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맹씨행단을 시작으로 오른 아산 설화산 441m

 

 

 

 

 

 

정상에서 문필봉에서 보이는 360도 풍경,천안 아산이 보인다

 

요즘 가을날이 정말 좋아 그냥 집에 있기에는 정말 아깝다.시월을 맞아 뒷산 산행을 시작하고 나니

도통 집에 붙어 있고 싶지가 않고 마음이 자꾸 밖으로 도망을 친다. 전날에도 뒷산 산행을 다녀 온

후라 주말에는 쉬어야지 했는데 날이 좋으니 또 산에 가고 싶다. 그렇다고 산을 잘 타는 것도 아니면

서 자꾸 자신감이 붙는 것은 무엇인지. 옆지기보고 산에 가자고 했더니 가겠다는 것이다. 무릎이 아

파서 산에 가는 것을 꺼리었는데 지난번 영인산 산행으로 자신감이 조금 붙었는지 계단이 그리 많지

않은 곳이라면 가겠단다.그렇게 하여 갈만한 산을 고르다보니 영인산은 두어번 가보았고 이번에는

다른 산에 도전하고 싶어졌다. 아산에 있는 산으로 우리가 갈만한 산을 골라보니 다닌 산이 많지

않으니 다 한번씩은 가봐야 할 듯 해서 대표적인 설화산을 선택했다.그런데 이 산은 처음이고 들머리를

어디로 잡아야 좋은지 도통 감을 잡지 못하겠다. 그래서 코스별로 시간을 보니 데이콤코스와 초원아타

트코스, 외암민속마을코스, 맹씨행단코스가 있는데 맹씨행단코스가 오십여분 코스로 우리에게 적합한

듯 하다.오십여분이라고 해도 내가 간다면 삼십여분은 더 더하기를 해야할 듯 하다. 높이도 441m라고

하니 도전해 볼만 하다.도전.

 

 

맹씨행단...

 

 

 

 

이 코스를 선택한 것은 늘 '맹씨행단'을 가서 맹사성고택등 구경을 한다는 것이 가깝다는 이유로

더 하지 못한것이 미루기도 그래서 한번 맘 먹고 갔던 것인데 맹사성고택이 올해 연말까지 공사다.

그런 이유로 올라갈 때는 그냥 주변만 돌아보고 등산로를 찾아 올라갔다.마을길이 처음엔 등산로이다.

그렇게 산에서 흘러 내리는 물이 마을천을 이루어 내리는 물소리를 따라 오르다보면 커다란 은행나무

가 많다. 평상에 할머니들이 앉아 도란도란 말씀을 나누시며 소일거리를 하고 계시기에 지나다 말씀을

나누어보니 인정도 넘치시고 좋다. 그렇게 천천히 들머리를 잡아 올랐다. 마을에 등산로가 있어 조금

헷갈렸지만 이 표지를 따라 가보니 길이 끝나는 곳에 애매하지만 산길이 있다. 그 길을 따라 가면 등산

로 초입의 표지석이 나오고 산이 금방 인사하며 반긴다.

 

 

 

 

이 산을 처음 왔기에 아무런 정보가 없다.그러니 우리는 오늘 우리의 하얀 도화지에 우리 맘대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아무 정보가 없으니 천천히 오르기로 했다. 점심 시간 전이라 그런지 우리

말고 오르는 사람들이 없다. 처음 맹씨행단 앞 임시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면서부터 등산객이 없어

여기가 등산로가 맞는지 의심이 갔는데 조금 발걸음을 옮기다보니 등산로 이정표가 있어 맞나보다

했는데 마을길도 그렇고 영 등산로같지 않더니 산에 들어서도 사람구경을 할 수 없으니 도통 맞게

잘 가고 있으니 의심이 든다.그래도 처음 입구에서 상수리가 떨어진 것을 발견하고 조금 주웠다. 

그래봐야 한줌 정도,그것이나마 감사하며 둘이서 재밌게 줍다보니 산으로 들어서 시원하고 풀벌레

소리가 좋아 천천히 올랐다. 길도 처음이라 서두르지 말자고 몇 번을 말하며 갔는데 길은 나무가

우거져 있어 한여름에도 산행하기에 좋을 듯한 길이다.

