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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단길로 간다 ㅣ 푸른숲 역사 동화 6
이현 지음, 백대승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11월
평점 :
언젠가 티피에서 발해의 역사 다큐를 보았다.우리 역사이며 우리 땅이었지만 우리 맘대로 드나들 수 없어 발해 그 역사의 진실을 파헤칠 수 없음이 정말 안타까웠다.여기저기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지만 확실한 흔적을 놓고도 내것이라 내세우지 못하는 땅과 역사 발해,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서 '발해'는 다시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여기 열 세살의 어린 나이로 상단을 이끌고 발해의 역사 속으로 우리를 이끌고 가는 여장부와 같은 '홍라'가 있다. 금씨 상단의 여장부인 홍라의 어머니가 많은 사람들을 이끌고 돌아 오던 길,바닷길에서 풍랑을 만나 천문을 보는 월보와 그들을 지켜주는 친샤와 홍라만 살아 남고 어머니와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바다 밑에 가라앉았는지 생사를 알 수 없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 사고로 인해 금씨 상단은 어마어마한 빚을 지게 되고 어머니를 찾기도 해야했지만 금씨 상단을 포기 할 수 없는 홍라는 어린 나이지만 상단을 이끌고 길을 나서기로 한다.
열 세 살이라고 하면 정말 어린 나이인데 한 집안의 무게를 어깨에 매고 상단 사람들을 이끌고 그 먼 길을 몇 번 가보지도 않았는데 결심을 단단히 하고는 떠난다. 처음 금씨 상단이 시조라 할 수 있는 윗대에서 마련해 놓은 비밀의 돈을 발견하게 되고 아버지라는 살면서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이제 비로소 아버지라는 존재를 떠 올리게 된다. 이번 상단을 성공하지 못한다면 금씨 상단은 섭씨 상단에 빚으로 모두 넘어가게 되며 어머니를 찾는 일 또한 힘들게 될 것이다. 열 세 살이란 어린 홍라가 감당하기엔 너무 무거운 짐이었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친샤와 월보 그리고 조난을 당했다가 그들을 구해 준 비녕자와 함께 떠나게 된다.아무도 모르게 몰래 떠난다고 했는데 어떻게 그들의 움직임을 간파한 것인지 섭씨 상단 아들인 쥬신타가 그들을 따라 나선다. 홍라가 상단을 이끌고 성공하여 돈을 다른 곳으로 빼돌리지 않을까 감시의 목적이라며 홍라와 티격태격 하지만 먼 길을 가다보니 그들은 모두 서로를 돕게 되기도 한다.
발해의 수도 상경성,여러 민족이 어우러지고 무역이 활발하게 일어났던 곳에 가기 위하여 윗대에서 마련해 놓은 돈을 가지고 가 쥬신타 덕분에 많은 이문을 남기도 넘기게 되고 솔빈의 특산물인 튼튼한 말도 아이들답지 않게 흥정을 잘 하여 그야말로 좋은 값으로 그들의 원하던 것보다 더 많은 이윤처럼 백여필의 말을 얻을 수 있었다.이제 솔빈의 튼튼한 말을 처분하여 다시 헐값이나 마찬가지인 비단과 바꾸어 오면 상단도 지키고 어머니도 찾고 빚도 갚을 수 있다. 일은 술술 잘 풀려 나가는 듯 했다. 그러다 한 순간, 상경성에서 그들이 말과 바꾼 돈이 가짜라는 것이 밝혀지고 그 와중에 월보가 습격을 당해 죽게 되고 친샤 또한 다치게 된다. 그 모두가 비녕자의 복수에서 비롯된 것이었던 것. 자기 부모의 죽음을 홍라에게 복수 하고 싶었던 비녕자는 홍라가 빈털털이가 되게 만든 것이다. 금씨 상단을 지킬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있던 홍라는 빈털털이가 되고 모두를 잃고 홀로 돌아오게 되고 금씨 상단도 섭씨 상단에 모두 넘기게 되지만 새로운 꿈에 부푼다. 그녀의 몸에 베인 상단의 피가 그녀를 넓은 대륙으로 뻗어 나갈 것을 다짐하게 만든다.
무역도 활발하고 여러 민족이 어우러져 살아서인지 번성한 발해,그런 속에서 어린 나이지만 당찬 홍라의 발걸음은 너무도 당당하다. 흑수의 최고 궁수인 아버지와 금씨 상단의 대상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탄생한 홍라는 거친 대륙의 피를 이어 받기라도 한 듯 어머니의 죽음에도 상단의 위기에서도 자신의 꿈과 뜻을 꺾지 않고 꿋꿋하게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갈 길을 찾는다. 비록 이제 다시 시작이라 거대하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대륙을 호령하는 그런 날도 있지 않을까. 상경성에서 보았던 새로운 문화를 잘 교합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어 장사 미천으로 삼아 대륙으로 나갈 길을 찾는 홍라,비록 금씨 상단을 지키지 못했지만 다시금 금씨 상단을 일으키고 자신의 꿈도 대륙의 꿈만큼 크다는 것을 나타내주는 그녀의 당찬 발걸음에 우리가 잊고 있던 대륙과 역사 발해를 다시금 되새기게 만든다. 우리가 잊고 있던 역사 속에 인물들일턴데 살아 움직이듯 생생하면서도 분명 존재한 역사라는 것을 일깨워주듯 상경성의 활발함도 함께여서 재밌게 읽을 수 있고 다시금 '해동성국 발해'를 되새기며 발해를 꿈꾸게 만든다.푸른숲 역사동화는 늘 기다려지게 만든다.읽으면 읽을수록 재밌고 아이들이 역사의 주인공이 되어 직접 역사 속에서 살아 움직이며 역사를 다시 보는 눈을 가지게 만든다. 여러 교역로로 무역이 활발했던 발해가 왜 멸망하였을까? 하지만 분명 그 속에는 대륙에서 태어나 대륙의 꿈을 가지고 활발하게 그 땅에서 숨쉬고 역사를 이루며 살았던 이들이 분명 있다. 잠자고 있는 해동성국 발해의 역사를 깨어나게 하는 것은 분명 우리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