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여자 그리고 중년
미우라 슈몬 지음, 전선영 옮김, 사석원 외 그림 / 아주좋은날 / 201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남자와 여자는 정말 다르다. 세상의 반은 여자이고 반은 남자겠지만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다가 '결혼'이라는 울타리 안에 다른 두 성이 갇혀 살게 되면 서로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며 하루라도 조용할 날이 없이 늘 아웅다웅하며 살아가게 된다. 연륜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부부가 싸우는 것 또한 정이 있어야 싸운다고 하기도 하고 싸우다 보면 정이 든다고 하기도 한다. 왜 안그렇겠는가,서로 다른 호르몬의 지배를 받고 있는데. 우리 또한 그런 길을 걸어 지금에 이르렀고 다른 부부들도 보면 정말 사연 없는,곡절 없는 부부가 없다. 겉으로 보여지는 것이 다가 아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소설 책 몇 권을 나올 부부 또한 있다. 그렇게 청춘을 지나 중년에 이르고 보니 뒤돌아보면 그런 시절이 아름다웠다고 할 수도 있고 이젠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 나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남편이 없는 시간이 제일 행복하다고 하기도 한다. 그 시간은 자유를 느끼기 때문인지 아님 어느 가수의 노래 가사처럼 '남자는 여자를 정말로 귀찮게 하네..' 여서일까.

 

중년이란 내게는 오지 않을 먼 미래의 단어처럼 그렇게 느껴지던 시절도 있었다. 중년이란 단어를 내가 써야만 하나? 아직은 중년이라고 하고 싶지 않은데 하며 한때는 그런 시절도 있었지만 지나다보니,세월이 흐르다보니 그 또한 자연스럽게 되고 나 또한 중년을 지나 '노년' 을 향하고 있고 준비를 해야 하는 단계란 것을 몸으로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은 크게 세 장으로 나뉘어 있다. 1장은 '누구나 전쟁 같은 시간을 거쳐 중년이 된다.' 2장 '남자와 여자 그들의 중년기는 다르다' 3장 '중년의 남자 여자가 행복하면 세상이 편안하다.' 로 되어 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 사는데 잡음없이 사는 사람들이 있을까? 저자가 예로 들어 놓은 이야기들을 보면 부모의 노후와 함께 자식들도 커가고 그들 또한 중년을 맞이하고 그 속에 다양한 경우가 발생한다. 중년이혼이란 것도 있을 수 있고 사고가 있을 수도 있다. 혼자서 살게 되거나 함께 살아도 집안에서의 이혼이 성립된 겨우도 있고 다양한 이야기들 속에 여자와 남자는 다르고 그들이 맞이하고 보내는 중년 또한 분명히 다르다는 것이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젊은 시절 남편들은 밖으로 돌았는데 나이가 드니 집에 일찍 귀가하여 마누라만 찾는다고 한다. 그럼 여자가 반길까? 절대 아니다. 여자는 젊은 시절에는 육아와 가사로 인해 집 안에 갇혀 있듯 하였지만 아이들도 크고 가사에서도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밖으로 향하며 자유를 그리워하게 된다. 중년에 접어들면 여자와 남자가 향하는 길이 다른 것이다. 남자는 안으로 여자는 밖으로. 서로 부딪힘없이 지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런가하면 노년에 보면 혼자 된 할머니는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살아가지만 홀로 된 할아버지는 살기 힘들다는 것을 주위를 둘러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래서 할아버지들이 먼저 가시면 잘 되었다고 하고 할머니가 가시면 '에고 불쌍해서 어쩐다..' 하신다. 친정엄마를 보아도 아버지가 먼저 가시게 되었는데 처음에 엄마는 아버지의 부재를 인정하지 못하는 것처럼 모든 일에서 아버지를 그리워 하셨지만 해를 거듭하면서 혼자서 씩씩하게 잘 살아가신다. 농사도 짓고 마을 어르신들과 어울리며 여행도 잘 다니시고 맛있는 것도 드시러 다니시며 더 건강하게 사시는 듯 하다.

 

특별한 내용을 말하기 보다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대처하듯 서로 부딪힘 없이 살려면 여자와 남자가 왜 다른지부터 알아야 하는 것처럼 많은 이들의 삶을 예로 들어가며 다양한 중년의 삶을 보여주며 더불어 노년의 삶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이야기 한다. 그런가 하면 중년이라는 나이부터 하나 둘 여기저기 아픈 곳이 나타나고 서로 모이면 자신들이 병마와 이겨낸 이야기나 몸에 좋은 것들을 이야기 하는 그런 나이기도 하다.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한 나이이면서 한편으로는 경제적으로 가장 부담이 되는 나이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평범한 이야기나 슬픔이 내게 닥치면 무척 커보이고 무거워 보인다. 함께 있으므로해서 그런 무게를 반으로 줄일 수 있고 같은 방향을 보고 걸어가야 하는 중년, 아무리 해도 중년의 어깨는 무거운 것 같다. 담담하고 평범하게 써 내려갔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나 또한 중년이라는 길을 걸어가고 있기에 '아내는 유일한 친구로 남는다' 라는 텍스트에 눈이 멈추어 '맞아 맞아' 그것을 아는 남자는 중년을 지혜롭게 지나갈 것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좀더 힘든 가시밭길을 걷겠지 혼자서 자문해 본다. 중년이여,이 쪽 저 쪽에 끼인 '중년' 지혜롭고 슬기롭게 지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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