모두를 잃고 점득이의 눈도 잃었다. 그렇게 점례와 점득이 그리고 판순이는 가족처럼 부산으로 내려가 고아원으로 흘러들게 되지만 고아원 원장의 비리에 더이상 있고싶지 않아 그곳을 탈출한다.그만큼 고아는 넘치고 넘쳐났다. 고향을 향하여 가려던 점례와 점득이와 판순이와 기만이 하지만 아직 그들은 어리다. 피난민들 사이에서 가족과 같은 사람들을 만나 자리를 잡게 되고 힘들게 그들도 돈을 벌어야 살 수 있어 돈을 벌러 나가지만 정말 힘들다. 그러다 점득이는 자신이 가진 '노래실력'으로 돈을 벌게 되고 전쟁이 눈은 가져갔지만 노래를 하면 행복하고 모든 이들의 마음을 하나로 단단하게 묶을 수 있음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들은 꼭 고향에 가고 싶다. 북으로 피했던 외삼촌과 그의 아들과 딸이 혹시나 고향집에 돌아왔을지 모르는 일이다. 그곳에서 그들을 기다리며 혹은 그들과 함께 살아가고 싶다. 하여 판순이와 헤어져 고향으로 향한다.

 

하지만 완전한 '하나'가 아니라 작은 국토의 중간 허리에 삼판선이 그어지고 그들의 고향은 북이라 갈 수가 없다. 그 앞에서 좌절하듯 했지만 점득이는 노래를 불러 누나를 살릴 수 있음을 알고 노래를 불러 돈을 모아 누나에게 약도 사주고 먹을 것도 사주게 된다. 다시 판순이를 만나러 가보지만 판순이는 처음 있던 국밥집에서 옮겼는지 알 수가 없다. 결국에 그들은 어긋나게 되고 그들에겐 삼십년이란 세월이 흐르고 만다.판순은 남편은 없지만 똑똑하고 든든한 아들이 있어 서울로 옮겨와 어엿한 국밥집을 하며 제법 단단하게 살고 있다. 그녀도 늘 점득이와 점례를 만나고 싶었지만 그들은 만날 수가 없었다. 그러다 정말 우연처럼 점득이와 같다고 느껴지는 이들을 만났지만 그들의 운명은 또 어긋나고 만다. 이산가족들이 그러할 것이다.평생 가족을 기다리고 모두가 살아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점득이와 점례네도 판순이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살아 있을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죽음 앞에서야 겨우 내려 놓을 수 있는 이산가족의 아픔과 상실감,통일이 되는 그 날에야 그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릴까.

 

저자 또한 일본에서 전쟁을 겪었고 한국전쟁의 아픔으로 몸과 마음이 평생 고통 속에서 살아야 했다.그래서였을까 생생하다. 자신의 경험이 많이 녹아 있는 듯 하다.일본에서 돌아와 부산에서 힘들게 살았던 이야기며 그 모든 것들이 생생하게 녹아 있어 전쟁을 겪지 못한 세대들에게 실감나는 이야기가 될 듯 하다. 전쟁의 아픔으로 평생 고통 속에서 아픔으로 살아야 했던 점득이네,그 아픔을 누가 구원해주나.작가의 말에서처럼 값싼 동정심보다는 '통일'이라는 것이 단어가 아니라 실제 현실에서 일어나야 모두가 다 구원을 받을텐데 그날이 언제가 될까? <몽실언니>와 <초가집이 있던 마을> 과 함께 '6 25 소년소설 3부작'이라고 하니 다른 작품도 다시 읽어봐야겠다. "나의 동화는 슬프다. 그러나 절대 절망적인 것은 없다." 라는 말처럼 슬프고 절망속에서 살아가기 위하여 굳건하게 일어서 이겨내고 살아왔다. 그들이 일구어낸 것은 '희망'이고 언젠가는 하나가 될 것이라는 그 믿음 하나로 고통의 시간을 이겨냈을 것이다. 점례가 결혼도 하지 않고 동생 점득이 옆에서 눈이 되고 가족이 되어 살아가는 그 날까지 통일이 되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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