 

 

 

 

 

우리 점심...찐만두에 과일 그리고 커피..

 

그렇게 힘든 길은 아닌데 오르막이다보니 조금 오르고 쉬고 조금 오르고 쉬고 나무 구경하고 도토리

조금 줍는 척하고 버섯 있나 찾아보고 꽃구경하고 그렇게 하다보니 배가 고프다.아니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할즈음 평상이 나와 평상을 본 길에 쉴겸 점심을 먹기로 했다. 점심은 전날 쪄 놓은 '감자만두'

에 배와 포도 그리고 커피다. 워낙에 점심을 먹지 않는 나와 점심을 꼭 챙겨 먹는 옆지기,그래서 찐

만두를 가져왔다. 많이 먹으면 산행하기에 어려우니 간단하게 요기만 채울 수 있게 챙겨왔다. 오르막

을 오르다보니 옷이 땀에 다 젖었다. 평상에 햇볕이 든 부분이 있어 조끼를 벗어 말리듯 널어 놓고

점심을 먹는데 모두가 꿀맛이다. 힘들어서인가 과일도 잘 먹지 않는데 나와서 먹으니 정말 맛있다.

처서엔 모기 입이 삐뚫어진다고 하는데 요즘은 그렇지도 않는가보다.산엽의 모기는 정말 독하다.

옆지기와 난 오르면서 모기를 얼마나 많이 물렸는지 도토리를 줍는다고 풀숲에 들어갔다가 모기에게

헌혈을 당하고 말았다. 옆지기는 덥하며 반팔을 입고와서 더 많이 물렸다. 정법을 찍은 것처럼 팔이

온통 모기에 물린 자국이다. 우린 그래도 긁적이며 맛있게 점심을 먹고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휴식도

꿀맛 점심도 꿀맛이었다.

 

 

 

 

 

길이 조금 힘들다 싶은 곳엔 이렇게 친절하게 정돈되어 있어 줄을 잡고 올라갈 수 있다.이곳은

그렇게 힘든 곳이 아니라 돌계단이 있어 무릎이 좋지 않은 이들에게는 그렇게 반가운 곳일 수가

없는데 오르고 내려보니 괜찮다. 경사가 그리 급하지 않아서 그런가보다. 하지만 오르다보니 낯을

찌푸리게 하는 쓰레기를 모아 놓은 곳이 있어 기분이 상했다. 왜 쓰레기를 되가져가지 않고 쌓아

두었는지 모르겠다.누군가 버려서일까 정상이나 쉼터에서 가져가던 쓰레기를 모아 둔 것인지.

암튼 점심도 먹고 휴식도 취해서일까 숨이 턱턱 막히기도 하고 다리가 조금 아프기도 했지만 쉬엄

쉬엄 잘 올랐다. 옆지기가 왠일이냐고 요즘 뒷산에 다녀서 그런지 잘 오른다고 칭찬까지 해주니

더 힘이 솟아나서 잘 올랐던가보다. 칭찬은 나를 춤추게 한다.

 

 

쉼터에 있는 돌무더기

 

쉼터에서 360m 남았단다.

 

떨어져 있는 으름도 발견..

 

앞으로 240m 남았다.

 

여기서부터 난코스 시작이다.정상까지... 

240m 이정표를 보기 전까지는 좋았다. 무리없이 모든 길을 소화해 냈다. 240m 이정표를 지나면

바로 또 작은 쉼터가 나온다. 평상도 있고 운동기구도 있다. 이 높은 곳에 올라와 운동을 하라는

것인지는 몰라도 암튼 운동기구가 있는데 이 산에 온 이후로 처음 산행객을 만났다. 그리곤 바로

나무계단이 있어 그냥 '아~ 나무계단..' 하며 올랐다.그런데 나무계단이 잠시후 사라진 후에 나타

타는 바위길 돌길인 난코스가 등장해 주신다. 옆에 동앗줄이 있어 그것을 내 생명줄처럼 꼭 붙잡고

한 발 한 발 내 디딛고 힘든 곳에서는 옆지기가 잡아 주고 이끌어 주며 그렇게 쉬엄쉬엄 올랐는데

다리가 정말 후들후들이다. 정상까지 갈수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날 시험에 들게 하는 코스였다.

