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시간이 지나면 맛을 볼 수 없는 [아키시아꽃전] 을 맛보기 위해 오늘 오전에 뒷산에 올랐다.
아카시아꽃을 따러 갔는데 더 많은 것을 얻기도 하고 보기도 하고. 아카시아꽃을 따다가 뒷산에서
토끼를 만났다. 내가 산에서 토끼를 만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 그것도 바로 옆에서 말이다. 너무도
신기한 상황이었지만 난 아카시아꽃을 따고 토끼를 맛있는 식사를 하고. 그렇게 우린 서로의 시간에
취해 행복한 조우도 겨우 곁눈질만 했다는.그렇게 하면서도 아카시아꽃을 작은 봉지로 하나 가득
땄다.그래서 저녁에 꽃을 잘 씻어 아카시아꽃전을 했다.요거 얼마나 향긋한지.매해 이맘때면
아카시아꽃을 따다가 해먹는데 정말 향긋하니 맛있다. 그런데 울집에는 오늘 나혼자라 혼자 먹어야
한다는 아쉬움...
*준비물/ 아카시아꽃,밀가루,부침가루,연잎가루,달걀1개,소금 약간...
*시작/
1.아카시아꽃은 깨끗하게 잘 씻고는 식초를 두어방울 떨군 물에 잠깐 담가 두었다 건져낸다.
2.밀가루,부침가루,연잎가루,달걀1개,소금 약간 넣고 물을 넣어 알맞은 농도로 반죽을 한다.
3.반죽에 검은깨,아카시아꽃을 넣어 잘 저어준다.
4.달군 팬에 카놀라유를 두른 후에 반죽을 넣고 앞 뒤로 노릇노릇 부쳐준다.
연잎가루와 검은깨를 넣어 반죽
아카시아전을 하는데 향긋한 냄새,이걸 혼자 먹으려니 아깝다. 조카에게 바로 톡을 보냈다. 언니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조카가 고생이다. 제 공부한다고 학원다니며 제 엄마 병간호까지 하고 있어
며칠전에도 밥을 사주려고 전화 했더니 시간이 맞질 않았다. 주말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오늘
또 톡을 보내봤다. 학원인지 병원인지.학원인데 저녁 8시에 끝난단다. 끝나면 이모랑 저녁 함께
먹자고,이모네 집으로 오라고 톡을 넣었더니 온단다. 그래서 언니에게 보낼 반찬도 준비했다.
어제 오이부추김치를 담아 놓았는데 아침에 냉동실에 넣어 두었던 [뽕잎나물]도 꺼내어 아카시아전을
부치며 무쳤다. 이거 은근히 보드라우니 맛있다. 나물을 좋아해서인지 내가 먹기엔 참 좋다.
아카시아전도 남겨서 언니에게 싸주어야겠다.맛보라고. 조카가 온다는 톡을 받고 얼른 된장찌개도
끓였다. 거리가 없지만 그냥 콩나물에 부추 호박 한쪽 남은것 넣고 홍원항에서 사 온 바지락 넣고
부글부글 끓였더니 냄새가 구수하니 좋다. 조카가 배가 고프다며 들어서더니 식탁을 보고 놀란다.
-이모, 이거 아카시아전 너무 향긋하니 맛있다. 내가 생각한 것은 이런 맛이 아닌데 정말 맛있네.
글구 된장찌개도 먹고 싶었는데 너무 맛있어. 완전 진수성찬인데...
녀석은 몇가지 반찬을 꺼내 놓고 된장찌개와 아카시아전 뽕잎나물을 주었더니 맛있단다.거기에
어제 옆지기가 고기를 모처럼 구워 먹자고 해서 부추를 새콤하게 무쳐주었더니 맛있게 먹었는데
그게 조금 남은 것이 있어 버릴까 하다가 놓아 두었더니 그걸 맛보니 딱 제 스타일이라며 맛있단다.
무엇이 들어갔는지 알려달란다. 알려 주었더니 다음에 해먹어봐야겠다고 그러면서 모든 것이 다
맛있다며 맛있게 잘 먹는다. 가시오가피와 한방재료를 넣고 해 놓은 백숙도 있어 한그릇 퍼 주었더니
잘 먹지 않는데 맛있다며 고기를 잘 발라 먹는다. 이 또한 무엇을 넣고 했는지 궁금하다고 해서
알려주고 언니에게 가져다 줄 것도 한 통 퍼서 담아 주었다.
그렇게 하여 아카시아전과 뽕잎나물 오이부추김치 가시오가피한방백숙까지 통에 모두 담아 조카의
손에 들려 언니에게 보냈다. 조카는 저녁을 먹지 않는데 맛있게 잘 먹었다며 큰일이란다.배가 불러서.
녀석 요즘 제엄마 병간호 한다고 3kg나 빠졌다니 에효 좀더 내가 챙겨 먹였어야 하는데. 그래도 아카
시아전을 맛있게 먹어 주어서 고맙다.제엄마것을 잔뜩 싸주니 기분이 좋은가보다. 아카시아전은
이맘때 한두번 맛 볼 수 있기에 아카시아꽃이 피면 뒷산에 가서 꼭 한봉지를 따다가 한번 해 먹고
딸들 해줄것을 냉동실에 넣어 둔다. 이번에도 한봉지는 냉동실에 한번 해 먹을 것을 넣어 두었는데
그것은 딸들에게 반찬을 해가는 날에 아카시아전을 해다 주려고 한다. 아카시아전을 먹고 모두가
오월의 향긋한 맛을 봐야 한다. 먹어보면 정말 향긋하니 맛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꽃을 좀더 딸 수
있으면 좋을텐데 아카시아꽃은 높은 곳에 있으면서 가시가 있어 참 따기 번거롭다. 이번주에 산에
간다면 한번 더 따다 해 먹어볼까.옆지기와 그리고 딸들과 함께 먹어야 더 맛있는데...
2013.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