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관한 쓸 만한 이론
스콧 허친스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사랑에 관하여 많은 방법과 이론이 있겠지만 정말 이론이 필요할까? 이론을 따지는 사랑은 어떻게 결말이 날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저마다 다른 사랑과 느낌으로 소통하는 방법 또한 가지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슴이 움직이고 느껴야하지 않을까? 대부분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사랑으로 상처를 입는 사람들은 마음의 문을 스스로 꼭꼭 걸어 잠근다. 그것을 여는 것 또한 자신의 몫이지만 그것이 오랜 시간동안 열리지 않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너무 때가 늦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종종 듣게 된다. 너무 늦지 말아야 하는 것이 사랑의 소통인데 여기 삼십대의 이혼남이 아버지의 의문의 자살과 전처와의 이혼으로 인해 마음을 쉽게 열지 못하는 이가 아버지의 20여년간의 일기를 컴에 옮겨 '인공지능 아버지' '온라인 아버지' '닥터바셋'을 복원하며 다시금 온라인 아버지로 인해 '사랑의 감정이 복원'되는 이야기가 있다.

 

요즘은 정말 자고 일어나면 너무 많이 달려가 있어 변화하는 시대를 따라가는 것이 힘에 부친다. 스마트폰이 몇 년 되지 않았지만 스마트폰의 세상은 급속도로 발전해 있다. 점점 인공지능화 되어가는 스마트폰의 세상이 어디까지 진화할지,정말 이러다 죽은 자를 복원해내는 '인공지능형 스마트폰'의 세상이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나 또한 스마트폰으로 바꾼지 얼마 되지 않지만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 하나로 세상과 접속하여 소통하는 그 세계에 점점 빠져 드는 느낌이 들어 씁쓸하다.그러지 않기 위하여 오래도록 미루고 미루고 남들이 옆에서 뭐라해도 스마트폰으로 바꾸지 않았었는데. 그래도 한편으로는 잘한듯 하기도 하다. 더 나은 세상을 경험해 보는 것도 시대를 따라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 혼자 안하고 있으면 괜히 뒤쳐지지는 느낌,소외당하는 느낌도 있다. 여기에서는 기계가 인간의 감정까지 복사한 듯한,정말 그런 로봇이나 컴퓨터가 생겨날까? 스스로 생각하고 감정을 가져서 화도 내고,그런 세상이 온다면 생과 사死라는 것이 어쩌면 영원불멸처럼 '닥터바셋'처럼 복원되어 죽어도 영원히 죽지 않은 그런 삶이 되지 않을까? 무섭다.

 

오,닥터 바셋. 살아 있을 때에도 확실하게 살아 있지 못하고, 죽어서도 확실하게 죽지 못했군요.

 

컴퓨터의 발전은 어디까지일까? 정말 인간처럼 감정을 가지고 감정표현을 하는 그런 인공지능형 컴이 나와 인간을 대신하는 그런 세상이 올까? 그런 세상을 생각하며 무섭다. 아무리 감정을 가진 인공지능라고 해도 가족을 대신하고 이웃을 대신할 수는 없다. 닐은 닥터바셋에게 '친구1'으로 기억되며 그와 대화를 시작한다. 아버지의 20년치 일기를 메모리시킨 인공지능형 컴과 닐과의 대화, 처음엔 닐이 아들인줄 모르고 대화를 이어가다가 그가 아들임을 알아치리는 닥터바셋. 그는 왜 20년동안 일기를 써 온 것이고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아버지가 권총으로 자신의 심장을 겨냥한 것일까? 아버지가 살아계셨더라면. 분면 두분의 관계는 원만한 듯 보이나 닥터바셋은 이웃이며 친구였던 '윌리삼촌'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하고 닐이 태어나던 해에 대하여 알고 싶어 한다. 그런가 하면 업그레이드를 시키듯 하려 하니 분노하여 말을 하지 않는 닥터바셋,정말 감정을 가진 인간과 비슷한 존재가 된 것일까?