사진도 찍을 맘을 갖지 못했다. 그런 것이 240m 남았다니까 참았지 아마도 더 많이 가야했다면

못갔을 것이다. 그렇게 가다보니 정상 바로 밑에 또 평상이 하나 있고 그곳에서 보이는 경치는

정말 좋았다. 그렇게 평상에서 난코스를 올라 온 후에 잠시 쉬었다. 하산하는 모녀가 있어 길을

물어 보았더니 다른 길로 오신듯 한데 그곳도 마찬가지로 요 정상 가까운 부분이 힘든가보다. 모든

길이 비슷한가보다. 에효 내려갈 땐 어쩌나.

 

정상 바로 밑 평상에서 보이는 풍경

 

설화산 정상 441m.. 문필봉이라고도 불리는 곳

 

 

 

 

 

 

 

 

 

정상에 호랑나비가 많더니 찍혔다.두마리가 희롱하는 것이..

 

 

정상에 발을 디디며 바람에 펄럭이는 태극기를 만나는 순간은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느낌보다 더

감개무량일 듯 하다. 날이 좋아서일까 정상에서는 그야말로 사방팔방이 모두 다 보이면서 얼마나

좋은지 그동안 가슴에 쌓아 두었던 소리란 소리는 모두 꺼내어 소리쳐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가만히 있어도 막 소리가 나오게 되는 곳이 이곳이 아닐까 싶다.그렇게 힘들게 240m 난코스를 올라

오게 만들더니 이런 탁 트인 절경을 보여 주려고 그렇게 힘든 시험에 들게 했나보다. 정상에서는 멀리

아래로 천안이며 아산이 다 보인다. 그야말로 눈 아래 산과 산이 겹쳐지고 황금들녁이 보이고 모든

것들이 누군가 선명하게 그려 놓은 것처럼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정상에 햇살이 따사로워서인지

호랑나비가 많다. 여기저기서 희롱하며 날아 다니는 나비를 보기도 하고 정상의 바위를 조심 조심

밟으며 그 경치를 둘러가며 구경하니 또 하나 걱정,내려갈 일이 까마득하다. 올라오긴 했는데 이 곳을

벗어나 또 어떻게 내려간담.그래도 정말 이곳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만 든다. 그리곤 오래도록 이 정상

에서 맛 본 그 느낌을 잊을수가 없을 듯 하다.그렇게 높지 않은 산이지만 이 산이 왜 영험한 산인지

정상에 올라와 보면 알 수 있을 듯 하다.맹사성 어머니는 맹사성을 가지기 전에 설화산이 입 속으로

들어 오는 꿈을 꾸었다고 한다.그래서 그렇게 큰 인물을 낳았는지 처음 와 본 산이지만 정말 좋다.

 

 

240m 난코스를 정상에서 무척 걱정을 했다. 그리곤 말로도 계속 한 발 한 발 욕심부리지 말고 갑시다.

조심 또 조심하면서 말이요.하며 둘이서 그렇게 한 발 한 발 조심하면서 내려오다보니 240m는 금방이

었다. 올라갈 때는 정말 힘든 길이었지만 내려오다보니 금방이다.정상에서 좋은 기를 모두 받고 내려

오는데 두마리 정말 멋진 개를 데리고 오는 남녀가 있다. 조금만 고생해서 올라가면 정말 좋은 풍경을

만난다고 귀뜀해 주었는데 내려오다보니 그들도 우리처럼 소리를 지르고 있다.그 절경에 도취된 듯

몇 번을 그들의 소리를 들어가며 조심 조심 난코스를 내려오다보니 어 언제 내려왔지 싶게 금방 다

내려왔다. 인생도 산도 오르막은 무척 힘들지만 내리막은 금방이고 순간이다. 240m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천안 광덕산에서 오시는 산행객을 만났다.그곳에서 이곳까지 오는데 바쁘게 걸어와서 두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단다.정말 대단한 분이시다. 그렇게 광덕산 망경산 설화산을 종주한다고 했다. 와 정말 난 설화

산 하나도 힘들어 하고 있는데 하루에 세 개의 산을 종주하다니. 모두에겐 자신에게 맞는 속도가 있는데

그 분의 속도는 정말 대단한 듯 하다.그분이 종주를 무사히 마치시길.

