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서 보낸 산야초 효소 이야기 지리산에서 보낸 시리즈
전문희 지음, 김선규 사진 / 이른아침 / 201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잔병을 많이 앓아 본 사람이 오래 산다고 한다.아니 그런 몸이 더 면역력이 강하다고 한다. 건강했던 사람들이 한번 쓰러지면 한순간 그냥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프지 않고 건강하던 몸은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큰 병에 한번 걸리면 이겨내질 못한다고 한다. 나 또한 어려서부터 잔병치레를 하며 컸지만 성인이 되서도 큰 고비를 무척 많이 넘겼다. 남들은 한두번 겪는다면 난 그보다 몇 배는 더 병원신세를 지며 큰 고비를 넘겨야 했다. 좀더 건강해지기 위하여 내가 택한 것은 '뒷산' 처음엔 잘 오르지도 못했고 몇 발짝만 가면 힘들어서 쉬곤 하다가 뒷산을 오르고 주변에 있는 산을 쉬엄쉬엄 가기 시작했다.욕심부리지 않고 그날 갈 수 있는 만큼만 가면서 차츰차츰 높여가다보니 처음보다는 나아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철마다 다른 자연을 보고 싶어 산을 가곤 한다.

 

산을 쉬엄쉬엄 가다가 07년에 산행 사고를 겪고 다시는 산에 가지 못할줄 알았다. 내가 갈 수 없다는 것은 '무서움과 두려움'이다. 하지만 다행히 두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산을 찾게 된 것은 '야생화' 와 '나무' 였다. 하나 하나 야생화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내가 보지 못한 세상을 보게 되고 그것이 점점 빠져들게 되어 산에 가지 않으면 몸살이 날 것 같아 뒷산이라도 가야했던 시간들이 이어지면서 도감에서만 보던 것들을 직접 눈으로 보게 되고 효능도 찾아 보고 나물도 가끔 뜯기도 하면서 내 방식대로 산과 자연을 즐기다 보니 너무 좋은 것이다. 지난해 연말에 큰 수술을 하고 겨울을 무척 힘들게 보내고 다시 뒷산을 찾으며 건강에 조금 자신을 가지게 되었고 나 얼굴 또한 밝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건강한 먹거리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땀을 흘리며 움직여줘야 한다는 것을 요즘 절실히 느끼고 있다. 정말 아파 본 사람은 스스로 건강해지기 위하여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다던가 운동을 한다. 저자 또한 그런 삶으로 '지리산' 에서 살아가며 자연에서 나는 것들로 '차'와 '효소'를 담아 자신 뿐만이 아니라 타인에게도 건강한 먹거리를 나누어 주는 삶을 살고 있는 듯 하다.

 

요즘 산에 가보면 '효소열풍'으로 인해 봄에는 새순이 남아 나지 않는다.아니 새순 뿐만이 아니라 뭐가 어디에 좋다는 이야기만 나오면 정말 멸종을 해도 좋은것처럼 모두들 뿌리채 뽑아가 버려 찾아 볼 수가 없다. 내가 자주 가는 뒷산에도 뽕나무가 두그루 있다. 봄에는 뽕잎을 다 따갔더니 나무가지도 남아 나지 않고 꺾어 가 버리고 열매도 남아 나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엄나무 몇 그루는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무분별하게 채취하거나 꺾어 가버리면 안되는데 자신을 위하여 자신만 생각하는 이들이 때로 있다. 자연이 살아 있어야 그 속에 인간도 실아 갈 수 있는데 자연이 주는 만큼 자신이 필요한 만큼 채취하는 것이 아니라 좋다면 모든 것을 다 가져 버리려 하는 이기심이 자연을 황폐하게 만들고 있다. 저자의 이야기 속에서 그런 면들이 자주 자주 보인다. 그래서 더 어느 것이 어디에 좋고 어떤 효능이 있는지 머뭇 거린 흔적이 보인다.

