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3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3
초(정솔) 글.그림 / 북폴리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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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린고양이와 늙은 개>를 처음 이야기부터 읽었는데 무척 공감이 가는 부분도 많고 나 또한 반려 동물을 13년을 키웠기에 충분히 이해하는 부분들이 너무 많아서 '맞아 맞아' 하면서 읽었다. 그것도 그렇게 인생 경험이 많지 않은 나이인데 참 세심하게 깊은 부분을 보고 있구나 하고 느꼈기에 더욱 정을 가지고 읽었는데 반려 동물이란 것이 키우다 보면 아픔의 시간이 한 두번은 꼭 있다.그걸 받아 들일줄 알아야지 '내겐 그런 일이 결코 없을 거야'라고 생각하면 동물을 키우지 못한다. 동물도 사람이나 똑같다. 똑같이 반응하고 똑같이 아파하고 그렇게 인간과 부대끼며 살다보면 정말 서로 닮아간다고 한다.

 

지금 우리집에서 키우고 있는 치와와 여시도 제일 먼저 시작은 작은오빠가 키우기 시작을 했다. 새끼를 내서 언니네 주고 언니가 키우가 새끼를 내서 다시 우리집에 두번이나 오게 된 것이 '호야와 여시' 로 숫놈과 암놈이었다. 호야는 11살이 되던 2011년 봄에, 그 전 겨울에 친정아버지를 보내 드려서 무척이나 마음이 괴로울 때 였는데 갑자기 호야가 숨을 못 쉬며 주저앉듯 하여 뭔일인가 했는데 심장마비가 왓나보다.정말 저녁시간까지 정기외출을 나온 딸들과 잘 놀고 딸들을 데려다 주고 왔는데 뛰어 나와 반기며 놀던 녀석이 갑자기 그러니 깜짝 놀랬고 그런 일을 처음 당하게 되니 정말 앞이 캄캄했었다. 인공호흡까지 시키고 24시 동물병원을 긴급으로 갔지만 소용이 없었다.벌써 굳어가는 녀석을 보면서 내 심장도 멎는 듯 했다. 그렇게 밤을 뜬 눈으로 보내고 녀석은 산소호흡기를 끼고 동물병원에 호흡만 유지한 채 입원시켰는데 벌써 가망이 없다는 것,그렇게 녀석은 새벽에 힘든 시간을 이기지 못하고 가버렸다.

 

그렇게 녀석을 보내고 무척이나 힘든 시간을 나 또한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겨우 일어났는데 그때 힘이 되어 준 것은 내 옆에 있는 여시였다.애들도 없었고 늘 혼자 있듯 하는 시간을 채워주는 여시는 가족이며 내 시간을 함께 하는 친구나 마찬가지다.그러나 여시 또한 그 전 해에 한차례 고비를 넘겼다. 녀석 또한 숨이 넘어가기 직전에 겨우 살려냈다. 심장과 폐에 물이 차서 힘든 상황이었는데 운 좋게 살아났다. 그래서 더욱 식탐이 많은 녀석이라 식구들은 조심을 시키는데 녀석은 제 사료보다 제가 좋아하는 과일이나 맛있는 냄새가 나면 꼭 먹어야 하는,사람처럼 살려고 하는 녀석이라 더 조심을 하게 된다. 딸들은 '엄마 그러다 여시도 간다. 먹을 것 주지 마세요.' 여시 엄마가 현재 15살인데 건강하게 살아 있다. 녀석은 눈이 보이지 않아 전에 깐깐했던 성격이 많이 누구러졌다. 집안 여기저기를 부딪히며 다니는 것을 보면 불쌍하다.그래도 다른 것은 모두 건강하니 다행이고 눈이 보이지 않아 사람에게 더 많이 의지하기도 한다. 동물도 나이가 들면 사람이나 똑같아진다.

 

반려 동물을 오래 키우다보면 정말 가족이나 마찬가지다. 낭낙이도 순대도 그런 시간을 거쳤고 가족들에게 '사랑'을 받고 사랑을 주면서 서로 원만한 관계를 가졌으니 행복한 시간을 보낸 것이다. 인간에게 냉대를 받지 않고 버려지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사람도 사람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동물이 사람에게,주인이나 그외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고 행운이다. 내가 호야를 보내고 너무 시름에 잠겨 있으니 언니가 한 말이 있다.'호야가 너한테 사랑을 받다가 가고 오랜시간 아프지 않고 심장마비로 금방 갔으니 어쩌면 다행한 일이다. 아파서 고생고생 하며 살았다면 모두가 다 고생인데 그것도 복이다.' 사람의 삶이나 반려 동물의 삶이나 정말 똑같다. 낭낙이도 못나서 뒤쳐지듯 했지만 마음씨 좋은 주인들을 만나 행복하게 살다 갔으니,그리고 함께 한 사람들에게 그만큼의 행복을 주고 갔으니 고마운 일이다.

 

식물도 그렇고 동물도 그렇고 인간이 사랑을 주는 만큼의 댓가를 준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주인들에게 그만큼의 사랑을 남겨 주고 17년의 생명을 마감한 낭낙이는 행복하게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요즘 버려지는 반려 동물도 많은가 하면 인간의 실수로 집을 나가 길을 잃고 헤매는,버려진 반려 동물이 된 것도 참 많다. 사람이 난자리도 크지만 동물이 떠난자리도 정말 크다. 나 또한 울집 호야의 동영상이 담긴 정말 오래된 핸펀을 바꿀수가 없어 십여년을 하나만 사용했다.어쩌다 이번에 스마트폰을 바꾸게 되어 다른 것은 고사하고 울아지들이 담긴 동영상을 옮겨 달라고 했는데 안된단다.호환이 안되는지 이미지도 제대로 옮겨지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오래된 핸드폰을 버릴수가 없다. 지금도 충전을 하여 동영상을 보고 사진을 본다. 떠난 자리는 정말 크다. 반려 동물을 키우지 않은 사람들은 느끼지 못하는 공허함, 늘 가족처럼 함께 하던 부분들을 정말 잘 표현해 놓았다.사람도 나이가 들면 혹은 그 전에 천재지변으로 갈 수도 있는 일이지만 받아 들여야 한다.

 

담담하게 풀어 낸 짧은 글과 그림이 오래도록 마음을 붙잡는다. 나 또한 그런 시간을 거쳐왔고 지금도 함께 하고 있어서 더 느끼는 긴 여운. 반려 동물이나 다른 키우는 것을 키워보지 않은 사람들은 한번 키워보라고 난 권한다. 사람의 감정이 달라진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더욱 붕어나 열대어나 그외 다른 것을 한번 키워보라고 하고 싶다. 내가 아닌 다른 것,다른 세상을 보게 된다. 그리고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라 더불어 사는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고 생과 사에 대하여 자연스럽게 공부하게 되는 듯 하다.반려 동물 키우는 것을 그리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혹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개를 이뻐할 때 네 부모에게 전화한번 더하고 더 찾아보라.' 동물에게 사랑을 쏟는 사람이 가족에게도 사랑을 더 쏟지 않을까. 반려 동물과 함께 한 시간은 서로에게 '위로'의 시간일 것이다. 읽는 동안 따뜻함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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