 

 

 

 

 

마을에 있는 정자..밑으로 물이 흘러 물소리가 참 좋다

 

올라 갈 때는 산행객은 우리밖에 없었는데 내려 올 때에도 길에는 우리밖에 없어 옆지기에게 '이

산이 꼭 우리산 같아요.우리산을 산행하는 느낌..' 이라며 웃었다. 정말 산행객이 아무도 없는

것이다. 정상에서는 다른 코스로 올라오는 분을 간간이 만났지만 말이다. 올라 갈 때는 힘들던 길도

한번 갔던 길이라 그런지 내려오는 길은 금방 내려왔다. 다리가 아플 줄 알았는데 그렇게 힘들이지

않고 단숨에 내려오니 조금 허탈감도 있고 다음에 다시 오자고 약속을 했다. 그땐 난코스도 조금

덜 힘들지 않을까. 마을에 들어서는데 올라 갈 때 인사를 나누고 몇 마디 말을 건넸던 할머니들이

앉아서 무언가 다듬고 계시다.할머니가 앉아서 쉬었다 가라고 해서 평상에 가보니 상수리 껍질을

까고 계셔서 한참 앉아서 할머니들과 수다를 나누었다. 그리곤 맹씨행단을 구경하려 내려왔다.

 

 

 

 

 

 

기념관은 문이 잠겨 있는데 전화를 하면 열어 주시고 설명도 해주신다는데 우린 그냥..

 

맹씨행단고택은 현재 공사중이다.올해 말까지 공사다

 

600년이 넘은 두 그루의 은행나무보호수

 

 

 

 

이곳에 들어 오기 전에 할아버지가 계셔서 맹씨행단을 구경해도 되느냐고 먼저 여쭈었더니 들어와

구경을 하라고 하셨다.그래서 올라와서 구경을 하는데 할아버지께서 물을 한바가지 떠 와서는 비석을

닦으며 말씀을 하신다. 10월 10에 제사가 있어서 깨끗하게 해야 한단다. 허리도 아프신데 그렇게 할

아버지는 정성을 다하고 계셨고 할머니는 다리도 아프신데 음식 장만을 하고 계셨다. 세덕사까지 구경

을 다하고 내려가 할머니가 수돗가에서 김치를 담고 계시길래 말씀을 나누어 보았더니 그날 와서 구경도

하고 밥을 먹으란다. 밥 먹으러 그러니까 꼭 오라고 하셨다.큰제사라 사람들도 많이 온다면서. 할아버지

는 맹사성의 후손이신 것이다. 관리도 하시고 이렇게 모든 일을 다 맡아 하시는 듯 한데 두분이 몸이

성치 못한 듯 하셨다.그래도 남의 손에 맡기지 않으시고 정성을 다하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세덕사

 

 

 

 

 

맹씨행단까지 구경하고 나오니 날이 저물고 있다. 금방 어둠이 밀려 올것처럼 하늘은 낮게 내려와 있어

얼른 집으로 향하기로 했다. 오늘 처음 온 아산설화산이지만 정말 첫 느낌이 너무 좋았다. 마을 어르신들

도 정이 넘치시고 산도 그렇게 험한 코스도 아니고 숲길이라 오르기 좋고 한적하니 좋을 듯 하다. 그런가

하면 정상의 풍경이 너무 좋아 몇 번 와야할 듯 한데 난코스는 그래도 조금 망설여지는 곳일 듯 하다. 하

지만 난코스를 벗어나면 멋진 신세계처럼 나타나는 정상의 풍경을 오래도록 잊지 못할 듯 하고 그 풍경

때문에 자꾸 찾는 것은 아닌지.맹씨행단을 들머리로 해서 맹씨행단으로 날머리로 나왔지만 다음엔 다른

코스로도 올라와 보고 싶다.외암민속마을로 오는 코스도 괜찮을 듯 하다. 느릿느릿 걸으며 가을 정취를

느끼며 그 코스로도 한번 와봐야할 듯 하다. 더불어 외암민속마을의 가을도 느껴본다면 더욱 좋을 듯

하다.맹씨행단고택을 못 보았으니 보수공사가 끝나면 한번 와봐야할 고택인 듯 하다. 설화산 산행 정말

좋았다.

 

2013.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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