 

우연하게 만난 어린 레이첼에게 이상한 감정을 갖게 되고 자신은 사랑인지 몰랐지만 점점 그녀에게 향하는 감정,그런 사이 우연하게 전처 에린을 만나게 되고 그녀와 결혼생활에는 느끼지 못했던 부분을 보게 된다. 그만큼 객관적인 제3자의 입장에 되었다는 것.그렇다고 에린과 다시 합치거나 한다는 것은 아니다. 친구로 남아 둘은 스스럼없이 이야기도 하고 만남도 가지는데 둘은 서로를 어쩌면 겉모습만 보고 속은 너무 몰랐던 것에서 소통을 하지 못하고 헤어지게 된것인지 모른다. 에린 때하고는 다르게 어린 레이첼이지만 그녀로 인해 자신이 변해가는,아니 닥터바셋과 대화를 나누며 점점 자신이 사람과 세상과 소통을 하게 된다. 아버지와의 닫혀 있던 문이 열리듯 '온라인 아버지'는 그에게 세상의 문을 열고 다가가게 해준다.그런 반면에 닐이 탄생하던 그 해에 대하여 의문을 갖는다.온라인 아버지가 왜 닐의 탄생년도에 집착하는 것일까? 윌리의 집에 찾아 가고 자신의 어머니에게 듣게 되는 그의 탄생년도에 있었던 일과 그 후 20여년 동안 아버지의 앓았던 '우울증'에 대하여 듣게 되고 그는 그동안 아버지와 막혀 있던 문도 열게 된다.

 

네가 하는 일은 네 아버지를 기리는 거야. 네 아버지는 자기 몸을 과학연구에 바치고 싶어 했다...우리는 네 아버지의 정신을 기증한 거야.

 

인공지능 닥터바셋이라고 해도 자신이 어떻게 되었었는지 '과거'를 알아야 한다. 아들이 대학 4학년 이후,지금까지의 기억이 없는 닥터바셋은 닐이 자신에게 과거형으로 말하는 것이 싫다. 왜 과거형이 되어야 할까? 닐은 '닥터바셋'이 아버지가 아니라 단지 아버지를 기억이 저장된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고는 그에게 아버지의 자살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 준다. 닥터바셋은 자신의 자살을 알게 되더라도 영원히 존재할 수 있는 인공지능형일 뿐이지 자신의 진짜 아버지가 아니다. 어쩌면 닥터바셋과의 교감으로 인해 자신의 과거와 아버지의 자살및 과거와 조우함으로 인해 닐 자신이 '사랑'이나 그외 모든 것에 구원을 받는 것과 같다. 그러기이전에 어머니와 좀더 대화를 나누었다면 아니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 많은 대화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이라도 사랑과 세상을 포용하는 법을 깨달았으니 천만 다행이다. 어쩌면 그렇게라도 저장된 아버지를 만난다는 것은 행운인지도 모른다. 소설을 읽으며 나도 친정아버지를 생각했다. 내가 늘 시골에 가면 부모님의 시시콜콜한 것들을 담으려 하면 아버지는 내게 '가방과 사진기는 왜 그렇게 보물처럼 가지고 다니느냐?' 하고 물으셨다. 처음엔 사진 찍는 것을 싫어하셨는데 늘 그렇다보니 아무렇지 않게 대하셨고 그렇게 남겨 놓은 사진들로 인해 지금은 아버지를 만나고 있다. 그때 그렇게 하지 않아다면 지금 아버지를 기억하는 것은 더 희미했을 것이다. 살아 계실 때 더 잘했어야 하는데 늘 곁에 없어봐야 존재가치를 알게 되는 못난 자식이다. 사랑은 이론을 따지지 말고 가슴이 시키는 대로 얼른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한번이라도 더 찾아 뵙고 소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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