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돌콩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30
홍종의 지음 / 자음과모음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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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다고 얕보지 마라. 내 안에도 천지의 모든 기운이 들어 있다.바람에 흔들리는 가녀린 즐기라고 안타까워하지도 말아라. 한번 잡으면 내 몸이 끊어지기까지 놓지 않는다. 너희는 언제 이렇게 목숨 걸고 무언가를 잡아본 적이 있는가? 이렇게 단단하게 익어본 적이 있는가? -달팽이 목사 김민수 <돌콩>

 

이름부터 정말 특이하다.한번 들으면 잊지 않을 이름 '오공일' 왜 '공일'일까? 택시운전을 하던 아버지가 그가 일요일에 낳았다고 해서 지은 이름 '공일' 쉬워도 너무 쉽고 의미가 없다. 그런 오공일은 태생부터 정말 특별나다.아니 기막히다.아버지와 엄마 그리고 공일이보다 나이가 스물여섯이나 많은 형이 있다. 그 형이 장가를 가고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는 재혼을 했다.그것도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남자와. 그 사이에서 오공일이 태어났는데 엄마의 나이가 또한 많을 때라 어린시절 그는 아빠가 아닌 '아버지' 남이 보기엔 할아버지와 같은 아버지와 살았지만 그 아버지는 전봇대를 꽉 껴안고 죽고 말았다. 더 참을 수 없는 것은 형의 아들인 그에겐 조카가 공일이보다 두살이나 위라는 것이다. 조카는 덩치도 크고 축구를 잘해서 선만의 대상이지만 공일이는 작고 왜소해서 친구들에게 늘 맞고 다닌다. 그날도 공일이는 친구들에게 쫓기도 있었다.

 

이제는 학교도 친구도 모든 것과 끝장을 내야겠다고 생각을 하며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친구들에게 쫓기다 그가 궁여지책으로 탈출구로 정한 것이 길가에 세워진 '다마스' 택시운전을 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그는 17세지만 운전을 할 수 있다.그렇게 유유히 친구들을 뒤로 하고 분식집에 계란 배달을 하던 다마스를 끌고 무작정 간 곳이 형이 하는 '목장' 아니 내가 왜 여기로 가고 있는 것인가 하고 생각이 들던 찰나에 형의 목장에 가끔 와서 일하는 축산학과 '금주'를 만나게 된다.덩치가 남산만한 금주는 그가 차를 몰고오니 옆자리에 탔다가 도둑질을 한 것을 알고는 난리 난리,차를 어떻게 할까?절도죄가 성립이 되고 무면허운전이다. 그의 앞날은 캄캄하다.학교로 돌아갈 수도 없고.

 

그런 공일이가 어쩔 수 없이 형의 선처로 목장에서 일을 하며 자신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생각하다가 '기수'라는 직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몸집이며 모든 것이 자신에게 딱 어울리는 것,거기에 자신도 모르던 자신안에 소나 말을 타는 재주가 있었다. 그렇게 가족들과 부딪히다보니 아버지가 또한 '말' 때문에 돌아가시게 되었고 아버지가 남긴 빚 때문에 형이나 엄마가 지금까지 힘들었던 것이다. 누가 뭐라해도 내 꿈을 포기할 수 없다. 조카인 도민이가 그에게 자신의 채찍을 준것은 어쩌면 자신의 꿈을 응원하는,앞으로 자신의 꿈에 채찍질을 하라는 의미로 받아 들이는 공일은 지금까지 자신이 이렇게 열절을 쏟았던 것이 없었던 만큼 정말 열심히 한다. 기수라는 것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고아영' 그녀의 제주마처럼 당차고 아픈 상처와 오공일의 꿈은 함께 초원 위에서 날개를 단 듯이 비상을 꿈 꾼다.

 

"네 자신한테 냉정하게 물어봐라. 17년 동안 네가 한 일이 뭐냐고.정말 어떤 일에 죽을 만큼 버르적거린 적 있었느냐고."

 

채찍으로 자신의 허벅지를 단련하며 운동장을 날르듯 뛰던 도민이도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꿈을 접었다.왜? 그 부분까지는 나오지 않았지만 아마도 그는 그 길이 너무 힘들고 지쳤었나보다. 어느 날 갑자기 해외여행을 가고 그렇게 한바퀴 돌고는 얼굴에 '웃음과 여유'를 찾은 도민이를 보며 자신도 자신에게 맞는 옷처럼 다시 찾은 꿈인 '기수'라는 옷을 입고 더 많은 웃음과 또 다른 가능성을 찾는 오공일이 정말 대견하게 그려진다. 우리 청소년들은 대부분 중고등학교를 거치며 자신의 꿈이 아닌 누군가의 강요에 의하여 '공부'를 하게 된다.성적주의 교육에서 그들의 꿈은 산산히 부서져 버리고 꽉 맞게 조여진 틀 속에서 한치도 움직이지 못하며 답답한 시간을 보내는 우리 청소년들을 보면 정말 불쌍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안쓰럽다. 공일이처럼 맘껏 초원위를 한번 달려보지 못하고 그 찬란한 청소년 시절을 갇힌 생활을 하는 아이들의 탈선은 어쩌면 우리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제도나 현실이 아닌가 한다.

 

단단하고 작고 보잘것 없는 야생의 '돌콩' 하지만 동물들의 먹이로 안성맞춤이다. 그런 돌콩처럼 작고 왜소하여 친구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하거나 어느 곳에서 보잘것 없는 아이처럼 여겨졌던 '오공일'이 자신에게 딱 맞는 '기수'라는 꿈을 향해 점점 단단하게 여물어 가는 시간들이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준다.한때 '루저'라는 말이 아픔이던 때가 있었다. 장대처럼 키가 커야 ,다리가 길어야 하는 것처럼 외모주의사회에서 오공일이 같은 작고 못생겨서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가족들에게도 가치 없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사람은 누구나 다 '존재가치'가 있는 것이라 모두가 찍어낸 마네킹처럼 똑같다면 세상은 정말 재미없을 것이다. 모두가 다 다르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고 자신만이 특별하게 잘할 수 있는 능력은 꼭 있다. 숨 쉬는 그 날까지 꿈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자존감을 잃은 청소년들이여 돌콩과 함께 힘차게 초원 위를 비상하며 꿈을 이루어보고 싶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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