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나 - 잔혹한 여신의 속임수
마이클 에니스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처음 이 책을 접할 때는 '빛나는 이성의 시대, 그리고 거듭된 전쟁으로 얼룩진 광기의 시대......르네상스의 역사와 철학,정치학이 정교하게 얽힌 최고의 지적 미스터리!' 라 하여 정말 읽고 싶었다.거기에 <군주론>의 마키아벨리와 '최후의 만찬'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나오니 더욱 자극되어 읽게 되었는데 책의 두께가 장난이 아니다.팔이 아파 팔을 치료 다니고 있는데 이런 두께가 있는 책은 내겐 독이나 마찬가지,그래도 읽어야 한다. 저자의 이력이 또한 대단하다. 역사를 전공하고 대학교에서 미술사를 가르치고 큐레이터와 컨설턴트를 하며 잡지와 신문에 칼럼을 쓰고 있다니 역사와 문화 정치 철학 모든 면을 아우르고 있으니 이 책 또한 르네상스 시대의 역사 철학 정치 문화등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봐야 할,저자의 방대한 지식이 한 권에서 빛나는 책이 되지 않을까?

 

이 책을 읽기 전에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읽었다면 좋으련만 학창시절부터 그저 '마키아벨리-군주론'이라고만 외웠지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져보지 못했다.그러던 것이 얼마전에 '마흔에 읽는 군주론'인가를 얻데 되었는데 이 또한 책을 어디에 꽂아 놓았는지 모르게 잊고 말았다.내겐 지금까지도 먼 <군주론>인데 이 책 안에는 르네상스 시대와 역사와 정치및 <군주론>이 함께 담겨 있는 듯 하다는 것이다. 소설은 한 여자의 편지로부터 시작된다.자신의 아이가 스무살이 되면 읽어보게 쓴 편지에는 그녀가 마주할 인생에 대해서 펼쳐 놓는다. 고급 창녀며 지적이고 아름다운 여인인 다미아타,그녀는 교황 아들의 연인이었고 이제 다섯살 정도의 아들을 키우고 있는데 그의 연인인 '후안'을 잔혹하게 살해 되었다.왜 누가 교황 아들을 살해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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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안이 살해되고 후안의 부적을 가지고 있던 여인이 잔혹하게 토막 살해당하게 되고 머리는 사라져 버리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을 한다. 교황은 다미아타에게서 아들을 빼앗아 가고 그녀를 사건의 현장으로 다미아타를 보내서 조사를 하게 만든다. 교황에게는 후안 말고도 큰아들인 발렌티노 추기경이 있다. 하지만 죽은 후안을 끔찍히도 사랑했던 그,후안은 누가 죽였고 토막난 여인의 살해사건은 후안의 죽음과 또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인가? 토막살해 사건을 조사하며 마키아벨리,니콜로와 만나게 되고 알 수 없는 토막 살해 사건은 연달아 일어나게 되고 그녀가 무척이나 아끼고 한 몸처럼 생각하며 함께 살고 있는 하녀 카밀라까지 잔혹한 방법으로 잃게 된다. 그렇다면 살인자는 그들의 주위에 있다는 것인데.

 

냉철한 관찰자인 니콜로와 머리가 비상한 다미아타,1부에서는 그녀의 편지글로 그녀의 이야기가 전해진다.그녀와 관계된 모든 일들,그녀가 창녀가 되게 된 배경이며 카밀라를 만나게 된 일이며 후안을 만나고 그가 시체로 변한 그 시점까지도.모든 일들이 세세한 묘사와 르네상스의 역사와 정치와 맞물려 정교한 톱니바퀴처럼 굴러간다. 그리고 이어지는 니콜로의 이야기로 그 후의 사건 전개가 이어진다. 교황 6세와 발렌티노 그리고 다미아타의 아들 지오반니가 어떻게 되는지 1부에서 사라졌던 다미아타가 어떻게 되고 사건은 어떤 반전을 가져오는지 저자의 손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미스터리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읽었다면 더욱 재밌게 읽을 미스터리다. 두께가 있는 것이 내겐 조금 흠이었지만 다시 한번 더 기회를 만들어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니콜로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수사를 보면 요즘시대의 '과학수학'를 보는것처럼 정교하다.레오나르도의 과학적이고 해부학적 재능이 그림으로 펼쳐져 더 재미를 주기도 하고 레오나르도와 마키아벨리가 실제로 '군주론'의 모델인 체사레 보르자의 궁정에 있었으며 함께 피렌체에서 일했다고 하니 더욱 흥미로운 소설이기도 하다. 다른 소설에서 소세키가 영국 런던에서 머물렀던 시대에 홈스가 쓰여졌다는 사실로 둘이 혹시나 만났으면 어떤 시너지 효과가 있을까 하는 '런던미라 살인사건'을 읽었는데 동시대에 살았던 인물들이 역사와 정치 문화적으로 함께 어우러지며 '연쇄살인사건'을 만났다면 정말 이런 방대한 내용의 책이 탄생할 수도 있을 듯 하다. 역사와 정치에 문외한이라 모르는 면이 많이 있기는 해도 부모의 편협된 사랑이 구제할 수 없는 악마를 만들기도 하고 여자보다는 '어머니'가 더 강하다는 것을 또 한번 느낀다.르네상스 시대의 과학수사를 느끼고 싶다면 군주론을 재밌게 읽었다면 한번 읽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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