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정갈하게 정돈된 장독대와 잘 어울리는 논산 명재고택

 

 

가을휴가는 [고택기행]으로 모두 보내고 싶은 마음인데 옆지기가 그렇게 하려는지 다른 것은 양보

해도 [논산명재고택]은 꼭 다녀와야 한다고 하며 논산여행을 잡았다. 논산은 [개태사]를 가고 싶

다고 언제부터 했는데 한번도 가질 못한 곳이라 이참에 두루두루 구경하기로 했다.하지만 당일치기

로 움직이려고 하면 요즘 해가 짧아 몇 군데 못 다닌다는 것.<한국의 고택기행>과 <한국의 옛집과

꽃담>이란 책을 읽고 더욱 고택에 관심이 높아졌기도 하지만 그 전부터 한옥이나 고택에 관심이

많고 무척 좋아한다. 얼마전에 대술에 있는 [수당이남규고택]을 다녀왔는데 사랑채인 [평원정]에

반했다. 양지바른 곳이라 늘 햇볕이 잘 들어 따뜻하기도 하지만 평원정은 정말 사람의 마음을 혹

하게 아름답고 빼어난 사랑채다. 그런데 이곳 명재고택 사랑채도 정말 아름답다.

 

 

 

 

 

우리는 차를 명재고택 바로 옆에 [논산향교]가 있어 그 앞에 주차를 하고 왔는데 다른 부늘은 명재

고택 마당에 주차를 해 놓았다. 오늘 회사에서 단체로 오신분들이 있어 북적북적,문화해설을 하시는

분이 단체객들을 위해 해설을 해 주시는 바람에 우리도 따라서 고택 안으로 들어가 구경을 했다. 이

곳도 [수당이남규고택]처럼 양지바른 곳에 있고 사랑채가 안채보다 앞으로 나와 있다. 사랑채는

팔작지붕으로 자존심을 높이 든 것처럼 양 처마가 들려 있어 뒤 배경을 있는 노성산과 너무도 조화

롭다. 명재고택 옆으로는 장독대가 있어 종손의 야무진 살림솜씨가 여실히 드러난다.줄을 맞춰 늘어

선 커다란 장독이 위엄 있다.장독대는 그야말로 종부의 자존심 같다.

 

명재고택 앞 연못

 

마당에는 우물이 있고 주변에 향나무가 심어져 있는데 향나무는 물을 정화해주는 기능이 있단다

 

사랑채..기단에 돌이 세워져 있는데 '금강산'을 나타낸단다. 그러니 금강산 위에 지은 집

 

 

 

 

 

 

 

 

 

 

 

담이 없는 명재고택은 어디에서 보아도 아름답고 정갈하다. 이곳에도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노랗게

물든 단풍과 장독대 그리고 고택이 더없이 잘 어울려 발길을 돌리고 싶지 않았다. 장독대 가까이 있

으면 장 익는 냄새가 구수하게 난다. 집 주변을 한바퀴 둘러 보는 것에서 삼백년의 세월을 모두 느낄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안을 받는다.

 

 

 

 

ㄷ자형 구조의 안채

 

 

물길 바람길이 잘 되어 있다

 

 

 

 

 

 

 

 

처마보다 낮은 굴뚝이 보인다.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굴뚝이기도 하지만 모기불 역할도 한다는.

 

 

굴뚝 위에 올려 놓는 것인가? 쓰임이 궁금하네..

 

고택에서 사시는 종손이시란다.문화재수리 하시는 분과 상의를 하시는 듯

 

타인을 배려하는 굴뚝.연기가 밖으로 나가지 않게 처마보다 낮게 했다.

 

 

 

 

 

고택에서 살며 관리한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이 곳은 종손들이 살고 계시고 고택체험및 그외

많은 행사와 많은 이들이 찾고 있어서인가 집이 정말 깨끗하고 정갈하며 불편함 보다는 왜 갖고 싶

다는 욕심이 생기는지.다른 곳도 맘에 들지만 장독대는 정말 부럽다. 물론 장을 담아 팔기도 하기 때

문이지만 우리 식생활은 장독대가 부활해야 건강할 수 있는데 아파트라는 것이 장독대를 사라지게

하기도 했지만 성인병을 만들어 내고 있다. 간편한 삶이 결코 우리에게 이로울수는 없다.때론 불편함

을 감수하며 사는 삶이 더 행복한 삶일 수 있다. 종손분들이 살고 계셔서 안채는 들어가기도 힘들고

들어가면 조용히 해줘야 하는데 구경하는 입장에서는 또 그게 안된다.한두 사람도 아니고 늘 이렇게

사람들이 북적북적하니 정말 불편할 듯 한데 우리가 구경하는 입장에서 지킬 건 꼭 지켜줘야할 듯 하다.

 

 

사랑채 합각 문양

 

허한고와.. 비우고 한가롭게 누워 하늘을 보니...

 

도원인가...무릉도원에 사는 집.

 

 

이은시사... 세상과 떨어져 숨어 살 때의 집.

 

사랑채에 앉아 있으면 따뜻하니 참 좋다. 물론 들어가지 말라고 해서 마루에만 잠시 앉아 보았다.

마구마구 들어가는 안되지만 잠시 앉아서 고택이 주는 여유로움 고즈넉함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일이다. 사랑채에 앉아 있으면 앞으로 정원과 연못 동네가 한 눈에 다 보이니 그야말로 최고의

쉼 공간이 아닐까.

 

 

연못

 

 

 

연못 배롱나무에서 보는 집도 멋지다 

 

 

 

명재고택 입구의 정려각 

 

윤선거의 부인이자 윤증의 어머니 공주 이씨를 기리고자 지었다고 한다. 공주 이씨는 1637년 1월

22일에 강화성이 함락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윤선거는 그 뒤 새 아내를 맞이하지 않았다고.

 

 

명재고택은 다른 계절에 또 찾아 오고 싶기도 하지만 고택체험도 하고 싶은 곳이다. 종부의 손끝에

서 야물게 이어지는 장맛이 깃든 밥 한 상 받아 맛있게 먹어 보고 싶은 곳이기도 하고 사랑채에서

한번 묵어보고 싶다. 아녀자의 공간이 아니지만 지금은 이곳이 고택체험의 공간인 듯 하다.장독대

옆에 은행나무에 잎이 노랗게 물들어서일까 더욱 운치 있고 장이 맛있게 익을 것만 같은 아름다운

고택 명재고택 여행의 시간은 너무도 즐겁고 기분 좋았다. 내가 살고 있지 않아도 괜히 자부심이

생기고 느끼게 되는 한옥이다. 현대의 것만 좇을 것이 아니라 우리 것을 더 소중하게 지킬 줄도

알아야 한다.

 

2013.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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