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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사건
시마다 소지 지음, 김소영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도련님>등으로 알려진 일본의 작가 '나쓰메 소세키'가 영국에서 2년동안 유학을 하던 시절이 있었나보다. 그는 세익스피어를 연구하는 크레이그 선생에게서 수학을 하고 있었는데 그 시절에 홈즈와 만난다는 설정,추리소설을 읽다보면 유명한 추리소설속의 탐정들과 만약에 내가 만난다면 하는 생각을 가끔 가져보게 되는데 소세키가 런던에 가 있던 시간과 홈즈를 교묘하게 교차시켜 나쓰메를 홈즈의 소설에 등장시킨 것인지 아니면 나쓰메의 이야기에 홈즈를 등장시킨 것인지,암튼 홈즈와 만나면서 마주치게 되는 '살인사건' 그 한 켠에 나쓰메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간다.
셜록 홈즈와 의사 왓슨의 만남은 절묘한 조화로 이야기 속에서도 영화 속에서도 둘의 활약은 대단하다. 하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셜록 홈즈는 약간 정신병적인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온다. 그런가하면 나쓰메는 하숙집에서 유령의 소시를 듣고는 밤잠을 설쳐 하숙집을 옮겨 보아도 계속 같은 현상이 일어나 홈즈를 찾아 가게 된다. 그러다 마주하게 된 이상하면서도 풀 수 없을것만 같았던 '살인사건'을 만나게 된다. 사람이 하루 아침에 '미라'가 된 킹즐리 사건,미망인인 메리 링키는 어릴적 헤어졌던 남동생을 찾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찾아낸 동생이 이상한 동양 저주에 갇혀 있다가 미라가 되어 죽게 된다. 너무 큰 충격으로 인해 정신병원에 가게 되고 홈즈와 왓슨은 이 해괴한 사건의 실마리를 찾기 위하여 분투하는가 하면 동양인인 나쓰메의 도움을 얻고자 그를 찾기도 한다. 셜록 홈즈이 이야기는 60편 이 이야기는 61번째 이야기나 마찬가지로 나오기도 했지만 죽은 자의 목에서 알 수 없는 글씨와 숫자'61'이 적힌 찢어진 종이가 발견된다. '숫자 61'의 의미는 뭘까?
이야기는 나쓰메와 홈즈와 왓슨의 입장에서 똑같은 시간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다른 시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두 이야기가 교차하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하면서 사건의 정점으로 빠져들어간다. 우연히 홈즈를 찾게 되었다가 살인사건을 만나게 되고 홈즈와 함께 그 사건을 풀어나가게 되는 나쓰메,그런가 하면 나쓰메의 런던생활이 이야기의 한 축을 구성하며 따로 성장하여 간다. 크레이그 선생에 대한 이야기와 동양인의 눈에 비친 런던의 풍경이나 생활상들이 그려지면서 처음엔 낯설었지만 점점 적응해 가는 나쓰메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런가하면 시간을 잊게 하고 점점 빠져들게 하는 '살인사건' 을 만났고 런던인이라면 누구가 알고 있고 유명한 '홈즈'를 만나게 되었으니 얼마나 재밌게 런던생활이 흘러가고 있겠는가. 홈즈를 이상하게 보았던 처음과는 다르게 홈즈라는 인물에 적응하면서 그의 수사에 도움을 주는 나쓰메,홈즈가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나쓰메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인해 홈즈가 사건의 실마리를 풀게 되고 '런던 미라 살인사건' 진범도 잡게 되고 사건의 모든 궁금증을 풀게 되지만 미라의 목에서 나온 '종이조각인 숫자 61'이 적힌 그 의미를 끝내 밝혀내지 못하다가 일본으로 돌아가기 위하여 배에 오르려던 순간에 그 의문의 수수께끼를 푸는 나쓰메. 그리고 메리 링키 부인에게 '고양이' 새끼를 주어 그녀가 정신적인 충격에서 벗어나 새롭게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주는가 하면 그녀의 앞가슴에 매달려 있는 자신의 이름을 가진 새끼 고양이를 보며 '나는 고양이' 하다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한번 더 외쳐준다. 그것이 그리고 그의 작품이 되고 만다. 억지스러운 면도 있지만 참 재밌는 발상이면서 또 아는가 그런 이유로 태어난 작품인지.
처음엔 똑같은 이야기가 겹쳐서 진행이 되기에 왜 그럴까 했는데 같은 것을 보고도 서로 다른 시선을 말해주면서 그렇게 했기에 어쩌면 더 재밌게 '런던 미라 살인사건'을 풀어 나가게 된 것은 아니가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어찌보면 한 작품에서 홈즈와 나쓰메 소세키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으니 재밌고 홈즈에게는 늘 왓슨이 옆에서 함께 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그것이 아닌 '나쓰메' 가 함께 하면서 풀었다는 것은 어쩌면 나쓰메를 알고 있는 독자들에게는 큰 재미를 줄 것으로 안다. 하지만 살인사건의 그 이면에는 늘 그렇듯 '인간의 욕심'이 도사리고 있다. 욕심에서 번져 나온 인간의 '흑심'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한번 더 보여준다. 그것이 홈즈와 나쓰메의 이야기와 함께 버무려져 재밌고 색다른 '추리소설'로 탄생하지 않았나한다. 그런가하면 홈즈의 정신병이 3층 난간에서 떨어져 물통에 쳐박히면서 다시금 제자리로 돌아와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것도 흥미롭지만 마지막 나쓰메를 배웅하며 메리 링키 부인의 바이올린을 멋지게 연주해 주는 홈즈의 멋은 알면 알수록 알 수 없는 홈즈에 매력에 푹 빠져들게 한다. 셜록 홈즈의 61번째 사건파일이 궁금하다면 지금 나쓰메와 홈즈를 만나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