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그리움을 부른다 - 여행, 인간과 대자연의 소리 없는 위로
함길수 글 사진 / 상상출판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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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가족과 함께 식물원에 간적이 있다.그곳은 다른 어느곳보다 식물들이 많았고 자연과 어우러진 곳이라 숲을 산책하듯이 그렇게 식물들을 만나는 즐거움에 무척 즐거운 시간을 가졌지만 그곳에서 인상깊게 남은 것은 '바오밥나무'다.<어린왕자>에서 나오던 그 나무를 식물원에서 만나고 그것이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괜히 그곳에 가고 싶다는 로망이 생겼다. 그러다 다른 여행서로 마다가스카를 다녀온책을 보고는 더욱 그곳을 향하는 마음이 강하게 자리했다. 왜 바오밥나무는 그곳에서만 천 년을 넘게 서식하고 있을까.다른 나무와는 다르게 거꾸로 뒤집어 놓은 듯한 형상을 하고 있지만 바오밥나무와 인간이 함께 하는 풍경은 먼 우주의 그곳처럼 내겐 늘 인상깊게 각인되던 곳인데 제목도 그림움을 불러 오지만 사진이 바오밥나무가 있는 마다가스카르의 사진이라 더욱 눈길을 끌던 책이라 미리 구매를 해 놓았다. 함께 온 달력은 여행을 많이 하고 싶다는 큰딸의 책상 앞에 걸어 주었다. 사진을 보며 꿈을 키우라고.

 

'여행'이라는 말만 들어도 괜히 설레고 어디론가 괜히 떠나고 싶게 한다.하지만 맘처럼 여행을 많이 하는 것도 아니고 국내든 국외든 그렇게 자유롭게 여행을 하지 못하기에 늘 책과 여행프로로 만족을 하며 있다. 그것도 딸들이 고등학교에 들어가고부터는 더욱 여행과는 멀게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그 전에는 아이들이 크면 여행할 시간이 없거나 부모나 함께 하려하지 않는 다는 이유로 강제적인 반은 작용을 했지만 그래도 즐겁게 가고 싶으면 훌쩍 가족여행을 다녀오곤 했다. 여행계획은 빡빡하게 세우기 보다는 그냥 발길 닿는 대로 가자는 '자유여행'을 선호하고 어느 한 곳을 정하고 그 다음부터는 현지 사정에 따라 움직이며 하는 여행을 택하여 했는데 그것이 처음엔 실수도 많고 했지만 한번 두번 떠나보다보니 식구들이 모두 그런 여행을 즐기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다녔던 여행 아이들은 많은 것을 기억하지는 못했지만 나이가 들고나서는 그런 어릴적 여행이 너무 좋았다며 가족과 함께 하는 자유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한다. 계획하고 떠나기 보다는 실수 투성이지만 그런 여행이 더 많은 것을 남겨 준듯 하다. 이제 다시 그런 여행을 하고 싶다.그 때 길에서 만났던 힐링,이제서 가족들 모두에게 힘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여행서를 읽기 전에는 한번 죽 사진들을 먼저 가슴에 담아 본다. 내가 가고 싶었던 곳들이 많으니 더욱 가슴에 들어와 콕콕 박히는 사진들,하지만 다른 사진들 보다 '웃는 얼굴' 사진이 정말 좋다. 여행이란 '새로운 만남'이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인데 그사람들과 만나기 위하여 전생에 얼마나 많은 인연을 맺었을까? 내가 있는 현실에서는 주머니를 채우기 위하여 아둥바둥 하지만 사진속의 얼굴들은 가진것이 없어도 마음만은 행복한 정말 거짓없는 행복이 담겨 있어 나 자신을 내려 놓게 한다. 하루에 1달러를 가지고 여러명이 되는 가족이 생계를 이어야 해도 그들은 행복하다. 새로운 풍경과의 만남도 좋지만 무엇보다 좋은 것은 '사람'과의 만남이 마음을 강하게 흔든다. 나와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며 내 자신을 보게 되는 것 같다.그들의 웃음을 나를 바로 볼 수 있는 '거울' 이 되는 듯 하다. 널판지 하나에도 행복하여 웃는 아이들, 그가 담아낸 다른 이들의 삶과 웃음이 내 삶을 더욱 깊게 들여다 보게 하는 여운을 준다.

 

'인간이 지닐 수 있는 가장 따스한 위로가 아닐까? 겸손한 사람이 되고 싶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헐겁고 여유로운 미소로 타인에게 희망이 되고, 진정한 위로가 되는 겸손한 사람이 되고 싶다. 세상이 너무 아프고 고단하여도 그대에게 용기가 되고, 친구가 될 수 있는 진실하고 한없이 겸손한 사람이 되고 싶다. 주변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고 기분 좋게 할 수 있는 그런 겸손한 사람이 되고 싶다. 겸손은 세상 모두를 편안하게 해 주는 참된 인격이고 아름다운 힘이다.'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글이 참 좋다.사진도 정말 멋지고 좋은데 글이 주는 잔잔한 여운이 좋다. 좋은 곳을 여행하며 내세우기 보다는 자신을 내려 놓은 '겸손'의 모습과 글이 너무 좋아 자꾸만 빠져 들어 읽게 만든다. '사람이 그리움을 부른다' 가 아니라 그으 사진과 글이 '그리움'을 불러 일으키고 여행을 하고 싶은 생각을 갖게 만든다.길 위에서 만나는 '위로' 그것이 그의 사진을 거치고 글을 거쳐 걸러져 내게로 진하게 전해져 온다. 정말 '여행은 이렇게 떠나는거야'라고 말하는 것처럼 왜 자꾸만 빠져들게 만드는지.'인간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길 위에서 만나는 인연들에게서 삶은 모든 것을 극복하며 살아가는 것이란 것을 깊게 심어준다. 떠나고 싶어진다.그들을 만나러 그 풍경을 만나러.

 

딸들이 수능을 끝내고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의견조율이 잘 안되고 있다. 국외로 나갈까 했지만 서로 의견이 달라 조율을 해보라 했더니 그냥 '제주도'로 가자고 한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여기저기 자유롭게 여행을 가고 싶다고 한다.이제 봄이면 곁을 떠나는 딸들,함께 있는 시간에 정말 오래도록 그녀들의 뇌리에 깊게 남아 있을 추억을 만들기 위해,그런가하면 그동안 마음 아파하던 시간들을 모두 떨쳐 버리라고 훌쩍 떠나고 싶다. 가까운 겨울바다여도 좋고 좀더 먼 겨울바다여도 좋다. 혼자가 아니라 가족이 모두 함께 떠나는 여행이니 그동안 함께 하지 못한 따뜻한 정을 서로의 틈새에 메꾸어 넣고 싶다. 여행이란 채우기도 하지만 내안에 고여있던 것들을 비우기도 하는 시간이다. 새로운 바람과 새로운 기운 새로운 풍경을 담아 내일을 위한 에너지로 교환하고 싶기도 하고 낯선 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에너지를 내 삶을 위한 에너지로 바꾸어 넣고 싶다. 떠난것은 설렘이기도 하지만 내 자신을 내려 놓을 수 있는 '겸손'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는 것을 행과 행 속에서 배운다. 그가 담은 때묻지 않은 사진속의 웃는 얼굴에서 내일을 사는 바른  길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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