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소년 1
이정명 지음 / 열림원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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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살인,살인사건 현장에는 알 수 없는 수수께끼 문장으로 이루어진 암호들이 남겨졌다. 그리고 현장에서 신원미상의 남성이 용의자로 붙잡혔는데 그는 '아스퍼거 증후군' 이라 그가 진짜 범인인지 알 수가 없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자폐중에서도 '수학'에 유독 천재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영화 [모차르트와 고래]에도 보면 주인공들은 '자폐'인데 아스퍼거증후군과 모차르트 증후군인가 수학과 음악에 남보다 월등한 능력을 가진 자폐아들이 평범한 사람들과 같이 사랑을 하고 평범한 삶을 이어가는 이야기다. 자폐가 아닌 그저 이웃이고 보통의 남녀로 받아들여지길 원하지만 사회에서는 그들에게 '선'을 그어 놓고 넘어오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 소설에서 소년 길모는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아버지가 의사였기에 주목 받을 수 있었지만 그들이 사는 곳이 다른 곳이 아닌 '북한'이라는 고립된 사회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사회적 관계와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있고 행동이나 관심 분야, 활동 분야가 한정되며 같은 양상을 반복하는 질환이에요. 심문이 뭔지도 모른다는 뜻이죠."

 

올해 정권이 바뀌고 '남북회담' 이 다시 물꼬를 트나 했는데 무산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남북관계가 점점 도마위에 오르는 시점에서 '탈북문제' 그것도 '탈북청소년'이야기라 그런지 더욱 주목을 하고 있다가 이 책을 만나서 얼른 읽게 되었다.1권을 읽다보니 2권도 빨리 기회를 만들어 '길모'와 '영애'의 삶이 어떻게 펼쳐질지 그 결말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봤다. 북한이라는 고립된 사회라고 해도 '수학천재'는 그들나름 쓰임의 특별한 가치가 있었나보다. 하지만 역시나 고립된 사회주의 사회라는 틀에 갇혀 그들은 아버지의 잘못으로 인해 수용소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아버지는 죽음으로 길모는 영애라는 인물을 만나게 된다. 그의 아버지와 인연으로 만나게 되지만 영애의 아버지도 죽음으로 뜻을 펼치지 못하고 영애는 탈북이라는 길을 선택하여 무산으로 향한다. 그녀에게 그녀 아버지의 노트를 전해 주어야 한다고 여기는 '진실'만 알고 거짓은 모르는 길모는 그녀를 찾아 떠난다. 그러다 꽃제비들과 어울리게 되고 그속에서 날치를 만나게 되어 날치와 함께 도망쳐 탈북하게 된다.

 

나는 나의 생일을 좋아한다. 나는 소수를 좋아하기 때문이다.2와 29는 소수다. 2+29=31도 소수다. 소수는 외로움을 타는 숫자다.소수달의 소수날에 태어난 나도 외로움을 탄다. 내가 또 좋아하는 숫자는 4이다. 4년마다 돌아오는 올림픽과 월드컵을 좋아하고 4년 만에 열리는 수학 올림피아드도 좋아한다. 4년마다 뽑는 미국 대통령도 좋아하고 4년 동안 다니는 대학과 4인용 식탁도 좋아한다. 또 1루,2루,3루를 돌아 네 번째 베이스인 홈플레이트를 밟아야 1점이 되는 야구를 좋아하고 야구팀의 4번 타자도 좋아한다. 좋아하는 시간은 11시11분이다. 11:11은 완벽한 좌우대칭이고 그 합은 4이기 때문이다.

 

