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으로 창조하라 - 아레테의 힘
김상근 지음 / 멘토프레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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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읽기 싫어하고 어려워 하는 것은 [인문]이다. 그런데 언제가부터 인문학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쉽게 읽고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는 좀더 한 권이라도 읽어보려고 노력을 한다. 그런 기회를 안겨준것은 유홍준의 <나의 문화답사기> 시리즈이지 않았나싶다. 여행과 역사 문화를 좋아하지만 역사에는 문외한이라 더 기회를 가져보려 하는데 그래도 역사는 힘들다. 이해하지 않고 암기만 하려는 주입식이 박혀 있어서일까.'아는만큼 보인다'라는 말처럼 정말 역사나 문화는 아는만큼 보게 된다. 이 책 <인문학으로 창조하라>는 제목은 조금 어려운 듯 하지만 그 속은 르네상스 시대의 회화,조각,건축과 관련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함께 담겨 있어 그림과 함께 하며 재밌게 읽을 수 있다.

 

'르네상스' 를 문예부흥의 시대라고 한다. '재생' 옛 것을 보고 배우며 그것을 현시대에 맞게 새롭게 탄생시키는 '재생'의 시대였지만 어느 시대보다 회화 조각 건축이 빛났고 지금까지도 그 시대를 능가하는 작품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내가 이탈리아를 정말 좋아하고 언젠가 꼭 한번 가보고 싶게 만든 것은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 였다. 책을 읽기전에 영화로 먼저 만났는데 영화의 내용도 그렇지만 영화속 배경이 된 이탈리아에 쏙 빠져들고 말았다.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너무 아름답게 담아낸 영화였다. 이 책에서도 <냉정과 열정사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내가 본 영화이고 더욱이 영화로 인해 더 이탈리아를 동경하게 되었으니 빠져들며 읽게 만든다.

 

르네상스시대를 이끈 미켈란젤로와 레오나르도 다빈치, 브루넬레스키와 기베르티 등 거장들을 빼 놓을 수 없다. 르네상스에서 '인문학'을 읽는다? 인문학은 '인간에 대한 학문' 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르네상스시대의 인문학자들은 인간이 되기 위한 덕목으로 역사,도덕,철학,문법,수사학,시를 공부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교육과정을 거치며 어른이 되어 그 사회나 조직의 리더가 될 수 있었습니다.' 회화와 조각 건축등에서 미켈란젤로와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경쟁]을 한다. 브루넬레스키와 기베르티도 건축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지만 기베르티에게 [요한 세레당 동쪽 청동문]을 양보한 브루넬레스키는 다른 분야인 건축을 배워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을 지었다. 얼마전 티비에서 [브루넬레스키와 기베르티]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 보았던 기억이 있다. 기베르티는 청동문에 자신의 젊었을 때 얼굴과 나이가 들어서 노인이 되었을 때의 얼굴을 새겨 넣었다. 신이 아닌 자신의 모습을. 브루넬레스키는 피오레 성당 돔 천장을 외벽과 내벽으로 나누어 벽돌로만 아름다운 돔을 완성했다. 현대의 건축공법으로 흉내도 낼 수 없는 것을 이루어냈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은 [조르조 바사리]의 말처럼 [더 이상의 조각은 없다. 조각이라는 예술 장르는 여기서 끝이 났다. 아무도 미켈란젤로의 <다비드>를 능가할 수 없다] 라고 표현했다. 미켈란젤로는 아무도 손을 못 대고 있는 죽어 있는 대리석에서 새로운 '생명'을 끄집어내 '다비드상'을 완성했다.

 

"미켈란제로가 추구했던 궁극적인 미학은 필요 없는 부분을 잘라내는것에서 완성되었습니다.이것이 바로 미켈란젤로가 당대의 플라톤 철학자들에게서 배운 것입니다.완벽한 아름다움은 무엇이라 규정할 수 없습니다. 완벽하게 아름다운 상대는 아직 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가능성으로만 남아 있습니다.'

 

아무도 손을 데지 못하고 죽어 있던 대리석,그 대리석에서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기키 위하여 그는 그 돌이 왔던 곳이 채석장에 가서 직접 모든 것을 경험하면서 그 돌에서 필요 없는 부분을 깎아 내면서 다비트상을 탄생시킨다. 손에는 금방이라도 피가 돌처럼 핏줄이 불거져 있고 눈은 빛나고 있다. 밑에서 올려다 보면 원근감에 의해 완벽한 비율을 자랑하고 있다고 하는데 완벽한 것을 탄생시키기 위하여 시체해부의 역겨움도 이겨내며 '인간'에 대하여 파고 들었던 그,그런 고통을 이겨냈기에 근육 하나 하나 살아 숨쉬는 듯한 생생함을 표현해 냈을 것이다.

 

'창조는 파괴로부터! 창조는 도나텔로처럼 망치를 들 때부터 시작됩니다.'

르네상스 시대는 '경쟁'을 부추기기도 했지만 일등이 아닌 이등이 다시 돌아와 활동할 수 있도록 그들을 수용해 주었다는 것.기베르티에게 져서 로마로 건축을 배우러 갔던 브루넬레스키를 받아 들여주지 않았다면 지금의 피오레 돔 성당은 존재할까? 한 분야에서만 탁월했던 것이 아니라 르네상스 시대를 이끈 거장들을 보면 회화 건축 조각 그외 다방면에서 재능을 발휘해 빛나는 업적을 이룩했다.재생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창조해 냈기도 하지만 자신들이 배운 스승을 잊지 않고 어느 한 부분에 숨겨 놓듯 한 오부제,자신의 새로운 것을 창조했지만 그것을 과거로부터 왔다는 것을 남겨 놓았다. 그런가하면 회화 건축 조각에는 '아레테' 를 추구했다는 것. '르네상스시대의 예술가들은 모두 '아라테' 즉 탁월함을 추구했습니다. 아레테란 그리스어로 완벽에 가까운 탁월함이란 뜻입니다.'

 

일인자를 따라잡기 위하여 일인자 옆에 가게를 얻었던 '버거킹'의 '버거킹전략' 처럼 르네상스시대의 거장들은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에서 자신과 같은 '경쟁자'가 있어 더욱 눈부시게 발전하고 누구보다 완벽함을 추구하며 맘껏 발산한 듯 하다. 그렇다고 아레테만 추구하여 우월주의에 빠진 것이 아니라 '아레테 덕목'까지 가지고 있다는 것. '아레테 덕목이란 주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영웅의 눈에서 진정한 눈물을 흘리게 하는,탁월한 인격을 뜻합니다.' 라고 한다. 창조는 파괴로부터 나오고 그 창조는 과거를 배제할 수 없으며 인문학적이라고 본다.인간을 떠나서는 창조가 이루어질까.내가 오늘 숨 쉬고 있는 것 모두가 그러고보니 인문학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인가.'인간' 하면 나를 지칭하는 것이니 쉽지만 거기에 '학문'을 붙이면 뭔가 심오하고 어렵다고 느껴진다. <인문학으로 창조하라 >는 르네상스시대 회화나 건축을 그들의 이야기와 함께 풀어내면서 쉽게 재밌게 읽으며 인문학에 빠져들 수 있다. 요즘을 '통섭의 시대'라고 하는데 어느 한 분야에서 뛰어나기 보다는 모든 것을 다 아우르는 그것이 어쩌면 르네상스시대의 '창조' 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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