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들리는 순간 - 인디 음악의 풍경들
정강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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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스물을 갓 넘긴 딸이 둘이나 있어서인지 녀석들이 듣는 음악은 내가 잘 모르는 '인디음악'이 많다. 고등학교 때에 앨범을 구매해 달라고 해서 누구냐고 물으면 '엄마는 모르는 인디야' 하는 것이다. 나도 조금은 알고 있는데 인디의 세계는 그만큼 넓었던가 보다. 내가 아는 이름이 간간이 그래도 나온다는 것이 너무 좋아서 기분 좋게 읽어 나가고 딸들에게도 한번 읽어보라 했다.워낙에 나 또한 음악을 좋아하고 노래가 좋으면 음반도 구매해서 자주 듣는데 물론 '장기하와얼굴들'도 그렇고 '십센치' 도 앨범을 구매해서 잘 듣고 있다.장기하와얼굴들은 나오자마자 바로 구매를 했더니 딸들이 놀라는 것이다. 엄마와는 너무 세대 차이가 난다고 생각했나보다. 음악에 국경도 없는데 세대차이라니.맘에 들면 엄마도 바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녀석들은 몰랐나보다.

 

아침마다 울집엔 늘 'SBS파워 FM'을 틀어 놓는다. 그 프로중에 '김창완의 아침창' 을 잘 듣곤 하는데 김창완은 오랜 시간동안 '산울림'이라는 밴드를 했던 분이고 요즘은 '김창완 밴드'로 다시 거듭나려 했지만 그의 말처럼 다시 산울림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되었다고 한다. 그가 정말 지금까지 입고 있는 옷은 '산울림' 이었던 것이다. 자신의 취향을 어느 순간 바꾼다고해도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오늘도 역시나 시작은 '아침창'인데 인디밴드들이 나왔다.큰딸과 들어가며 이 책을 읽은 이야기를 나누고 카스에 오늘 나온 인디밴드의 노래를 올려 놓았더니 엄마의 열정이 대단하단다.책에서 나와 있듯이 김창완도 물론 인디밴드로 시작을 해서 지금은 국민밴드로 거듭났고 그의 지난 시간들을 뒤돌아보듯 라디오에서도 인디밴드의 무대를 많이 마련해 주고 오프라인에서 인디밴드들을 많이 다독이는가 보다. 음악의 선배로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며 큰 획을 긋고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인디음악하면 왠지 '언더,저항'을 나타내고 있는 것 같지만 요즘은 취향이 다 달라서인지 인디밴드인지 모르게 대중의 사랑을 듬뿍 받는 인디들도 많다. 십센치,루시드폴,옥상달빛,언니네이발관,장기하와얼굴들,크라잉넛 등등 정말 이름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인디들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수면위로 떠오르지 못하고 아직도 홍대 언저리에서 자신들만의 음악을 고집하며 자신들의 목소리와 몸짓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인디들이 더 많을 것이다. 요즘 대중매체는 아이돌 그룹을 내세워 '볼거리'위주의 대중가요를 보여주고 있다.그들의 가창력보다는 겉모습이나 마임에 가까운 안무로 현혹을 하고 있는데 '나가수'나 '불후의 명곡' 등과 같은 프로에서 '가창력'을 가진 가수들이 수면위로 떠 오르면서 아이돌 중에도 가창력을 인정 받는 가수들이 더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그런 무대에서 인디들도 당연히 대중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인디라고 대중매체에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음악은 대중과의 소통이고 공감 교류의 매개체라 생각을 한다. 자신들을 위해서 하는 음악이지만 대중을 위한 음악이기도 하다. 대중에게 알려져야 그들이 설 자리도 그리고 생명 또한 길어지는 것이다.

 

어느 날 셋은 폭동을 결심한다. 우선 속해 있던 팀을 뛰쳐나오기로 결의했다. 홍대 바닥에서는 이름깨나 날리던 밴드에서 등을 돌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게다가 이들은 저마다의 밴드에서 제법 위치가 확고한 뮤지션이었다. 어쨌거나 셋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팀에서 나왔다. 왜 그랬을까. 한진영의 설명이다. "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은 음악을 하고 싶었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디들이 영화나 대중매체에 등장해서 '스타'가 되는 경우도 많다. 인디라고 언더에서만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길을 모색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대중은 좀더 많이 보여지고 들려지는 것을 선호하게 되어 있다.요즘이야 SNS를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알릴 수 있는 방법도 있지만 대중과 더 소통할 수 있는 방법으로 나와도 좋을 것이라 생각을 한다. 그런 그들의 밴드 결성부터 노래말 음악 이야기까지 때로는 말랑말랑하면서도 때로는 강한 채찍처럼 글로 풀어낸다. '안녕바다,크라잉넛,브로콜리너마저,델리스파이스,보드카레인,언니네이발관,엘로우몬드터즈,와이낫,국카스텐,장기하와얼굴' '킹스턴두리스카,유발이의소풍,훌,락타이거즈,블랙홀,커피머신,지하드,블랙신드롬,디아블로,이현석프로젝트' '가을방학,소규모아카시아밴드,십센치,옥상달빛' '강산에,로지피피,검정치마,루시드폴,루시아,에피톤프로젝트,이현철,정원영,토마스쿡' 그리고 '산울림,빛과 소금,김광석,한대수' 의 인디 스피릿의 계보를 이어주는 선배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현재 행보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옥상달빛은 청춘의 삶을 노래하지 않는다. 청춘의 삶이 이들의 음악 안으로 들어와 직접 노래한다. 그래서 현실적이고, 그 적나라한 현실성 때문에 넓은 공감대를 확보한다. 더구나 이들은 최소한의 악기로 음악을 편성하는 최소한의 밴드다.

 

인디다 아니다 선을 긋고 싶지 않지만 인디라고 하니 아 그런가보다 하는 이들도 있다.대중에게 알려지기까지는 그들이 언더에서 그들의 색깔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노랫말로 시원하게 부른 노래들이 어쩌면 더 가슴에 와 닿는 경우가 많다. 아침에 김창완 아찌의 아침창을 듣다보니 '에코 브릿지'와 다른 팀이 나왔는데 김창완 아찌는 노래에 '고등어'를 넣어서 무척 쎈 줄 알았는데 오늘 등장한 인디들의 노랫말에는 '쾌변'이란 말도 들어가 있다. 그 노랫말을 들어가며 '정말 쎄다' 라고 웃었다. 그만큼 숨길것이 없고 자신을 표현하는데 더하고 뺄 것도 없이 솔직한 음악이 아닐까 한다. 가만히 들어보면 더 가슴에 와 닿고 더 들린다. 그래서 젊은이들은 더 인디에 열광하는지 모르겠다. K-POP처럼 K-ROCK도 많이 알려져서 좀더 세계로 뻗어갈 수 있다면.더불어 소개에 그들의 사진 한 장이나 앨범 사진을 넣어 주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해본다. 잘 알고 있는 밴드는 괜찮은데 잘모르는 밴드는 무척 궁금하기도 하고 앨범에 대한 소개글이 더 궁금하게 만들기도 하는 장면들이 있다.이 책으로 인해 좀더 인디음악에 대하여 찾아보게 될 듯 하다.언더 음악으로 저항과 현실 비판이 아니라 세대를 아울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음악은 누구에게나 통할 수 있는 언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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