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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만리 1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3년 7월
평점 :
중국시장에 대한 책을 몇 권 읽었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짝퉁의 나라라기 보다는 앞으로는 무한의 시장가치를 지닌 존재로 그만큼 중국시장은 무시못할 큰 시장이 된 것이다. 인구만해도 얼마인가 정말 라면 하나만 팔아도 얼마인지.땅덩어리도 크지만 어마어마한 인구는 결코 무사 못하는 대국이 되고 말았다.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성공하려면 '지피지기 백전불패' 라고 했다. 적을 알아야 패하지 않는 것인데 그저 역사속 중국만을 볼 것이 아니라 현재 흐름을 판단하고 계획한다면 분명 성공의 길이 보일 것이다.
여기 대국의 시장에 뛰어든 이들이 있다. 영업으로 잔뼈를 키워 나가고 있는 종합상사 부장 '전대광' 그가 자신의 입지를 더 굳히기 위하여 한국에서 부랴부랴 입성시킨 성형의 '서하원',그는 비록 한국시장에서는 불명예를 안고 퇴진하듯 물러났지만 중국에서는 자신의 자리를 다시금 다지는 기회를 만들기 위하여 고군분투한다. 양악수술을 하다가 잘못되어 물러나게 되었지만 중국에서는 양악이 아닌 눈,코등 비교적 간단한 성형수술만으로도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로 중국은 미의 판도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닫혀 있던 여성들의 미의 세계가 이제 성형으로 보편화 되는 사회가 되고 있는 것이다.그만큼 여자들이 자신들의 아름다움을 위해 주머니를 기꺼이 여는 사회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중국에서는 무엇보다 중국인 '꽌시'도 있어야 하고 체면을 중요시 하는 그들의 특성도 알아야 하지만 자신들이 체면이나 그외 일과 관련한 것에는 '천천히' 하는 이들이 이익과 관련된 일에는 '콰이콰이' 하는 이들이다. 무대가 중국이기에 그들의 특성에 맞게 자신들을 고쳐나가야 시장에서 살아 남을 터인데 한국은 중국인들을 상대하기 위하여 '중국어'를 적극적으로 배워 활용하는가 하면 일본인들은 우월주의에 빠져 자국의 언어로 하려는 교만함 때문에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하는가보다.그런 비교가 시장에서 살아 남으려는 나라의 특성을 비교해 주기도 한다.
그녀는 중국에 와서 놀란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특히 놀란 것이 두 가지였다. 하나는 여자들이 정조 관념이라고는 전혀 없이 마음껏 몸을 내두르며 사는 것이었고,다른 하나는 당원이나 관리들과 일반인들 사잉에서 일어나는 극심한 인간 차별이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당원이나 관리들은 천상의 인간들이었고, 일반인들은 지하의 인간들이었다.
중국하면 빈부의 차가 정말 큰 나라라고 알고 있는데 '골드 88' 이라는 부동산 빌딩을 예로 들어도 그 빌딩을 건립하는 이는 30대 젊은 여회장이며 그녀는 완전한 중국인도 아닌 미국계이다. 1편에서는 그녀가 어떻게 끝까지 살아 남는지 이야기가 다 나오지 않았지만 그녀의 배후에 뭔가 어둔 그림자가 있는 듯도 하다. 그만큼 시장의 판도가 바뀌었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하면서 다른 나라와는 다르게 초고층 건물에 목숨을 걸듯 매달리는 중국,그래서일까 건설붐과 함께 매연에 시달리는 사람들이나 건설현장에서 돈이 있는 자들은 힘을 휘두르는 세상이지만 돈이 없는 농민공들은 끼니를 굶어가며 허리띠를 졸라매도 허리 펴고 살기도 힘든 세상이기도 하지만 건설현장에서 목숨이 왔다갔다 해도 나몰라라 하는 그곳에서 목숨을 담보로 자식을 위하여 돈을 버는 이야기에는 정말 가슴이 아린다.어디나 돈이 행세하는 세상은 정말 씁쓸하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놓고 중국 뿐만이 아니라 한국 일본 그외 나라들이 살아 남기 위하여,아니 이 거대한 황금알을 낳는 시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하여 고군분투하는 현실이 씁쓸하게 비쳐지면서 그곳의 젊은이들 또한 자본주의에 물들어 부모세대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는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된다. 미래는 중국만이 시장 중심이 될까? G2로 급부상한 중국에서 그들도 하루하루 어떻게 변해갈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시장에서 꽌시와 몐쯔를 이해하며 거대한 정글과 같은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한 각축전과 같은 이야기가 서로 어떻게 엇갈려 갈지.
저자의 <태백산맥>과 <아리랑><한강>과 같은 대하소설 이후에 <인간연습> <허수아비춤> 과 같은 소설은 아직 그가 우리에게 할 이야기가 많이 남아 있다는 것으로 좀더 다양한 작품을 기대하던 차에 <정글만리>는 우리 눈을 중국이라는 거대시장으로 눈을 돌려 놓았다. 그야말로 중국이라는 그곳에서 중국 한국 일본 등 각국 비스니스맨들이 살아남기 위한 백전불패를 위한 신화창조를 위한 이야기를 2년여 조사와 현지답사로 써서일까 사실감 있고 경쾌하다. 남은 이야기들도 미루지 말고 읽어봐야 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