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딸들이 대학을 눈 앞에 두고 있기도 하지만 내 나이 또한 마흔 중반을 넘어서고 있고 옆지기 또한 쉰 고개를 넘어서니 이제 우리의 '노년' 에 대하여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남자들은 직장에서 슬슬 밀려나는 시기이고 아이들은 돈이 제일 들어가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수명이 연장되어 지금까지 살아 온 만큼의 시간을 더 살게 될지 모르는 인생인데 저축보다는 지출이 늘 더 많은 삶에서 과연 나중에는 무엇으로 살아가야 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친구들과 모여도 옆지기와 함께 해도 늘 화두로 떠오르는 문제이다. 부모님들의 삶을 보아도 노년이라고 돈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식들이 커서 떨어져 나가도 늘 지출은 여전하고 거기에 어디 한 곳 중한 병에 걸리기라도 하면 가족이 모두 힘에 부쳐한다. 그만큼 준비없는 맞는 노후가 되어서는 안되는데 현대사회는 저축보다는 지출이 더 많다. 그렇다고 시간적으로 여유있는 것도 아니다.우리가 늘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시간 없어서..' 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
'시간은 금이다' 라는 말을 어릴적부터 정말 많이 들어 왔지만 생각해보면 시간의 주인이 되어 살아 온 시간이 과연 얼마나 될까? 늘 시간의 노예처럼 24시간 쳇바퀴를 도는 다람쥐처럼 늘 힘겹게 '시간 없어'를 연발하고 살아도 늘 사는 것은 거기가 거기다. 그리고 우리 나이 정도가 되면 하나 둘 친구들의 소식들을 접하게 된다. 큰 병에 걸렸다거나 혹은 사고로 인한 마침표를 찍게 되었다는,불의의 일들이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순간에 다치게 된다. '언제 밥 한번 먹자' '시간 없는데 나중에 봐.' 라고 했던 사람들의 말은 영원처럼 지켜지지 않고 그저 말로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 삶의 속에 정말 시간이 없을까? 시간은 내가 만들어 내는 것이다. 잠시 잠깐 기다리는 시간에도 요즘은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하는 시간은 무척 많다. 그런 시간을 종합해 본다면 내가 허투로 보내는 시간은 정말 많다. 하지만 하릴없이 메일을 확인하거나 SNS의 소식들을 검색하고 클릭하느라 정말 내게 귀중한 시간을 감지하지 못하고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가는 모래알처럼 시간을 허투루 버려 버리는 것은 아닌지.
저자는 인생을 4단계로 나누고 있다. 제 1단계는 수렵기로 30~45세, 제2단계는 더블스텐더드기라고 하여 45~60세, 제3단계는 원숙기라고 하여 60~75세라고 보고 제4단계는 제로 출력기라고 75세 이상으로 나누고 있다. 제1단계는 활발하게 사회생활을 할 시기임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효율성을 강조하였고 그가 이 책에서 좀더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는 제2단계인 더블스텐더드기인 45~60세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 시기에 딱 내가 놓여 있는 것이다. 자녀들에게도 경제적인 것이 제일 많이 들어갈 나이지만 본인들에게도 이 시기는 제일 중요한 시기이다. 회사에서 밀려나거나 혹은 노후를 위한 '시간 활용'을 좀더 짜임새 있게 활용해야 할 나이인데 '인생의 질'을 높이기 위하여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다른 어떤 말보다 가슴에 와 닿은 말은 '쫓지 말고 찾아가라' 우리가 흔히 돈도 너무 매달려서 돈을 쫓아 가는 사람에게는 돈이 안붙는다고 말한다. 돈에 별 관심없듯이 하는 사람에게 더 돈이 온다고 한다. 시간도 그렇다고 너무 힘겹게 쫓아 가지 말고 찾아가라는 이 한마디가 왜 그리 가슴에 와서 콕 박히는지, 지금까지는 시간을 쫓아가며 살아 온 듯 하다. 내가 하고자 하는 것,하고 싶은 것을 찾아가서 이젠 여유를 가지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해야할 시기인듯 하다.
시간을 찾아가는 방법으로는 여러가지가 나온다. 그동안 미루고 있던 것이나 시간 없다고 못해보았던 일들을 이젠 실천해 보는 것이다. 시간이 없어 누려보지 못한 카페를 찾는 다거나 책을 읽는 다던가 정말 소중하게 생각했지만 못해 보았던 일들을 이루며 성취감에 빠져 들수도 있고 지금까지 누렸던 직업이 아닌 정말 가슴에 막혀 있는 일을 해보며 거기에서 얻는 성취감에 또 다른 인생의 맛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흔히 60부터 제2의 인생이라고 한다. 수명이 짧았던 시절에는 60만 되어도 많이 살았다고 하지만 모든 것이 발전한 지금은 '60은 청춘'이라고 한다. 얼마전에 읽은 < 내일도 따뜻한 햇살에서>에서 80대 노부부의 건강한 삶에 대하여 나온다. 80대 노부부는 젊은 그 누구보다도 부지런하게 하루종일 움직이고 일하고 그리고 텃밭을 가꾸어 자식들에게 혹은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며 살아간다. 그들 또한 처음부터 농사를 지은것도 아니고 그런 삶을 살아 온 것도 아니었지만 젊은 시절에 누렸던 삶과는 전혀 다른 땅을 일구며 늘 일하면서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면서 젊은사람 못지 않은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땅을 일구며 여유롭고 풍요로운 씨를 뿌린만큼 거두어 들이고 그것을 나누어 먹는 사람에서 행복을 느끼기에 더 건강한 삶으로 거듭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그 노부부야말로 시간의 노예가 아닌 시간의 주인이 되어 하루 24시간을 살아가는듯 했다.
다른 어떤 시기도 분명 중요하지만 한참 활동하는 왕성한 젊은을 지나 완전한 노년으로 가기 전의 '징검다리'처럼 건너야 하는 중간에 낀 45~60이라는 나이는 결코 만만한 나이가 아니다. 가끔 그 나이를 견디지 못하고 험한 일을 당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종종 들려 오기도 하고 정말 조금만 달리 생각해 보면 인생을 달리 살아갈 수도 있는데 잘못된 길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종종 들려오는 것은 그만큼 힘든 나이라는 것이다. 한참 일하고 혀리를 펴려고 했는데 그 앞날이 더 힘든 비바람이 닥쳐 온다면,그렇게 되지 않기 위하여 시간의 주인이 되어 포기하지 않고 시간의 주인이 되어야 하는 이야기들은 쉽게 읽으며 공감해 나갈 수 있다. 우리 주변에도 '귀농'이라든가 제2의 삶을 위하여 젊은 시절과는 다른 대기업의 사장이 구멍가게를 창업했다는 그런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데 인생은 준비하는 자의 것인듯 하다. 누구나 준비를 해야한다. 꿈을 그저 꿈으로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 관리를 잘하여 좀더 멋진 인생 여유로운 인생 멋 있는 인생으로 거듭나기 위하여 잃어버리고 있는 시간을 찾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