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토로스 & 토르소
크레이그 맥도널드 지음, 황규영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블랙 달리아'를 영화로 보았다,2006년에 만들어진 영화였는데 엽기적으로 살해를 당한 여자에 대한 살인사건을 쫒는 영화였다. 가물가물하지만 영화속 소재가 되었던 살인사건의 장면은 기억에 남는다.그만큼 우리의 기억에 깊게 남을 정도로 엽기적이며 공포스러워서일까? 이 소설은 '블랙 달리아'라는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하여 초현실주의와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거나 유명한 예술가들이 카메오로 등장하여 범죄스릴러 소설가인 '헥터 라시터와 함께 정말 '토르소' 처럼 사람의 몸 일부분만 남기고 내장을 꺼내고 그 부분에 장미꽃을 놓는다던가 기계나 그외 것으로 채워 넣는 초현실주의 그림을 흉내낸 살인사건의 범인이 누구일지,과연 초현실주의자들이 초현실세계에나 있을 법한 일들을 저질렀을까 의문을 품게 하는 사건을 좇아 30년이란 세월을 통해 범죄 소설가와 함께 하는 헤밍웨이나 다른 예술가들의 삶과 함께 하게 하는 재미도 한편으로는 느끼게 하는 사건속으로 허리케인처럼 휘몰아쳐 들어가게 한다.
허리케인이 불어 오기 전,바닷가 마을은 그야말로 거대한 폭풍을 맞을 준비로 분주하기도 하고 사람들은 저마다 폭풍을 맞는 방법이 틀리기도 하다.누군가는 다른 곳으로 피신을 가는가 하면 폭풍을 고스란히 온 몸으로 맞기 위하여 비상식량및 물품을 준비해가며 푹풍에 대비한다. 그야말로 섬은 폭풍전야를 맞아 비상사태이다.그런 가운데 섬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라 할 수 있는 '레이첼'이 범죄 소설가인 헥터의 눈에 들어오고 그는 보기 좋게 그녀를 차지한다. 하지만 그 속에는 헥터의 속임수가 있었지만 레이첼은 그런것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폭풍을 피해 그의 집에 이틀동안 머무르게 된다. 그녀는 이 섬에 친구와 함께 왔는데 친구는 다른 남자와 다른 곳으로 갔다.둘만의 밀월여행을 정말 떠난 것일까? 의문의 전보와 의문의 레이첼, 그녀의 모든 것을 믿어도 될까?
레이첼과 헥터는 폭풍전야를 맞은 섬과 같이 그들 또한 인생의 폭풍전야처럼 광란의 시간을 보낸다. 그리곤 태풍이 휩쓸고간 섬과 인접한 곳은 아수라장처럼 폭풍의 직격탄인 쓰레기며 시체들이 즐비하게 되고 이웃섬으로 헤밍웨이와 헥터는 구호활동을 갔다가 레이첼의 친구가 그야말로 '블랙 달리아'처럼 죽어 있는 현장을 보게 되고 폭풍이 외 전에 섬의 등대 부분에서 있었던 시체 또한 이와 유사했음을 상기하고는 헥터는 의문의 레이다를 세우는데 레이첼 또한 블랙 달리아와 유사하게 살인사건의 희생자가 되고 말았다. 꿈만 같았던 시간들, 그 시간들이 남기고 간 그녀의 강한 흔적을 따라 범인을 추적해 가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초현실주의' 그림과 작가들,소설속에서 헤밍웨이나 그외 예술가들은 실제처럼 그들의 인생 또한 함께 엮이어 허리케인처럼 살인사건과 하나가 되어 급류를 타고 흘러간다.
왜 도대체 누가 초현실주의 그림속에나 존재할 것만 같은 세상을 현실 세계의 바로 눈 앞에 명징한 '살인사건'으로 장식해 놓았을까 왜? 그리고 누가? 초현실주의에만 인간의 몸이 잘리고 장기가 밖으로 끄집어 내지고 그 속에 다른 것들이 채워질 수 있을까? 아니다 초현실주의에서 볼 수 있는 그림이 아니라 우리가 현실에서도 가끔 마주하는 사건속에서도 그 '초현실주의 그림'의 풍경은 존재한다. 초현실주의가 아니라 작가는 '현실'을 말하고 있다. 그가 비록 초현실주의와 그 세계의 작가들의 빌어와 현실적 이야기로 구성해 놓고 있지만 그는 '현실'을 말하고 있고 레이첼이 겪은 어릴적 성폭행과 폭력은 현실세계가 되어 지금 현실세계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현실세계라는 것이 누군가 '작품'을 내 놓으면 '모방'이라는 것이 판을 치는 그야말로 남의 것을 습득하기 좋아하고 베끼는 것을 기본으로 여기는 세계가 아닐까 한다. 초현실주위를 내세우고 있지만 그 진짜 진실은 '현실'이라는 것이다.
과거의 폭력성이나 잠재된 감정들은 현실에 그대로 노출이 되어 나타나는 사례들을 사건들 속에서 많이 접하게 된다. 이 또한 레이첼의 '살인'은 그런 것인데 그것을 또 누군가는 발전시켜 '초현실주의화' 시키고 있다. 세계가 변하고 있는 것이다. 그 긴 시간동안 끊임없이 '범인'을 색출하기 위하여 '어떤 사람, 혹은 사람에게 있어,누군가가가 죽어야 예술이 된다.' 라는 말이 과연 그럴까? 라는 의문을 가지며 소설이 이어지는 듯 하다. '초현실주의 살인이 도시 전설에 불과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게. 내가 사는 페르피냥 인근 지역에서도 몇 년 전에,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살인사건이 몇 건이나 있었네.' 소설은 '범인'이 누군가라는 점보다는 그 살인이 일어나게 된 밑바탕과 특이한 '살인사건'이 어떻게 변화해 가는가? 그것이 초현실주의라는 예술과 만나 어떻게 변질되어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라는 점을 더 염두에 두고 있는듯도 하다.
처음엔 빠져들며 읽었는데 세월의 흐름이 바뀌면서 점점 이야기가 흐트러지는 경향이 있기도 하고 짜집기를 위하여 등장해 주는 인물들을 알지 못한다면 재미를 잃을 수도 있다는 것. '블랙 달리아'라는 사건을 초현실주의와 매치를 시킨것은 참 재밌는 발상인데 이야기가 가끔 다른 방향으로 흘러 들어가기도 하는듯 하여 집중력이 떨어지는 면도 있지 않았나 싶다. 얼마전에 읽은 <나쏘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사건> 또한 나쏘메 소세키가 홈즈와 함께 탐정이 되듯 하여 이야기 속에 함께 한다. 이 작품 또한 헤밍웨이나 그이 작가들 삶이 토르소를 연상시키며 초현실주의 그림에나 나올듯한 '블랙 달리아' 사건과 같은 살인사건과 예술가들의 삶이 병행하고 있다. 재밌게 녹아났지만 '스릴러'면에서는 조금 떨어지지 않았나싶다. 작가의 욕심이 과했던 것일까. 하지만 누군가는 초현실주의의 그림속에나 존재할 것이라 한 사건들은 지금도 우리 주의에서는 예상을 깨며 벌어지고 있다. '세상이 무서월질수록,예술은 추상적이다' 라는 말이 무섭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