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옛집과 꽃담 생각나무 ART 19
이종근 지음, 유연준 사진 / 생각의나무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올가을에는 고택여행을 몇 곳 다녀서인지 더욱 고택에 빠져들고 있고 그에 관한 책을 보게 되어 이 책도 책장에만 꽂아 두었던 것을 꺼내보았더니 시월에 다녀 온 예산 대술의 [수당 이남규 고택]에 관한 글이 있어 반가움에 그냥 들고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한국의 고택 기행>이란 책을 읽고 이 책을 읽게 되니 한옥의 미에 더욱 빠져들게 된다. 고택을 다니다보면 은근한 멋을 부린 '꽃담'을 보게 된다. 지난 오서산 산행시에 [신경섭가옥]에 다녀오게 되었는데 그곳에서도 '꽃담'을 보게 되어 반가웠다. 고택은 좀더 관리가 필요하다고 느꼈는데 꽃담은 그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모두 녹여 버렸다. 가을 햇볕을 받아 따뜻한 정기가 어린 꽃담은 꽃이 활짝 피어 난 것처럼 점점 우리 곁으로 고택이 스며들고 있음을 알려 주는 듯 했다.

 

보령 신경섭가옥 사랑채의 꽃담

 

책목록을 보다가 '수당 이남규고택'에 관한 글을 발견하여 그 글을 먼저 읽게 되었다. 아는 만큼 자신이 보고 싶은 만큼 보이게 되는 것이다.내가 보고 듣고 온 것과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본 고택의 사진을 보고 한바퀴 둘러 봐야했었는데 우린 시간도 없었고 관장님의 이야기를 듣느라 좀더 많이 시간을 내지 못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으니 다음에 또 한번 찾아봐야 할 듯 하고 '수당 이남규고택'만 찾았는데 찾다보니 그곳에서 가까운 곳에 [예산 이광임 고택] 이 있는 것이다.모두 방산저수지 주변에 있는데 몰라서 가질 못한 것이다.다음에는 [수당 이남규고택]과 [예산 이광임고택]을 보고 오는 길에 [도고 시전리의 성준경가옥]을 구경해야 할 듯 하다. 추억이 어린 곳인데 예전에는 잘 모르고 관심이 없던 시절이라 잘 몰랐는데 이 또한 볼만한 곳인데 놓쳤다. 다음에는 세 곳을 함게 둘러보는 코스로 한번 여행을 해봐야겠다.'수당 이남규고택'에도 합각에 꽃이 한송이 피어 있는데 스쳐 지나듯 본 듯 한데 사진을 찍지 못했다. 다른 것들을 더 많이 담긴 했지만 이젠 합각도 열심히 봐야겠다.

 

대술의 수당 이남규고택 안채로 들어가는 월방대문 

한옥은 봐야할 것이 정말 많다. 어느 것 하나 놓치기 아깝고 공간 공간마다 쓰임새도 다양하고 집마다 다 다른 이야기를 가지고 있어 가는 곳마다 조상들의 지혜에 놀란다.주인과 목수가 부린 설치미술, 집과 가족들의 안녕과 지나는 이들에게도 아름다움을 전해주니 우리 고택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은근미가 아닐까? 지붕에 얹는 기와가 담장에서 혹은 굴뚝에서 꽃으로 그외 다양한 문양으로 다시 피어날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요즘은 산사에 다니면 굴뚝을 자세히 보게 된다.정말 멋진 굴뚝이 많다. 저마다 다른 모양을 하고 있지만 기와로 하여 멋진 모습을 한 굴뚝들이 아궁이가 사라진 우리 삶에서 다시 보게 된다.어린시절에는 초가나 그외 단독인 집들이 있는 시골에서 자랐기 때문에 담과 굴뚝에 익숙하다. 친정아버지가 직접 집을 짓는 분이셨기 때문에 어쩜 좀더 익숙하기도 하다. 아버진 동네에서 구들장 청소를 마지막으로 하실 수 있는 분이셔서 그말씀을 하시며 아버지가 없으면 구들 청소는 누가 한다니? 하셨는데 아버지보다 굴뚝이 먼저 사라졌다. 그러니 굴뚝은 절이나 고택에 가야만날 수 있는데 그게 또한 그냥 밋밋한 것이 아니라 조상들은 갖은 멋을 부려 놓았다. 웅장하게 우뚝 솟은 굴뚝도 있고 부농인 집은 마을사람들에게 자신들이 밥을 짓는 것을 알리지 않기 위하여 굴뚝이 낮은 것도 있는 것을 보면 정말 지혜가 담겨 있다.그것이 모기불역할도 했다니 일석몇조일까.

