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뜬 달
조규호 지음 / 청어람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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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가고 싶고 사진을 찍고 싶은 곳은 '사막'이다. 음영으로 그려진 모래의 쉼 없는 능선들을 언젠가는 꼭 담아보고 싶은,그곳에 가면 정말 보여지는 것보다 더 많다는 것을 느껴보고 싶은 곳이 사막이다. '그대,사막을 걸어본 적이 있는가?'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모래뿐인 사막,그곳에서 무얼 찾고 무얼 볼 수 있단 말인가. 저자의 자전적인 소설인 '미국에 뜬 달'은 그가 유도인으로 꽃동산에서의 생활을 접고 사회생활을 하던 중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해고가 되고 그렇게 하여 미국에 건너가게 되고 그곳에서 오렌지꽃 향기를 맡으며 호텔업에 종사하다 한인들의 호텔업 대부라고 할 수 있는 '호텔왕'이 되기까지 인생이 담겨 있는 이야기이다.흔히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들의 결말을 보고는 너무 쉽게 성공에 도달한 것처럼 현재의 모습만 보고 평가를 한다. 하지만 그에게도 시련과 역경의 길이 있었고 분명히 그 모든 것을 헤쳐나아갔기에 지금의 그가 있다는 어쩌면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듯한 소설이다.

 

사막을 걸어본 적이 있는가, '이십 년 동안 호텔리어의 길을 걸오온 내 모습과도 같겠지? 이것이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일세. 그리고 사막에는 말일세...보이는 것들보다도 보이지 않는 것들이 훨씬 더 많다네.호텔리어의 길도 그렇다고 할 수가 있지.' 현재를 보지 말고 과거를 본다면 사막을 통과하여 오아시스를 찾은 것과 같은 그의 현재를 볼 수 있다. 맨몸으로 호텔왕이 되기까지는 정말 글로 표현된 것보다 더 한 것들이 분명 많을터인데 글이란 아름답게 포장되어지기 때문일까 어려움이라고 하기 보다는 승승장구의 그의 모습이 담겨 있는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분명 그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기도 했고 남에게 해를 당하기도 했고 죽을 고비도 넘겼다. 산 넘어 다시 산을 만났지만 그때마다 누군가 도움을 주어 해피엔딩으로 끝났기에 '미국에 뜬 달'이 존재하지 않을까.인생에서 내게 '적'이란 없는듯 하다. 분명 저승자도 그렇고 D라는 인물도 그에게 큰 피해를 주기도 하고 해치려 했지만 그는 달게 받아 들이고 그 자신이 아닌 악령이나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을 한다. 그런 긍정적인 자세가 그를 만든것 같다.

 

그가 유도를 하게 된 것은 몸이 허해 그의 집에 보양을 하기 위하여 온 사촌 형인 환이형 때문에 유도를 하게 되었다. 유도인이었던 환이형이 몸이 좋지 않아 유도를 몸하게 되고 짦은 삶을 마감해야 한 것에 비해 그에게 주고 간 것은 그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유도로 인해 군대생활도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일을 하며 '비밀'에 가까운 특수임무를 해야 했고 그로 인해 그의 인생은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꽃들은 자신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평화를 위해 아름답게 피어날 뿐이다.' 라는 말을 남기고 제대를 했지만 그가 가르쳤던 사람들은 평생잊을 수가 없었고 그들과 연관이 된 삶이 이어지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서로의 연이 되지 않아 가슴에 묻어야 했던,가슴 아픈 사랑을 뒤로 하고 우여곡절의 결혼과 도미,그리고 그곳에서 빈털털이가 되듯 하던 삶에서 만났던 모텔청소업은 그들에게 위기가 기회라는 것을 알려 주어 호텔업에 발을 들여 놓게 되었다.

 

살아남기 위하여,살기 위하여 선택한 모텔이 마피아들의 본거지처럼 그들의 정착지로 거듭나고 무도인의 숨은 기량으로 그들을 내쫓아 자신의 삶을 바꾸면서 그의 호텔업에는 가속도가 붙기 시작,하나에서 또 하나로 그리고 거듭이어지는 호텔업에 많은 한인들에게 희망을 주기도 하고 다른 일보다 호텔업에 뛰어들게 만들어 승승장구의 세월을 보내기도 했지만 그도 어쩔 수 없이 IMF와 서브프라임을 만나면서 어려움에 당면하게 된다. 고난앞에서 사람이 더욱 힘들게 하는 일들을 겪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를 아껴주는 과거의 사람들을 만나 다시 회복하여 현재에 이르게 되는 그의 인생역경이야기.흔히 한사람의 인생을 우리들은 '소설 한 편'에 비유를 하는데 그렇게 하여 탄생한 소설처럼 드라마틱한 인생 이야기들이 자전적이어서인지 진실성을 띠면서도 맨손으로 일구어낸 거대한 호텔왕이라는 것이 하늘 향해 쭉 뻗어나간 야자수를 바라보는 것처럼 아득하기만 하다. 결코 평범한 삶은 아니었다. 사나이의 강인하고 무도인으로 절제를 잃지 않는 삶과 함께 사업가로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 인생이 담겨 있으면서 아련한 첫사랑까지 달달하게 담겨 있으니 그야말로 비빔밥 한그릇을 맛있게 먹은 듯 하다.

 

첫사랑의 그녀가 문,M이라면 달 또한 Moon이다. 미국에만 달이 뜰까? 어디서나 달은 뜬다. 하지만 맨손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자신의 '달'을 뜨게 하기 까지 얼마나 많은 고난의 길을 걸어왔던가. 등성이 위에 위치한 집에서 내려다 보이는 지상의 풍경이 '은하수'와 비슷하다면 지금 걷고 있는 인생 또한 은하수를 걷고 있는것처럼 모두가 올려다보고 부러워하는 위치에 있을 수 있다. 꽃은 자신을 위해 존재하지 않고 평화를 위해 존재를 한다고 해도 누군가는 달리 해석을 할 수 있는 삶이다. 시를 쓰고 소설을 쓰는 CEO라 그런지 그의 삶 또한 그가 쓴 한 편의 서사시처럼 보여지고 어려움보다는 아름다움으로 그려진듯 한데 문득 내 삶을 시로 혹은 소설로 표현을 한다면 어떤 결과물이 될지 궁금하다. 삶이란 보여지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위하여 노력할 때가 값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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