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달리기 푸른숲 역사 동화 7
김해원 지음, 홍정선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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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어느 날 전국소년체전 광주 합숙소에서 네 명의 아이들이 코치의 눈을 피해 광주 시내로 탈출을 한다.그런데 그 날 광주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아무것도 모르고 대학생들과 공수부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그곳으로 구경을 갔던 소년들이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그것이 무엇일까? 1980년 내가 중학교 때의 일이다. 그해 광주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그해 나보다 어렸던 소년들의 눈을 통해 '그해' '광주' 의 현실을 다시금 재생시켜 본다. 점점 우리는 잊어가고 정부는 사실을 왜곡하려 들었던 그해의 이야기를 아이의 시선을 따라가며 그 아픔을 이야기 해준다.

 

어느 날 기차에서 내린 한 남자가 '시계수리점'을 찾는다. 그리곤 오래된,33년전에 멈춘 '회중시계'를 다시금 째각째각 생명을 되찾을 수 있는지 수리점 아저씨께 물어 보는데 시계수리를 하는 아저시는 회중시계를 보고 눈이 휘둥그래지고 남자도 놀란다. 그리고 그들은 먼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그해 광주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니 소년이 어떤 아픔을 겪었고 이 남자는 시계를 왜 간직하게 되었으며 그 시계의 진짜 주인은 어떻게 되었는지 그 기억을 더듬어 가며 광주의 아픔을 이야기 한다.

 

기필코 황태를 이기고 국가 대표가 되겠다.

 

나주에서 시계수리를 하는 다리를 약간씩 절며 불편한 걸음을 걷는 아버지를 둔 소년이 있었다.소년은 누구보다 달음박질이라면 자신 있었다. 살아가기 위해서 달렸는데 그것이 소년을 빛나게 해주는 무기가 되어 소년은 전국체전에 선수로 뽑혀 나가게 되었다. 소아마비 다리를 가진 부모에게는 달리기를 잘하는 소년이 그야말로 자랑거리였다. 누구보다 기분 좋았지만 아버지는 내색을 하지 않고 소년에게 어려운 살림에도 운동화를 새로 사주고는 합숙소로 소년을 보낸다. 하지만 합숙소에는 그의 라이벌과 같은 존재인 정태라는 소년도 있고 다른 또래 친구들이 있다. 그들을 24시간 지키고 있는 코치도 있어 그들은 합숙소에서 한발짝도 자유롭게 나갈 수가 없다. 그런 상황에서도 소년들은 탈출을 시도하며 서로의 우정을 다져간다. 그러던 어느 날 전국체전도 다가오고 어느 정도 운동연습도 다져지고 소년들 우정도 많이 깊어진 가운데 그들은 광주시내로 탈출을 강행 성공을 한다. 유유자적 그동안 감금되듯 합숙소에서 누리지 못한 자유를 누리며 시내구경을 하던 그들 눈 앞에 이상한 광경이 눈에 들어 오고 급기야 보아선 아니 일어나선 안되는 일들이 일어나게 된다. 대학생들및 일반인들 어린이들까지 마구잡이로 피해를 입히며 누군가의 힘에 의해 광주시민들은 자유를 박탈당하고 무참하게 죽어가지만 모두가 침묵하고 있다.아니 광주가 고립되어 광주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아부지 어릴 때 나주역 앞에 시계방이 하나 있었는디, 그 주인이 돋보기를 눈에 끼고서 시계를 고치는 기 아따 얼매나 신기헌지 날마다 구경 갔시야. 근디 하루는 그 시계방 주인이 회중시계 하나를 줘야.오래되았어도 시간은 잘 간께 쓰라고. 그 시계를 받은 날 결심혔다. 나도 시계공이 되야서 기차역 앞에 시계방 하나 내야겄다고."

