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우화 - 나무에게 길을 묻다
장성 지음, 장가영 그림 / 인간사랑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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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모두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것이 세상인듯 하다.그것이 식물이든 동물이든 인간이든 서로에게 이익을 주거나 해가 된다고 해도 혼자서 숨을 쉬는 것이 아니라 서로 어우러져야 비로소 우린 살아갈 수 있다. 요즘은 지식도 '통섭'이라 했듯이 살아가는 방법 또한 '공생' 또는 '상생'이 아닐까? '공생'의 사전적 뜻은 '각기 다른 두 종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를 말한다. 양쪽이 모두 이익을 얻는 경우부터 양쪽이 모두 손해를 보는 경우까지 다양한 종류의 공생이 있다.' 그렇다면 상생은 '노자의 도덕경 상편 제 2장을 보면 ‘유무상생’이란 구절이 나온다. 있음과 없음이 서로 함께 사는 대화합의 정신을 강조한 노자사상의 하나다.' 이 책을 읽다보면 식물상생,동물상생,인간상생,환경상생 모든 것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야 함을 알게 된다. '독존' 할 수 없음을 가르쳐주는 듯 하여 무언가 욕심을 가졌다면 내려놓게 만든다.

 

'우화'는 '이솝우화' 로 동물에 빗댄 인간세상의 이야기를 알고 있는데 이 책에는 나무와 꽃 혹은 동물과 인간 자연이 모두 공생하면서 가질 수 있는 가르침이라 우리가 흔히 접하는 '자연'의 가르침처럼 하나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냥 넘어가기 보다는 '생각'의 단계를 거치게 만든다. 저자는 일상에 접하는 자연을 그냥 흘려 버리기 보다는 그 속에서 통찰하고 하나의 가르침을 재밌는 이야기로 만들어내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무심코 지나는 자연 속에서 참 좋은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더불어 세상은 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공생하는 것이란 것을 느끼게 된다.

 

산행을 하다보면 자연이 더욱 내 안으로 들어 온다. '연리지'라는 것도 무척 희귀한 것인줄 알았는데 산행을 하다보면 어느 산에서나 가끔 만날 수 있는그런 나무다.서로 다른 혹은 같은 나무에서도 '연리지'가 된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이 연리지가 되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고통이 따랐을까? 상대로 인해 내가 생명이 단축될수도 있고 더 연장될 수도 있는데 그 속에 가르침 하나를 얻게 한다. 아마도 세상은 그렇게 '연리지'가 되어가며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아니야.우리가 곁에서 우정을 나눈 지 20년, 그리고 우정이 쌓여서 사랑으로 산 지 20년, 이제 서로 깊이 신뢰하게 되었어. 40년 행복했으면 됐지, 그까짓 것 몇 년을 더 산다고 내 일생 가장 행복했던 40년을 팽개칠 수는 없지.' 세상은 결과가 아닌 '과정'임을 이야기 해준다. 서로 곁에 있으면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을텐데 그 모든 '과정' 이 행복이었음을 세월의 뒤안길에서 느끼듯 '연리지'에서 풀어낸 이야기가 발목을 잡는다. 내 삶을 뒤돌아 보았을 때, '내가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라면 '만약 무엇을 하지 않았더라면..?' 하는 질문을 많이 하게 된다.그렇다면 분명 인생은 다르게 변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 인생이 정말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고 말할 수 있을 것일까. 미래를 보기 보다는 현재,지금의 순간인 찰나의 삶이 모여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 찰나인 현재의 삶에 충실했다면 '만약에..' 라는 물음표를 하지 않을 듯 하다.

 

상처,'선인장이 추워서 서로 부등켜 안았다가 찔려서 둘이 다투었다. '네가 먼저 가시를 없애.' '싫어, 네가 먼저 가시를 없애' 서로 양보하지 않아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산다는 게 그런 것 같다.내가 변하지 않고 상대에게만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곤 상대가 변하지 않으면 '나와 맞지 않아서 못살겠어' 라는 말을 하게 된다. 서로가 받아 들이거나 상대를 인정했더라면 적응하며 잘 살아갈텐데 상대를 비난하고 미움의 감정을 쌓다가 결국에는 서로 등을 보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인정'한다는 것은 정말 힘들다. 어떻게 보면 정말 쉬운 일인데 백지 한 장의 그 차이를 평생을 못하는 경우도 있고 그로 인해 서로 악잠정을 키워 불편한 세상을 살게 되는 경우도 있다. '상처'를 주지 않으며 살 수는 없지만 그 상처를 줄이며 사는 그 방법을 본다.

 

책의 시작에 아버지는 글을 쓰고 딸은 그림을 그렸다고 하여 더욱 관심이 가게 되었다. 별거 아닌 그림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들 가족에게는 얼마나 의미 깊은 책이 될까? 그것이 다른 책이 아닌 <<식물우화>>다.인생의 큰 가르침을 안겨 주는 뜻 깊은 책을 함께 작업했다는 것은 '공생'이라는 또 하나의 울타리를 보는 듯 한데 그 안에 담긴 이야기가 모두 '공생과 상생'이라는 가르침을 안겨주는 이야기다. 엉겅퀴가 장미 옆에서 장미를 흉내내어 비슷한 색으로 피어 난다고 엉겅퀴가 장미가 되는 것도 아니고 장미가 아무리 아름답고 향기롭다고 '맛'까지 줄 수는 없다. 그것은 그 꽃을 바라보는 사람의 '욕심'이다. 소나무가 저 혼자서 푸르게 자란다고 밑에 있는 작은 나무들을 보지 않고 자란다면 득이 되는 세상이 아니고 모두가 더불어 살아야 숲이 되고 우거질 수 있는 것이다. 그 작은 세상의 틈을 담아 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생각의 우물을 퍼날랐을까. 이야기 하나 하나 반추하며 읽다보면 참 좋다. 결코 한 번 읽고 접기 보다는 두고두고 꺼내어 읽어보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다. 새해 벽두에 참 좋은 책을 만난 듯 하다. 욕심을 내려 놓고 내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며 나 혼자 살아가는 세상이 아닌 주위를 둘러보며 함께 살아가라 이르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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