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이름 푸른숲 새싹 도서관 10
호세 안토니오 타시에스 글.그림, 성초림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요즘은 자신의 이름보다 닉네임으로 더 많이 살고 있는 세상같다. 나부터 그렇다. 늘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다보니 내 이름보다는 '닉네임'이 더 내이름 같은 현실이다.거기에 아이들을 낳고 부터는 내 이름을 대신하는 아이들이름, 00엄마로 통하고 있으니 현실적으로 내 이름이 사라진듯 해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난 누구보다 먼저 '실명'을 사용했다.내가 나 스스로 내 이름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해서 한 행동이었고 옆지기에게도 이름을 불러 달라고 했고 그렇게 하다보니 이름을 불러도 익숙하게 되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00엄마로 불렸으니 그것이 편한 시간이 있었는데 지금은 내 이름이 더 편하다.

 

 

요즘 아이들은 스마트폰 세대라 그런지 더욱 그런 현상도 있다.거기에 외괴어처럼 알아 들을 수 없는 '줄임말'은 정말 한참 생각해야 알아 들을수 있는 경우도 있고 핸펀에도 자신의 임의로 이름을 올려 놓으니 실명보다 닉네임이 더 편한 세상이다. 이 책은 내가 아닌 '사과' 로 얼굴이 대신 표현이 된다. 나만 '사과'인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모두 '사과'를 얼굴로 가지고 있다.

 

 

학교에선 아이들이 이름으로 부리기 보다는 '공부벌레'나 그외 별명으로 많이 부르고 그런 내가 친구를 겨우 사귀었는데 다른 친구들이 끼어 들어 친구를 잃고 말았다. 학교라는 곳이 아이들의 정체성을 흐려 놓은 것처럼 아이들은 규격화 되어 모두가 다 '사과'다. 국화빵을 찍어내듯 모두를 같은 틀에 맞추어 놓아서일까. 친구를 사귀는 것도 서툴고 함께 어울리는 것도 서툴다.

 

 

그런 아이들이 '학교폭력'에서는 자신들의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작가는 쉬쉬하며 숨기고 싶어하고 숨기려 하는 '학교폭력'을 밖으로 드러내야 하는 의미로 아이들의 얼굴을 드러냈다고 표현하고 있다. 감추수록 문제는 더 커지고 아이들만 병들어 간다. 분명히 수면위로 떠 오르게 해야 아이들이 상처도 덜 입는데 학교측은 또 그런 입장이 되고 싶지 않아 하는 것이 현실이다. 몇 장 되지 않는 그림인데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모두가 똑같은 사과의 얼굴을 하고 있던 아이들이 방과후 시간부터 배로 변하고 있다. 집으로 향햐는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확실한 '초록색 배'로 변했다. 마스크맨도 아니고 빨간 사과가 초록의 배로 변했다.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현실이 '수능과 대입'에만 맞추어져 있어 개인의 적성과 개성은 무시되고 있어 아이들이 흔들린다. 나도 아이들을 고3 그 힘든 시간을 보내보아야 몸으로 느껴 보았기 때문에 아는데 요즘 아이들은 자신의 적성으로 대학을 선택하기 보다는 '시험성적'에 맞추어 가다보니 다시 리턴하는 아이들이 많다. 학교측과 선생님들 입장에서는 대학교를 잘 보내면 밖으로 보여지는 능력으로 아이들을 평가하기에 개개인의 숨은 능력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울집 딸들도 그런 문제에 부딪혀 고민을 하길래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택하라고 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해야지 아닌 길로 가다가 다시 되돌아 온다면 언젠가는 후회할 것 같아 하고 싶은 것을 먼저 해보고 후회를 해도 빨리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물론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있으니 부모탓은 아직 없다.

 

하지만 아이들은 늘 기계처럼 움직이고 짜여진 틀에 맞추어 살다보면 십대에서 이십대로 가는 그 시간에 한참 흔들린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자신이 누구인지. 나를 찾으려 할 때는 늦은 경우도 있다. 이 책의 마지막은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와 있다.자신의 본 모습으로 그리고 내 안에 존재하는 '나'로 나와 대화를 하고 있다. 어찌보면 이런 현실이 참 슬프다. 서로 각자의 모습이 있는데 왜 똑같이 '사과'로 살아야 할까? 어떻게 보면 또 그런 사회를 어른이 만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교육의 현실이 아이들이 자라는 현실이 참 각박하고 씁쓸하다. 좀더 밝은 모습이었다면 좋았을텐데 이렇게 표현되어야 한다는 것이 안타까워서 그림만 몇 번 다시 보았다. 많은 글보다 그림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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