 

그러다 소년은 시계수리 아버지가 자신을 만나러 오다가 군인들의 총에 맞아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고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아버지의 시신이 안치된 곳에 가서 아버지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집에 알리려고 하지만 그곳까지 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통제가 되고 있다.왜 광주가 이렇게 지옥과 같이 변해야만 하고 소년은 누구보다 선량했던 아버지를 잃어야만 했을까? 믿고 싶지 않은 현실,자신은 그저 달리기를 잘하여 소년체전에 나가 금메달을 따서 국가대표가 되어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었는데 그런데 이젠 아버지가 안계시다.아니 자신에게 아버지가 손수 만든 시계를 전해주기 위하여 상엄한 통제를 뚫고 소년을 만나러 오다가 아버지는 군인들의 총에 맞아 죽고 말았다. 믿고 싶지않은 현실이 눈 앞에서 벌어진 것이다.아버지가 아버지의 꿈을 키울 수 있게 된 '회중시계'를 늘 허리에 차고 다녔는데 그 시계는 이제 소년의 손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이 소식을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가족에게 알려야 하는데 방법이 없다.

 

 

 

합숙소에서 함께 방을 썼던 소년들은 우정을 다지며 소년과 함께 나주 소년의 집으로 가주기로 한다.하지만 나주로 가는 길은 모두 차단되어 있다.교통도 통신도 마비 상태인데 소년들은 어떻게 나주로 갔을까? 소년들이 나주로 가는 길에 만난 군인들, 그들은 소년들에게 총을 겨눈다. 왜 아무 죄도 없는 소년들에게 총을 겨누어야 했을까? 이나라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고 누구의 통제속에 있기에 무고한 사람들은 죽음을 당하고 총을 겨누는 자들은 왜 사람을 죽여야만 했을까? 소년의 가슴에 총을 겨누며 자신의 현재 모습을 보게 된 누군가가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는 소년의 가슴에 총을 쏘지 못했고 소년은 총을 피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아버지의 죽음을 알리고 그토록 좋아하던 '달리기'를 인생에서 지워 버렸다. 아니 아버지의 유품이었던 회중시계도 잃어버렸다. 소년의 회중시계를 주워 33년간 간직 해 온 총을 겨눈 자,평생 멈추어 버린 시계처럼 그의 가슴엔 죄의식이 자리잡고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자신의 죄값을 치루고 싶어 '소년'이 현재 잘 달리며 살고 있는지 전국을 돌며 찾고 있는 것이다.그러다 드디어 '잘 달리고 있는 자'를 발견하게 되고 회중시계는 다시 '째깍째깍'소리를 내며 생명을 얻게 된다.

 
 

 

독재자가 떠난 자리에 군사적으로 다시 자리를 차지 하고 거기에 많은 이들의 목숨까지 앗아가며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 했던 사람, 그들을 향하여 광주학생들은 민주화를 외쳤고 그런 학생들과 일반인들을 무참하게 짓밟고 죽음으로 몰아 넣은 그해 광주, 소년도 역사의 피해자이다. 하지만 그 소년에게 누군가 나서서 죄값을 치르지 않았다. 하지만 누군가는 기억하고 있고 잊지 못하고 있다. 기록을 못하게 하고 통제를 했다고 해도 분명 어딘가 누군가,아니 모두의 가슴과 머리에는 기억하고 있고 반드시 역사는 기록되어야 하고 기록해야만 한다.그것이 역사의 오류라고 해도 죄값을 치뤼야 한다.반드시 사죄해야 한다. 더욱이 아무 죄도 없이 죽어간 무고한 생명들이었기에 더하다. 그시간을 소년의 그리고 그 소년에게 총뿌리를 겨누었던 남자의 증언에 의해 역사는 다시 기록되고 있다. 그리고 사죄하고 있다. 우리의 역사를 보면 피의자는 떳떳하게 당당하게 살아가는데 피해자는 숨 죽이며 그늘에서 살아간다. 왜 그래야만 할까? 법의 심판에서 벗아났다면 누군가 그들의 역사의 심판대 위에 세워 사죄시켜야 한다. 자신의 죄가 무엇인지 모르며 어떻게 하늘 아래 고개 들고 살아갈 수 있는지. 회중시계를 간직했던 남자처럼 '죄의식' 속에 살지 말고 떳떳하게 자신의 죄를 뉘우쳐야 한다. 그것이 역사 앞에 후손 앞에 숨 쉬며 살아갈 방법인 것이다.남의 눈에 피눈물 나게 해 놓고 두다리 뻗고 살 수 있을까? 역사는 분명히 알고 있다.그리고 그해 그들의 피는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역사는 기억하고 있고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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