작가 이정명은 '뿌리 깊은 나무'로 먼저 만났다. 한글창제를 수학공식처럼 추리기법을 이용해 재밌게 풀어내서 빠져 들며 읽었는데 '바람의 화원'은 신윤복과 김홍도를 통하여 그 시대의 '풍속도'와 '춘화' 를 배경으로 그가 여자가 아닐까 라는 작가의 생각은 이슈가 되기도 했다. 그리하여 저자의 작품들을 모두 구매하여 소장하게 되었고 <악마의 추억>에서 <별을 스치는 바람>을 구매해 놓고 읽지 않아 아쉬운 차에 이 작품을 만나게 되었는데 저자는 늘 수학,미술,역사등을 재밌게 풀어내서 읽는 재미를 주니 더 빠져 들어 읽게 된다. 아스퍼거 증후군인 길모로 인해 수학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수의 아름다움'에 빠져 들 수 있도록 계속된 징검다리처럼 놓인 '수학 오디세이'를 건너다보면 금방 한 권을 손에서 놓게 된다. 거짓을 모르는 길모는 다른 사람의 눈을 쳐다보지 못하고 거짓말을 하지 못하지만 그의 타고난 능력인 '수학 천재'로 인해 어려운 고비에서 그래도 삶의 돌파구를 마련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만난 영애와는 또 다시 헤어지는 곡절을 겪게 된다.

 

"죽음의 값은 0이고  삶의 값은 1이에요. 그다음엔 10이 있고 11이 있어요. 그 다음엔 100,110,111, 1000......."

 

자신이 해야 될 일이라면 끝까지 책임을 지고 맡은 임무를 완수하려는 정말 여섯살의 정신연령을 가진 길모가 '살인사건'의 용의자일까? 어떻게 하여 그가 '살인'이라는 벼랑끝에 내몰렸을까?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만 나갔다면 그의 인생은 달라졌을텐데 사회주의 사회에서 그의 능력은 전혀 다른 곳에 이용이 되고 그는 자신을 책임지지 못하니 타인의 밑에서 고용된 일꾼처럼 길들여지는데 그런 그가 왜 '살인'이라는 그 끝까지 내몰렸을까.1권 끝에서는 궁금증만 남기며 영애와 길모가 서로 갈라지게 되니 2권은 필수로 읽어봐야 한다. 그의 우여곡절 삶에 수학의 아름다움은 여기저기 수 놓인다.

 

거짓말......나는 세상이 진실로 가득하다고 믿는다. 거짓말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다만 수학적으로 불가능한 일과 가능한 일이 있을 뿐이다. 수학은 자명한 일을 증명하기도 하지만 자명하게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도 한다.

 

거짓말을 모르는 아스퍼거 증후군인 수학 천재 길모가 살인 현장에 수수께끼의 문장이 쓰여 있다는 이유로 그는 살인자라는 누명을 쓰고 있다. 하지만 그는 늘 '진실'만을 말해 왔고 지금까지 그런 삶을 살아 왔다.아무것도 없는 북한에서의 삶,그 속에서 거짓을 말할 수도 가질 수도 없었다. 위기의 순간에 그를 구해주고 도강을 하게 도와 주었던 것도 피붙이 하나 없는 이국에서 목숨을 유지하며 살아가게 해준 것도 수학적 두뇌였다. 그가 살인자라면 그를 그렇게 내 몬 국가가 사회가 현실이 '살인자'가 아닐까. 길모를 보면 너무도 슬프고 불쌍하고 안쓰럽다. 무언가 해주고 싶은 인물이며 그가 좀더 좋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뒷받침 해주고 싶어진다. 그이 머리속에 가득한 수학의 아름다움처럼 세상은 결코 아름답지 않다는 것.거짓없이 깨끗하고 순수한 소년과 현실은 너무 극과 극으로 대치를 한다. 삶은 멀리에서 보면 희극이라고 하는데 어느 구석에도 '희극'이 없다. 목숨을 잃지 않고 살아 남은 것만 해도 희극이라고 할 수 있을까.결코 수학적이지 않은 사회국가에서 탈출하여 배부르게 먹고 등따시게 살아가던 날치와 길모,살이 보기 좋게 오른 날치가 쭉쭉 빠져 다시 탈출 전의 몸으로 돌아간 것처럼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다는 것이다.뿌리가 흔들리면 다시금 뿌리를 내리고 살아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아무리 아름다운 수학의 세계가 있어도 그것은 현실에서는 너무 멀리 있는 별과 같다는 것을,그래서일까 비극적인 현실이 천재 수학 소년의 순수와 아름다움을 더 빛나게 해준다. 2권이 정말 궁금하다.

 

아저씨는 감격했지만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수가 바꾸지 못하는 것은 없다는 것을. 수학은 교화소의 운영체제를 바꿀 뿐 아니라,죽어가는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한 나라를 건설하기도,그 나라를 망하게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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