 

도시에서 살던 그가 자연에서 선택한 삶은 '감사' 와 '나눔'의 삶이다. 자신 혼자 살아 남기 위한 삶이 아닌데 혹여 저자의 이야기가 그런 쪽으로 해석이 될 수도 있고 이용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나 또한 충분히 이해한다.그런가 하면 그런 저자의 삶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들 또한 절박함에 한줄기 동앗줄처럼 희망으로 잡고 싶어 매달렸겠지만 떠난 자리가 아름답게,자신의 이기심을 놓고 떠나지 말았으면 하는 맘도 있다.  자연에서 얻어지는 것들은 주인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욕심을 부린다. 그렇다고 그 모든 것을 다 내것으로 만드냐면 그렇지도 않다. 나 또한 친정엄마가 직접 농사 짓고 수확한 먹거리를 주시면 그것의 반도 먹지 못하고 버리는 것이 더 많을 때도 있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내가 필요한 만큼만 달라고 해도 그게 또 그렇지가 않다. 자연은 늘 넉넉함으로 우리에게 주는데 인간의 욕심이 더해져 고갈되고 황폐하게 만든다.

 

아무리 좋은 음식, 보약을 먹어도 효소가 없으면 소화시키지 못해 흡수되지 못하고 몸 밖으로 빠져 나간다. 효소가 음식물을 적절히 분해시켜놓으면 위나 장이 영양분을 흡수해 혈액과 세포를 만드는데 이때 효쇼가 작용한다. 효소가 없으면 지방이 연소되지 않아 살이 찐다. 효소는 수면 중에서도 대사작용을 통해 노화된 세포를 건강세포로 교체함으로써 몸의 면역력을 높인다. 효소의 독소 배출 기능이 왜 중요하냐면 혈액을 맑게 해 건강 체질로 바꿔주기 때문이다. 효소의 역할과 응용을 다 꼽자면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다.

 

우린 너무 간편한 음식과 인스턴트와 고기에 길들여져 있어 스스로 소화해내기 보다는 다른 힘을 원한다. 몸이 망가질대로 망가진 후에야 자연을 찾는 것처럼 그동안 몸에 좋지 않는 것을 즐기다 이제 우리가 찾는 것은 '자연과 효소'다. 철마다 피고 지는 것들이 모두 제철 재료가 되겠지만 좋다고 과용해서 안될 것이다. 그런가 하면 제대로 알고 채취를 해서 효소를 담아야 할 것이고 자연 앞에서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저자가 지리산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는 모두가 로망하는 건강하고 행복한 전원생활이다. 자연과 벗하며 건강한 먹거리로 거듭난다는 것은 '효소' 한가지만으로 이우러지는 것이 아니라 맑은 공기 바람 자연 함께 하는 사람들등 모든 것이 함께 할 때 얻어지는 것들이다. 철마다 다른 효소 이야기와 효소와 자연으로 인연되는 사람들과의 이야기가 푹 곰삯은 효소의 깔끔한 맛처럼 진하게 우러나 있어 읽는 동안이 '힐링' 그 자체이다. 현대인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읽는 것만으로도 풀어 줄 수 있고 '건강'이란 것은 욕심을 내려 놓아야 비로소 내게 온다는 것을 느낀다.

 

" 이 맛을 뭐라고 해야 할지. 야생과 자연이란 이런 맛이구나. 그런 느낌이 드네요." 찻잎이 워낙 귀한 것이라 이 발효녹차를 마시고 감탄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좀 더 맛을 음미해봐야 알겠다는 듯이 일제히 침묵속에서 차만 마셨다. 좋은 음식은 좋은 마음으로 먹어야 몸에 보약이 된다.

 

요즘 산에 다니며 나도 이것저것 채취하여 '효소'를 담아 볼까 하는 생각도 가져 보았지만 '산에 있어야 진정 아름다운 것' 이 자연이다. 내가 가져온 다고 온전히 내것이 될 수 없는 것이 자연이고 아직은 효소라는 것에 욕심을 부리고 싶지 않다. 매실이 나올 때는 매실을 사서 '매실청'이나 '매실장아찌'를 담곤 하는데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가끔 전 해에 만들어 놓은 매실액으로 매실차를 만들어 한 잔 하면 정말 깔끔하니 좋다. 한번 담아 놓은 매실청은 두루두루 널리 쓰이기도 하고 객지에 나가 있는 딸들은 음료로 혹은 배앓이를 할 때 먹는다고 늘 가져가곤 한다. 자연에서 내가 원하는 만큼 얻으려고 하면 나도 베풀어야 한다.효소이야기 보다는 자연에서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이 너무도 여유롭고 기분 좋게 다가와 나 또한 지리산의 맑은 공기와 산야초로 힐링을 하듯 읽었다. 좋은 것은 좋은 마음으로 느끼고 나누고 함께 할 줄 알아야 한다.넉넉하고 여유롭고 건강한 이야기 속에서 진하게 발효된 '내려놓음' 으로 정화하는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