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모토 바나나의 인생을 만들다
요시모토 바나나, 윌리엄 레이넨 지음, 황소연 옮김 / 21세기북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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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바나나를 좋아해서 책을 몇 권 가지고 있는데 읽지 않고도 그녀에 대하여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느끼고 있는 작가 또 요시모토 바나나다.그렇다고 무척 저자를 잘 아는 것도 아닌데 왜 친근하면서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책을 읽지 않았는데.낯설지 않음에서일까? 암튼 다른 책보다 이런 더 욕심이 난다.물론 소설도 좋고 에세이도 좋지만 이른 글은 챙겨 보는 것이 저자와 더 가까워지는 길이라 생각을 한다.그것도 요시모토 바나나와 세계적인 영혼 치료사인 '윌리엄 레이네'이 서로 주고 받은 '편지글'이라 더 친근하면서도 다정다감함이 느껴져서 읽고 싶은 책이었다.

 

영혼 치료사하면 낯선데 언젠가 티비에서 동물들 영혼과 교감하며 치료를 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보고는 나도 반려견을 키우고 있어 동물과 교감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사람은 아프면 말을 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표현을 할 수 있지만 동물들은 죽음이 닥쳐야 알 수 있다.그렇게 하여 치와와 두마리를 키우고 있었는데 11년이 되던 해에 치와와 숫놈을 심장마비로 갑자기 잃게 되었다. 그 전까지 아픈 기색하나 없이 옆에서 잘 먹고 잘 놀고 방금 전까지 함께 씩씩하게 놀던 녀석에게 갑자기 죽음이 찾아 왔다. 삽시간에 닥친 일이라 더욱 난감했고 녀석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내 머리와 심장이 따라가지 않아 한동안 너무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얼마전에 친정 아버지를 보내 드리고 무척 힘든 시간을 견디어 내고 있던 터라 녀석의 죽음은 또한 큰 아픔으로 날 일어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남겨진 한마리가 건강했던 것도 아니고 녀석도 죽음의 문턱까지 가는 일을 두서번 겪었던 터라 더 고통을 이겨내기엔 내가 지탱할 힘이 없었다. 동물과 교감할 수 있었다면 그들의 아픔을 읽었을텐데.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어떻게 반응할지는 나의 문제가 아닙니다. 내가 만족시켜야 하는 사람은 딱 한 명, 바로 나 자신뿐입니다.자신의 생각대로 상대방이나 상대방의 생각을 바꾸려 하지 말고,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요.

 

현대는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이 다양하게 있고 블로그나 SNS등 요즘은 대부분 한두가지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넘쳐나는 아마츄어들의 글 홍수 속에서 과연 얼마나 타인의 이야기에 '진정으로' 귀 기울이며 살까? 건성 건성 댓글을 남기고 추천을 누르고 공감을 하는 표현의 자유에 가려 '진심'은 얼마나 가려지고 있을까? 그런면에서 이메일이나 편지로 글을 나눈다는 것은 그만큼 더 자신을 드러내 놓고 솔직하고 진실되게 표현할 듯 하다.아니 그런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두사람의 이야기가 읽는 것만으로 힐링의 시간이 된다. 꾸미거나 포장이 되지 않은 '요시모토 바나나'를 만나고 그런 그의 질문에 인생의 선배로 다른 관점에서 그녀를 보거나 인생을 혹은 그외의 이야기를 나누는 글들은 어렵지 않고 읽어 나가는 것으로 자신이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듯 하다. 인생은 타인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동물을 사랑한다는 건 쓰다듬거나 마구마구 귀여워해주는 게 아니라 동물을 돌보는 인간이 행복감을 느끼고 동물 자체를 사랑해서 그저 담담하게 보살피며 함께 지내는 일상이 존재하는, 그런 게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잣대로 모두를 평가하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세상의 잣대에 휘둘려 늘 휘청거리는 사람도 있다. 왜 상대의 의견이나 취향을 존중해주지 않고 바꾸기만 바라는 것인지,그런 일이 내게도 있었다. 그것도 무척 가깝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런 일을 당하고 나니 정말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내가 하는 말은 늘 핑계가 변명이 되고 내 일상은 남에게 생색을 내기 위한 것으로 비춰져 상대방과 사이에 틈을 만들어 놓았다. 왜 나를 인정하듯 타인을 인정하지 않을까? 내가 아프면 타인도 아픔을 느낀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것인지. 무조건적으로 고통을 유발하는 행동을 해 놓고 그 모든 것을 상대에게 뒤집어 씌우는 이기적인 이들도 많다. '우리의 영혼이 구하는 것들, 우주의 흐름에 맡기고 우주의 에너지와 함께 하는 삶, 사랑하다는 것은 생명을 품어 기른다는 것,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영성 그리고 치유, 지금 이 순간을 느끼는 행복' 삶은 이 순간 행복을 느끼기 위해 아니 행복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살아가는 것 같다. 하지만 자신의 행복은 인정하면서 타인의 행복은 인정하지 않지 않는 이기심도 비일비재하다.

 

인간이 육체를 갖고 살아가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가시밭길을 걸어가며 고통을 경험하기 위함입니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편지는 그가 작가로의 삶보다는 일상적인 그를 더 많이 만나게 되는 것 같다. 작가로의 삶도 힘든 길이겠지만 삶면서 부딪히는 일들을 담담하게 글로 나눔으로 그 또한 평범한 여자라는 것을 그리고 그것을 담아 두기 보다는 꺼내어 보임으로 해서 더 이상 고통이 아니라 이제 앙금을 완전히 거두어내듯 너울을 하나 하나 이겨내며 망망대해로 나아감이 함께 인생의 바다를 노 저어 가고 있음을 따뜻함을 전해주는 일러스트와 함게 하다보면 순항의 돛을 편 듯 하다.가시밭길이 없다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 가시밭길을 헤쳐 나간 경험은 또 다른 일을 만났을 때 더 큰 시련에 흔들리지 않는 강인함을 안겨주듯 이겨내는 힘을 준다. 요즘 내게도 누군가가 건네주는 '위안' 한마디가 필요한데 잔잔한 위안을 얻은 듯 하다. 내가 등을 돌리지 않고 상대가 등을 돌렸으니 돌아 오리라 생각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니 작은 것에도 감정의 가시가 엉켜 풀어진다는 것이 힘들다. 그래도 이 모든 시간들이 더 단단한 내일을 위한 시간이라 믿는다. 내 아픔을 보듬을 줄 안다면 타인의 아픔을 토닥여 줄줄도 알아야 한다.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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