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날 모두 모여,울엄니 생신

 

 

현충사 은행나무길

 

 

 

 

 

수세미꽃

 

수세미~~요거 엄청 크게 자란다. 세개를 가져왔는데 효소를 담아야 할 듯~

 

 

 

마씨...더덕과 함게 난리가 났다..

 

휴일에 엄마 생신을 하루 당겨서 점심을 먹는 다 하여 시골에 내려가야 했다.날이 좋아 산에 가고

싶게 만드는 가을날,그래도 식구들이 모여 엄마 생신을 축하한다니 무얼 사갈까 하다가 미리 떡케익

을 맞출까 하다가 그냥 케익을 사가기로 하고는 가는 길에 베이커리에 들려 케익을 하나 샀다.

아버지가 계실 때에는 떡케익도 좋아하셨는데 아버지가 계시지 않으니 엄마 생신은 괜히 쓸쓸한

느낌이 든다. 점심을 먹는다고 해서 점심 시간에 갔는데 실은 난 점심을 먹지 않기에 점심 약속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옆지기는 먹어야 하니 점심시간에 맞추어 갔지만 식구들은 일찍 먹었는지

치우는 중이고 엄마는 밖에서 일을 하시고 계신다.허리가 꼬부라져 그야말로 이젠 할머니라고

불러야 하는 울엄니,이런 날도 쉬지 않고 아니 오히려 자식들 먹거리 챙기려고 더 일하신다. 끝물

고추를 따셨는지 다듬고 간추리고 갈 때 싸가지고 가라고 일을 하고 계신다.잠시도 가만히 계시지

않는 엄마,옆지기만 들어가 밥 먹으라 하고 밖에 앉아 함께 고추를 다듬으려다 케익을 드시게 하느라

엄마를 얼른 들어가시게 했다.

 

케익에 초를 꽂고 모두가 노래하고 불을 끄시는 엄마,싫어 할 줄 알았는데 언제 케익을 사다르뎠더니

좋아하신다. 꼬깔모자도 사온 다는 것이 깜빡했다.블루베리요거트를 잘 드시는 엄마,옆지기가 점심을

먹고 집안을 둘러 보며 우리 할 일을 챙겼다.엄마는 수세미가 커서 따야 한다고 하더니 금새 나가서

작은오빠와 함께 수세미를 얼마나 많이 땄는지.예전에는 수세미가 그렇게 크게 자라지 않았는데 이건

무슨 호박보다 더 크다. 큼직큼직한 수세미를 바로 닦아서 물기를 뺀다고 소쿠리에 담아 놓으셨는데

내가 한발 늦었다.사진 찍으려고 했는데 엄마는 잠시도 앉아 있질 못하사니 말 꺼내기가 무섭게 행동에

옮긴 것이다. '엄마 이거 다 효소 담게..' '아참, 너도 갖다 효소 담아라.이거 이정도는 가져가야 한다.'

하시며 커다란 것 세개를 드시는데 무거워서.. 그렇게 새 개를 저울에 올려 놓으니 5kg다. 설탕을 똑

같이 넣어야 하니 저울에 달아서 가져가란다.

 

옆지기와 난 바구니와 커다란 쟁반을 들고 담장으로 나가 여기저기 자기 집처럼 덩쿨을 뻗어 잡초와

같은 취급을 받고 있는 마씨를 털기 시작했다.덩쿨에 콩알처럼 달려 있는 마씨,정말 많다. 요것들

떨어져서 해마다 번져나는 속도가 정말 LTE A다. 아버지 계실 때에는 가만히 놔두지 않고 낫으로 베어

내곤 하셨는데 그래도 요맘때에는 한번씩 씨를 받아 영양밥을 한번씩 해 먹곤 했기에 집주변 담장으로

갔더니 그야말로 정글을 이루듯 했다. 아버지의 빈자리가 느껴지는 순간이다. 덕분에 마씨가 얼마나

많이 달려 있는지 그냥 밑에 그릇을 대 놓고 털면 후두둑 후두둑 떨어져 내려 금방 한소쿠리를 털었다.

밑에 떨어진 것들도 얼마나 많은지 주우려다가 그만 두었다. 우리가 털은 것만으로도 네 집이 나누어

갈 수 있는 양이고 엄마도 드셔야 하니 남겨 둔 것도 많다. 내년에도 녀석들은 많은 씨를 매달로 있으리라.

 

집에 가기 전에 집 근처에 있는 '수당 이남규 고택' 에 들렀다 오자고 옆지기에게 말해 두었다. 가까이

있는 곳은 잘 가지지 않는다. 등잔 밑이 어두운 것처럼 더 모른다.그래서 이번에는 더 미루지 않고 꼭

그곳에 들러 고택을 보고 오리라. '한국의 고택'이란 프로를 그곳의 사랑채에 반해 꼭 보고 싶었다.거기에

날도 좋고 점심 시간 지나고 저녂까지 시간이 남으니 그 시간에 다녀오자고 했다. 엄마는 고추가루 빻는

다고 방앗간에 가셨는지 그동안 또 금새 없어지셨다.그래서 얼른 옆지기랑 가져갈 것들 챙겨 놓고 고택을

다녀왔다. 두어시간 고택에 다녀 온 후에 얼른 집에 와서 저녁을 하려고 했더니 언니가 올케도 아프고 그러

니 나가서 엄마 좋아하시는 것 먹자고 한다. 집에서 그냥 먹으려고 했는데 나가자니 조금 벗어난 곳으로

가서 엄마 좋아하시는 회에 매운탕을 먹었는데 속이 좋지 않은 난 걱정이 되서 제대로 먹지도 않고 매운

것에 알레르기가 약간 있는 난 바지락국에 청양고추를 듬뿍 넣었는지 그 국물에 완전히 넋다운.그래도

엄마와 저녁 함께 먹고 모셔다 드리고 오는데 엄마 혼자 어둑 컴컴한 공간에 남아 배웅하는 모습이 맘이

아프다.자주 찾아 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도 못하고 살고 있으니..엄마,오래오래 우리 곁에 머물러

주세요. 아버지가 못하신 것까지...

 

2013.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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