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여행하다 - 공간을 통해 삶을 읽는 사람 여행 책
전연재 지음 / 리더스북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집이란 무엇일까? 집이란 있는 자에겐 여유지만 없는 사람에게는 집을 장만하기 위하여 힘든 시간을 감내해야 하기도 하고 오랜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모두가 원하는 집은 다 다르고 사는 풍경 또한 다 다르다. 현대인들은 아파트에 많이 살아가지만 똑같은 구조의 아파트라고 해도 안으로 들어가보면 사는 사람에 따라 집은 다른 이야기를 보여준다. 그런가하면 요즘은 '집값대란' '전세대란' 등 정말 집에 대한 경제에 관한 말들도 많이 나오고 있고 돈이 없는 이들은 집을 담보로 하우스푸어가 되기도 한다. 집이란 가지고 있으면 안정이지만 없으면 큰 부담감으로 다가오는데 건축가가 보는 '집'이란 아니 그보다 자신의 집이 아니라 친구의,친구의 친구의 집을 찾아 호스트 생활을 하는 저자는 그들의 집에 손님으로 머무르기 보다는 함께 음식을 만들고 그들과 함께 생활하며 잠시 집의 일부가 되어 보는 경험자로 집이 주는 단순한 느낌 보다는 좀더 깊게 파고 들어가 집을 이야기 한다.

 

어느 날 저녁,리암이 강에서 주워온 사탕수수를 깎기 시작했다.그들은 대부분의 물건을 직접 만들어 썼는데,강에서 채집해오는 사탕수수는 그들이 가장 즐겨 쓰는 자연재료였다. 그는 나무 스푼을 즐겨 만들었는데, 집에서 쓰기도 하지만 오렌지 껍질에 담은 초콜릿 푸딩을 팔 때 주곤 한다고 했다. 덕분에 이 후식을 먹고 나면 오렌지 껍질 그릇은 땅으로 돌아가고, 사탕수수 스푼은 집으로 가져가 다시 쓸 수 있께 된다.작은 손칼로 한참 동안 나무를 깎고 곱게 사포질을 하더니,리암이 그것을 내게 건네며 특유의 나지막하고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를 위한 거야."

 

이 책을 읽다보니 책에 관한 편견 같은 것을 가지고 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고 너무 다양한 집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자유로운 생활을 하는 이들의 삶을 잠깐 들여다보면서 좀더 자유로운 삶을, 집을 소유하기 보다는 편하고 자유롭게 머물기 위한 공간으로 놔두는 것은 어떨까? 아니 지금까지 내가 생각한 집은 '소유' 의 개념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물론 집이란 가족이 머무는 공간이기에 모두에게 편해야 하고 그 집에 사는 사람에 맞게 공간 구성을 해야겠지만 현대는 집이란 것이 투자의 목적으로도 이용되기도 하기 때문에 머루르기 보다는 잠시 머무르는 공간으로 이용되는 사람도 있고 자신의 집을 갖지 못해 임대생활을 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면에서 저자가 보여 준 집과 사람들의 이야기는 자유와 그 공간에 머무르는 사람만의 특징이 너무도 잘 드러나 여러 공간을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다.

 

사람들의 다른 취향과 생활 방식을 살아보는 것이 이번 여행의 방식이다. 그저 살아보았다. 나는 옮고 그름,좋고 나쁨의 채에 거르지 않고 그 다름을 그저 살아보았다. 그러다 보면 한두 가지쯤은 내 삶에 적용하고 싶은 것을 만나게 마련이었다. 그렇게 나는 삶의 지혜들을, 색채들을, 맛을 내 안에 담아나갔다.

 

집을 여행한다는 것은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서 사는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인데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일까 역사적 문화적 여행지를 여행하는 것보다 더 살아 있는 이야기를 접하니 재밌고 잔잔하면서도 그 속에 나도 모르게 슬며시 빠져 들게 되는 담백함이 있다. 나도 처음 타인의 집에서 자고 먹고 생활한 기억은 아마도 방학 때면 친척집에 간 일일듯 하다.외가댁이네 고모네 작은집등 친척집이었지만 우리집이 아닌 다른 집에서 먹고 자고 생활한다는 것은 거북하고 잠자리가 불편해서 잠을 제대로 못 자고 못 먹고 머무는 동안 힘들게 생활하는 내 자리가 아니면 거북하여 여행하는 것을 어릴 때는 몹시 싫어했던 듯 하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서는 어느 곳에서도 잘 견디며 그런대로 잘자고 먹고 여행을 즐기게 되었다. 대부분 잠자리는 '민박' 보다는 다른 숙박시설을 이용했으니 다른 이들의 삶의 공간을 구경하기 보다는 풍경여행을 많이 한 듯 하다.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이런 여행도 참 재밌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친구에서 다른 친구로 그 친구에서 또 다른 친구로 이어지며 다른 나라 다른 공간을 만나는 여행이 주는 재미,생각했던 것보다 정말 다양하다는 것을 느꼈고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비슷하면서도 집은 그사람에 대해 말해주기도 한다는 것을 보게 되었다.