 

 

꽃담은 임금이 거처하는 궁궐에서부터 서민들이 사는 집까지 다양한 문양과 재료를 가지고 자신들이 표현하고 싶은 기원을 담아 이쁜 담장으로 거듭난 한국형 설치미술은 고택의 멋을 한껏 더 살려 준 듯 하다.창덕궁 대조전, 운형궁과 석파랑,종묘 서민들이 표현과는 다르지만 정말 멋지다.한옥은 어느 한부분도 버리지 않고 아주 작은 공간이라도 다 쓸모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도 하지만 또한 미적 감각이지 부여한다는 것이다. 한복에서 은근한 미가 한옥에서도 또한 숨기듯 은근한 멋을 부리기도 하고 꽃담은 모든 것을 드러내 놓고 보여주는 '미'다. 하지만 아무리 멋진 꽃담이라고 해도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것이라 해도 우리가 찾아주지 않는다면 잊혀져가고 폐허가 되어가는 것이다. 고택을 다녀보면 관리하기가 힘들다고들 하신다. 고택을 지켜야 하는 이들은 점점 연로해 가고 인력은 부족하고 세월을 이기지 못하는 고택은 점점 허물어져 가고.그렇지만 희망도 있다.고택을 새롭게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방법들이 나오고 있고 또 그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많은 이들을 찾게 하는 한옥으로 거듭난 곳들이 많다. 집은 사람이 찾아야 반들반들 윤이 난다.사람의 온기가 떠난 집은 세월을 이기지 못한다.아직 우리가 지켜야 할 집이 남아 있을 때 지키고 더 보존해야 한다.

 

외국의 좋은 여행지를 찾다 보면 자꾸 외국으로 나가고 싶듯이 우리의 한옥의 멋에 빠지면 고택만 찾아 다니게 될 듯 하다. 한옥에 대하여 많은 것을 알지 못해도 하나 하나 설명을 듣다보면 조상들의 슬기와 지혜에 놀라게 되고 생각지도 못한 것에 우주를 담기도 하고 자신들 뿐만이 아니라 이웃까지 생각하는 지혜가 담긴 것을 볼 수가 있다. 지금은 많이 변해 현대 생활에서는 불편한 것 투성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에 또 맞추어 생활하는 분들도 있다.가까이 아산외암민속마을을 가끔 찾게 되는데 그곳에서는 아직도 민속마을에 사람들이 실제 살아가고 있다.그렇기에 좀더 마을에 들어서면 주의해야 하는데도 조금 너무하다 싶게 행동하는 이들도 있다. 그럴 때는 진심으로 다가가야 한다.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기 위하여 저자 또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오랜시간을 옛집과 꽃담을 찾고 그와 함께 한 사람들과 역사와 세월을 담아냈을 것이다. 쉽게 읽고 쉽게 보았지만 그 시간들이 고택을 지켜며 관리하는 사람들과 다르지 않음을 알기에 좀더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 또한 읽다보니 우리 것이라 해도 알지 못하는 것들이 용어나 우리 건축이나 역사에 대해서도 무지가 들통나고 말았다. 이제부터라고 더 관심을 가져보기도 하겠지만 한 곳 한 곳 찾아가 직접 보고 느껴보련다. 이미 시작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다른 곳 여행보다 고택이나 꽃담을 혹은 흙돌담길마을을 찾아 여행하는 것은 보람된 여행이 추억여행이 될 듯 하다. 내가 아직 가보지 않은 곳이 정말 많다는 것에 놀랐다. 한 곳 한 곳 천천히 둘러보며 우리의 미에 훔뻑 빠져 보는 시간을 가져봐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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