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 탐험가
다카노 히데유키 지음, 박승희 옮김 / 부키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요통 탐험가' 제목을 보고는 '아하,나도 요통인데'하며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다 기회를 얻었다. 요통,난 언제부터 요통을 앓게 되었을까? 내가 '요통'아라고 할 수 있는 통증에 시달린것은 언제부터일까 생각을 해보니 아이를 가지면서부터인다.아이를 갖기 전에는 비쩍 말랐다는 말을 늘 듣던 나,임신중독증으로 인해 몸무게가 무척 많이 늘면서 요통은 시작되고 아이를 낳고도 허리가 아파 업어주질 못했다. 업으려 하면 정말 '아이고 허리야' 소리가 절로 나왔다.그런데 문제는 그것을 병으로 생각지 않고 병원을 한번도 찾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게 내 요통은 긴 시간동안 함께 했다.그렇다고 덜한적도 없었고 더 심하지도 않았는데 몇 해 전에 산행사고를 당하면서 심해졌고 이년 후 다시 심한 교통사고로 허리뼈도 하나가 부러지고 암튼 움직이질 못하여 교통사고덕에 허리 MRI를 찍게 되었다. 그리곤 '허리디스크'라는 것을 알았다.뼈도 부스러지고 디스크까지 있어 한동안 움직이지도 못하고 가만히 누워만 있으니 겉으로는 멀쩡하면서 병원생활을 하는 것처럼 남들은 내 고통을 몰랐다. 교통사고는 고만고만 하여 병원을 나오게 되었지만 일상생활에 접하려하니 허리가 너무 아픈 것이다. 병원에서보다 더 심하게 느껴지는 요통, 왜 그럴까.허리뼈가 부러진 부분도 통증이 오고,정말 뇌는 통증을 기억하는지 왜 다친부분이 더 심하게 통증을 느끼는지.

 

정형외과와 한방병원을 오가며 그렇게 물리치료를 하고 침도 맞으며 차도를 느끼려 해도 치료를 받고 온 날은 괜찮은 듯 하여 '내일은 가지 말아야지' 하고 하룻밤을 자고 일어나면 아침에 다시 아픈 것이다. 요통으로 인해 잠도 잘 못자고 일어나지도 못하고,정말 저자의 심정을 고스란히 느끼던 때가 있었다.그때는 정말 요통에서 벗어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것만 같았다. 젊은 사람이 집에서 빈둥빈둥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허리가 아프다면 '벌써 허리가 아파서 어쩌냐'는 주위의 말들에 아프다는 말도 못하고 혼자서 낑낑,정말 몸에 중간인 허리가 아프면 아무것도 못한다. 일상생활은 물론 누워 있는 것도 힘든 그런 시간이 있었다. 그렇다고 지금 요통에서 말끔히 벗어난것도 아니다. 좀더 통증에 완만해졌다고 해야할까? 정말 집중하면 더 아픈듯 하고 더 빠져들게 되어 워낙에 아프니까 하고 생각을 달리하니 심하게 아플때만 누워 있게 되지 요통을 생각하지 않게 되니 스스로 벗어나게 된 듯 하다.

 

저자 또한 그런 생활을 한 듯 하다. 심한 요통과 오지탐험에 나서야 하는데 통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더욱 그를 요통에 빠져 들게 한 듯 하다. 민간요법에서 부터 정형외과 침술원 동물병원등 눈에 띄이고 누가 좋다고 하면 귀가 솔깃하여 그곳으로 향하여 점점 '아니다'라고 속에서는 외치고 있지만 자신의 소리를 외면서도 그곳에서 하는 말에 말려 들어가며 믿는, '낫겠지,이번이 끝이야'를 외치면서도 늘 요통은 그자리인 저자, 어디로 가야만 정말 요통의 끝을 볼 수 있을까. 적잖은 돈을 내면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이끌리는 자신을 보며 '라면집 사장은 자신의 라면이 제일 맛있다고 여긴다'라는 이치를 적용하면서도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을 나약한 여자에 비유하면서도 요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저자,요통이란 남이 대신 앓아줄 수도 없지만 타인이 그 통증의 깊이를 알지 못한다. 다른 통증도 물론이겠지만 요통이란 정말 지긋지긋하다.잊을만하면 찾아오는 것이 또한 요통이지 싶다. 그런데 저자는 통증이 완화되는 것을 조금도 느끼지 못했다.

 

그러니 민간요법에서 정형외과를 찾기도 하고 한 장의 사진을 놓고도 다른 병을 유추해 낸 것을 믿고 그것을 고치려 한다는, 의사도 못 믿는 상황이 오고 자신도 못 믿는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말 자신의 요통의 원인이 무엇인지 병명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치료를 하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가져본다. 요통뿐만이 아니라 몸이 아프면 남이 말하는 것이 모두 내 병이 되는 것은 현대인이 가진 '아는 것이 병' 이라는 말처럼 너무 알아서 병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한 곳 한 곳을 거치면서 점점 자신의 통증에 전문화 되어가는 자신을 보게 된다. 의사와 병원을 의학을 믿는 것이 아니라 기만하게 되고 맹신적이던 것이 점점 불신으로 보다 더 '확실'한 의사와 병원을 찾아 뫼비우스처럼 자꾸만 이어지는 그의 요통 탐험의 끝은 정말 어디일까? 그러다 그가 마지막에 접한 것은 '수영'이다. 그동안 생각나면 가끔 가던 수영을 하러 가면서 문득 지금까지 자신이 탐험한 요통에 관해 들은 말들의 결말은 '수영'임을 알게 되고 빠져든다. 그렇다고 수영을 하면서 요통이 씻은 듯이 나은것으 아니다. 심인성인가까지 의심하면서 약을 복용하게 되고 점점 나약해지는 자신을 보면서 깨달은 끝이 수영이고 밤과 낮이 바뀐 것을 바꾸려 한 것에서 어느정도 자신을 뒤돌아보게 되었다는 것.

 

병은 대부분 '마음이 병'이라고 말을 한다. 긍정적인 마인드가 병을 이기게 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하지만 정작 자신이 어느 병에 노출이 되면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다는 것은 힘들다. 어떤 병이라는 말을 듣고나서부터는 정말 시나리오를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별의별 생각을 다하게 된다. 자신의 병을 담담하게 받아 들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만큼 현대인은 '건강' 에 많은 것을 쏟아 붓기에 몸과 마음의 병보다는 건강한 자신을 원하기 때문에 동양이든 서양의학이든 무엇으로라도 빨리 병에서 벗어나길 원하지 오랫동안 지고 다니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 집착하는 것도 좋지 않다. 저자 또한 자신 안에서 '요통'이란 것을 내려 놓고 나서야 비로소 통증에서 조금 벗어나기도 한다. 손에 잡고 집착하면 그것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눈을 돌려 다른 것에 관심을 가지면 통증은 제2순위로 밀려나 조금 덜 느끼게 되기도 한다. 1년8개월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그 경지에 오른 그의 정말 요절복통 요통 탐험기에는 환자라면 누구가 느낄 수 있는 일들이 재밌게 그려져 있다. 요통이 있는 사람들이 요통에서 모두 벗어날 수 있는 그날까지 요통이여 물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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