 

하루는 작업장으로 가는 데이비드를 따라나섰다...... 나중에 어떻게 이 일을 하게 되었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그 일이 자기에게 왔다고 답했다. 생에서 대부분의 일들이 그랬노라고 그의 목소리는 담담하고 평화로웠다. 우리는 생에서 수많은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이 인생을 결정한다고 믿곤 하지만 사실 삶의 많은 부분들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다.가족이 그랬고, 삶과 죽음이 그랬다. 그러하기에 어쩌면 진정 중요한 것은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아니라 주어진 삶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인지도 모른다.

 

모두가 취향이 다르고 생활 방식이 다른 사람들은 저마다의 모습으로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며 다양한 이야기를 펼쳐준다. 집에 구속되어 살아가기 보다는 자신에게 맞게 집이란 공간을 나누며 살아가는 다양성에 고정관념의 벽이 무너져 내린다. 집이란 문을 열고 들어가면 벽과 벽으로 나뉘고 문으로 공간을 마무리 해 놓는데 어느 집은 '문'이 없다. 멋지게 꾸며 놓은 집에 문이 없다니, 집을 다 짓고 마무리 단계에서 문을 달아야 할 시점에서 재정이 바닥난 것이 그들의 생활에 변화를 주었다.문이 없는 집이 그렇게 탄생했다는데 이상한 듯 하면서도 나도 한번 시도해 보고 싶은 생각을 해 보았다. 가끔 살면서 필요 없는 문이 있다는 것을 실감할 때가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는 분양을 받고 인테리어를 조금 더 했다.그러다보니 필요 없는 문이 있어 떼어내 버렸다. 그렇게 우리집에서 몇 개의 문이 사라졌고 다른 집도 마찬가지로 인테리어를 하며 불필요한 문을 떼어내게 되었고 아파트 밑에는 그런 문들이 수두룩하게 쌓이게 되기도 했다. 꼭 공간을 나누어 문을 달아야 할까? 방음이나 난방을 위해 필요한 문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문도 분명 있다.문으로 인해 가족 구성원 간에 벽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사춘기 때 아이들은 방문을 꽁꽁 걸어 잠그고 자신들의 공간을 부모에게 오픈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일부러 문을 조금 열어 놓고 나오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럴 때에는 문이 없었더라면 하는 경우도 있다. 처음부터 방문을 달지 않는다면 가족간에 좀더 자유로운 대화가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어떤 집이 좋은 집이라고 단정하기 보다는 그 속에 사는 '좋은 사람'을 만난 이야기에 더 다가가게 된다. 물론 좋은 집이 주는 느낌도 있지만 집만 좋고 그와 함께 하는 사람이 까칠하거나 욕망만 좇아가는 사람이라면 재미가 없을텐데 그들은 자신의 꿈을 가지고 있으며 생활 방식 또한 나름의 이야기가 있고 취향이 느껴지며 현재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라는 희망도 가지고 있다. 'No dream, No Life.꿈이 없으면 삶도 없어.' 라는 말처럼 꿈과 삶이 함께 존재하는 공간 속에서 공간의 일부분처럼 그들의 이야기와 생활에 젖어 본 이야기는 우리하고는 아니 내가 많이 닫힌 생각과 닫힌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되었다. 누구든 자유롭게 받아 주고 아무런 연고 없이 갑자기 누구의 친구라는 이유로 방문을 해도 반갑게 맞이하며 점심을 권하고 잠자리를 권하는 그런가하면 주인이라는 자기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집이라는 그 속에서 함께 머무르는 사람으로 존재하게 한 이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낯선이에게 우린 너무 벽을 가지고 있고 그렇게 대하며 살아 온 것 같은 기분.내것을 너무 중시하며 집이란 것을 소유물로 가지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어릴 적 부모님들은 '집에 사람이 많이 드나들어야 그 집이 흥한다'라는 말씀을 많이 하시며 대문을 열어 놓고 사시듯 했다. 옆집에 누가 와서 연장을 빌려가도 밥 때에 와도 마다하지 않고 대했던 정은 아파트라는 주거공간의 변화로 인해 이웃에 벽을 만들며 살아가고 있었다는 것을.거리에 식탁을 펴고 마음이 통하는 이들과 함께 식사를 나누는 사진이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그런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받아 들여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겠지만 다양한 삶과 생활 방식 속에서 내것에 대한 문을 걸어 잠그기 보다는 타인과 나누는 삶,집으로 거듭나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저자의 독특한 삶만큼 글 또한 감성이 톡톡 발산3되면서도 이 한 권으로 저자의 집에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느낌을 가졌다. 다른 책들에도 귀 기울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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