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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영화
아비코 다케마루 지음, 권일영 옮김 / 포레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영화가 FMW 대표이며 영화감독인 오야나기 도시조가 '탐정영화' 결말을 앞두고 사라졌다.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아니 그런데 영화감독은 왜 영화결말을 남겨 두고 실종된 것일까. '탐정영화'의 내용은 폭풍우에 갇힌 대저택에서 왕년에 잘 나갔떤 여배우가 자살을 하고 그 저택에는 딸과 조카 의사와 그곳에서 상주해 있는 간호사와 일을 보아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여배우를 돌보던 간호사가 이층 창문에서 떨어져 목뼈가 부러져 죽는 사고가 발생한다.자살일까 타살일까? 타살이라면 그녀를 죽인 것은 누가될까? 이부분의 마무리를 놓고 영화감독이 사라진 것이다. 그리고 폭풍우와 산사태를 피해 저택에 찾아 든 삼십대의 탐정이 이 이야기에 뛰어 들게 된다.
이 이야기속에서 과연 누구를 범인으로 해야만 영화가 잘 될까? 영화감독이 생각해 놓은 '결말'은 과연 무엇일까? 누가 생각해도 감독의 생각에는 못미치겠지만 그들 나름 영화 결말을 향해 가보려고 시도를 한다.아니 영화감독의 실종을 쉬쉬하며 조감독 서드인 다치하라와 기록을 하는 미나코가 감독이 있을만한 곳을 수소문 한다. 그 과정에서 둘은 이상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또 한편으로는 멀어지게 되는 일이 되기도 한다. 그 둘의 공통점은 영화를 좋아한다는 것. 영화감독을 찾으며 바로 근처까지 간 듯 하면서도 놓치게 되는 일이 일어나게 되고 그들은 할 수 없이 영화감독 없이 자신들만의 힘으로 영화를 빨리 마무리 해야만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여 서로 의견을 내 놓게 된다.그런데 영화사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 감독은 배우들에게도 투자금을 받았다.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그럼 감독은 돈을 들고 튄 것일까? 왜. 영화배우와 스테프들은 저마다 누가 범인이 되어야 할지에 대하여 의견을 내 놓는데 배우들은 저마다 이번이 기회라고 여기며 자신들이 범인이 되어야 한다고 고집을 한다. 인간의 이기심은 이런 작은 부분에서도 드러나게 되어 있다. 하지만 모두가 정말 자신들이 내 놓을 수 있는 '최고의 결말'을 내 놓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힘든 과정을 통하여 자신들이 감독이 없는 상황에서도 서로 모여 회의도 하고 시나리오도 쓰고 결말을 향해 가는 과정을 모두 비디오로 남기기로 한다. 서로의 이기심은 배제하고 영화를 위한 영화의 결말을 내 놓고 마지막 결말을 찍는 순간 거짓말처럼 감독이 나타났다. 그는 왜 지금까지 어디에서 무엇을 한 것일까? 너무도 태연하게 나타난 그,그가 내 놓은 결말을 과연 무엇이길래 모두를 놀라게 한 것일까? 그리고 밝혀지는 사실 하나 더,미나코가 그의 딸이라는 사실. 그동안 스테프와 영화배우들이 벌인 일들은 어쩌면 영화감독이 짜 놓은 각본 위에서 그들이 자신들의 책임을 다해주었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의 움직임은 또 다른 영화처럼 한 편의 다큐가 되고 영화와는 또 다른 돈벌이가 탄생한 것이다. 그렇다면 감독은 그들과는 다른 어떤 결말을 제시해 놓았을까.
탐정영화의 결말과 영화감독의 실종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놓고 크게 작용을 하면서도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니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직접적인 살인사건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범인이 실제 등장하는 것도 아니지만 소설속 '탐정영화'를 통하여 감독이 실종된 당시 결말을 놓고 배우와 스테프와 함께 얽혀 독자들과 재밌게 '탐정영화 결말'을 상상해 볼 수 있는 독특함을 주는 소설이다. 독자 또한 누구를 '범인'으로 내세워야 하는지에 더 관심을 끌게 만든다. 감독이라면 누구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을까 궁금하게 만드는 갖가지 방법들이 다 동원된다. 지금까지 추리소설에서 접했던 '트릭'을 써가며 범인을 찾아 나설 수 있지만 그것이 감독의 결말 앞에서는 깨끗하게 무산되고 만다는 것.
재밌는 설정이다. 소설속의 영화제목이 그대로 소설의 제목이 되기도 하여 더 기억하게 되기도 하고 대부분 추리소설을 읽으며 독자들은 범인을 함께 추리해 나가는 재미에 빠지게 되는데 여기에서는 '탐정영화'라는 결말을 추리해 보게도 하고 영화감독의 실종 또한 하나의 문제가 되어 두가지 모두를 생각해 보게 하니 더 재미를 준다. 그런가 하면 다치하라와 미나코의 영화와 함께 러브라인도 살짝 언급이 되면서 좀더 달달한 이야기를 더해준다. 끝을 읽고나면 '트루먼 쇼' 와 같은 속은 느낌도 들게 되지만 그래도 재밌다. 이것이 근래의 것이 아니라 십수년전에 쓰인 단편을 고쳐 쓴 소설이라니 더 재밌기도 하다. '누가 범인인가'가 아니라 '누가 범인이라야 제대로 된 영화가 될까?' 탐정영화의 결말을 완성하는 것이 이 소설의 완성인듯 하면서 그 속에 또 다른 감독의 의도처럼 저자의 다른 시도가 숨어 있다는 것이 재밌다. 독자를 위오 같은 말로 유인해 놓고 간단하게 속아 넘어가게 만드는 재치를 부린 소설,감독을 통해 보여주는 저자의 재치가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