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 - 제4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이수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일까? 아니 나부터 나와 다름을 인정해주며 살아 가고 있을까? 나와 다름을 인정하기 보다는 나와 똑같아지기를 강요하며 살아가고 있고 그런 사회인듯 하다. 그런 반면에 요즘은 '동호회' 가 인터넷을 활성으로 인해 무척 다양해지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산악회만 보더라도 얼마나 많은지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겹치기로 몇 곳의 산악회를 드는가 하면 애견인들이나 애묘인들은 또한 그 나름으로 뭉치기도 하고 취향이란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어쩌면 세분화 되어 단위가 커지고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 보게 되었다.

 

네가 떠나고 난 후 빨다 버린 사탕이 된 나는 인턴은 진작 끝났고,인턴이 끝나니까 이제 직장이라고 대답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됐고,그래서 나는 씹다버린 껌처럼 바닥에 들러붙어서 그저 빚 갚을 일만 남았는데 돈도 없고,그러니 이제 문서제단기에서 들어간 영수증처럼 잘게 썰려 벌져지는 일만 남았는데 너는 이미 내 곁에 없는 거였다.

 

소설에서는'애묘'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애견을 키우고 있어서 그런가 나 또한 나와 취향이 같은 사람을 만나면 소통이 잘 되어 할 이야기가 많지만 애견에 대하여 반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는 한마디도 안통한다. 그들은 '반려동물'에 대한 생각이 없다.동물은 동물이다. 동물에게 하는 사랑을 부모나 그외 사람들에게 하라는 식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마이너스인 부분도 있지만 삶에 반려동물로 인한 플러스 부분도 많다. 동전의 양면과 같이 음과 양이 있게 마련이 것이 '취향'인듯 하다. 애묘인들, 아니 애묘가였던 여자친구가 갑자기 달랑 문자 한마디로 헤어지자고 하고는 행방불명이 되듯 행방이 묘연해졌다. 나의 어디가 맘에 들지 않아서,라고 생각을 했지만 그녀는 자신의 애묘인 '쿠치'를 잃어버리고는 완전히 딴사람이 되었다.오드아이였던 쿠치, 쿠치는 어디에 있길래 그녀와 그의 사이를 갈라 놓은 것인가.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에서 고양이 애호가가 아닌 애호 무리가 지나치게 늘어난 것은 특수한 경우에요.이런 식으로 대거 몰려 다니게 된 것은 최근 몇 년간의 일이거든요.저희는 그것을 특별함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정말 '쿠치'라고 생각되는 그녀의 애묘를 만났다. 우여곡절 끝에 쿠치를 잡을 수 있었고 그녀를 만나기 위해 애묘카페동호회에 나가지만 망신아닌 망신을 당하게 되고 그곳에서 뜻하지 않은 인물을 만나게 된다. 그녀는 애묘가가 아닌 '안티 버틀러'였던 것이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 반대파나 마찬가지인 '안티'가 있었던 것,그와 통하는 바가 있다. 그렇게 한은 김B를 만나 '안티 버틀러' 가 되어 행동에 나서게 되는게 그게 정말 대단하다. 모인사람들이 고양이에 의해 피해를 입거나 더 나아가 대선까지 연관이 된다. 단순하게 생각했던 '취향'이 한나라의 우두머리를 뽑고 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 할 수도 있음까지 나아갔다. 취향이 무섭게 작용을 한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정말 무섭게 흘러간다.아니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자신들의 '취향'만을 인정하는 세계,나와 다른 취향을 공격적으로 공격을 한다.물론 현실에서는 이렇지 않겠지만 소설에서는 '공격적'으로 발전해 나간다. 소수의 인원이 모이지만 그 힘은 섬짓하다. 그런 이야기가 맛깔나면서 '천명관'의 <고래>를 읽는 느낌의 스토리텔링에 빠져들게 된다. 소설을 읽으면 <고래>가 자꾸 생각나는 것은 뭘까? 끝나지 않을것만 같은 이야기들의 이야기 속에서 '내 취향은?' 하며 반문해 보게 되었다.내 취향은 타인에게 강요하며 살아오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저자의 글은 어쩌면 소설속 '남궁 아버지'의 글과 같다고 표현하는 것 같다. 진밥이 아닌 고두밥이 아니어도 분명 고두밥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그런 글을 만난 기분이다. 꼭꼭 씹어서 삼켜야 할 것만 같은 저자의 소설을 오래 기억하게 될 듯 하다.나와 다름을 인정한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받아 들이고 인정하는 일이 평생에 걸쳐서도 못하는 사람도 있다.그 힘든 일을 고두밥과 같은 독특한 글로 풀어내고 있다.꼭꼭 씹어 삼키라고,그런 글을 만난 것은 행운이기도 하다.

 

거기 실린 글들은 진밥이다. 씹고 삼키기 좋다는 뜻이지.사람들은 그런 글을 좋아한다.읽고 섬기기 좋기 때문이지. 아버지의 글은 고두밥이다. 씹기도 삼키기도 쉽지 않다는 의미다.남들과 다른 것,알기 힘든 것,그런 것은 튀어나온 돌부리와도 같다. 시선을 두다가도 비켜가거나 피하고 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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