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법은 왜 부조리한가 - 경제학.철학.통계학.정치학으로 풀어낸 법의 모순
레오 카츠 지음, 이주만 옮김, 금태섭 감수 / 와이즈베리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부조리,먼저 부조리란 무슨 뜻인지 사전을 찾아 보았다.부조리란 '이치에 맞지 아니하거나 도리에 어긋남 또는 그런 일.' 그렇다면 법이 부조리하다고 하면 법에도 그런 부조리한 구석이 있다는 말인데 정말 법에도 어긋나는 구석이 있단 말인가? 이 책을 읽기전에 읽은 <꿈꾸는 자는 멈추지 않는다> 에 보면 저자는 미국에서 로스쿨에 들어가는데 지금까지 알고 있던 법은 모두 버리듯 다시 머리를 채워나가야 하는 공부법이 이채로웠다. 그 소개에 의한 글을 읽다보니 이 책의 내용과도 상응하겠다는 생각을 가져봤다. '머리를 비워라' 에서 스승이 했던 공부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어찌보면 궤변이라고 할 수 있는 예를 들어가며 법이 부조리한가 이야기를 한다.
그렇다고 내가 법을 잘 알거나 법의 어떤 영향속에 있는 것도 전문적으로 법과 관련된 사람도 아니니 다소 힘들게 읽힐 수 있다. 그렇다 내겐 법이 벅차고 정말 '먼나라'이야기처럼 멀게만 느껴진다. 보통사람들이라면 모두 그렇게 느낄 것이다. '내게도 법이 영향을 미칠까?' 물론 법의 영향이 미치지만 우린 법의 완전한 해석이나 법과는 거리가 멀게 살고 있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현실이다. 하지만 저자는 '응급실의 상황'을 예로 들어가며 '응급 순위 순환론'에 대하여 이야기를 한다. 함께 차를 타고 가던 부부가 교통사고가 났는데 남편은 두 다리를 잃게 될 상황이고 여자는 검지 손가락 하나만 사고를 당했다. 그렇다면 응급 의사는 어떤 환자를 먼저 선택해야 할까? 거기에 남편은 극구 아내의 검지 손가락을 먼저 봐달라고 한다. 자신은 두 다리를 잃게 될 상황인데 말이다. 우리가 보기엔 분명 남편의 두다리가 응급상황인데 남편의 배려로 아내의 검지손가락을 선택하려던 순간 다른 사람이 나타난다. 다리 하나를 지금 수술하지 않으면 다리 하나를 잃게 될 상황이다. 남편과 아내가 서로 먼저 하라고 미루고 있으니 나중에 나타난 삼자는 자신이 먼저 수술하게 한다. 이 상황을 예로 들어가며 제1부 '법은 왜 상생 거래를 거부하는가' 그리고 제2부 '법은 왜 허점투성이인가' 제3부 법은 왜 그렇게 이분법적인가' 제4부 '우리는 왜 악행을 모두 처벌하지 않는가' 라는 그의 궤변과 같은 이론을 펼쳐나간다.
'응급 순위 순환론'도 그렇고 '사회선택이론'고 그렇고 도통 그 말이 그말 같고 다람쥐 쳇바퀴 돌 듯 그의 이야기를 재밌게 읽긴 하는데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그동안 법과 너무 멀리 살아와서인가. '법의 경계' 를 탐구하는 하는 부분에서 분쟁 가능성이 높아 범주를 구분하지 어려운 사건들을 다루는 것이다라고 했는데 '한 사내가 잠자는 여인에게 입을 맞췄다면 폭행인가? 사냥꾼이 총을 쏘아 맞힌 동몰이 다른 사냥꾼의 덫에 걸려들었다면 그는 자신의 총알이 동물의 몸속에 있다는 이유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가?..'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정말 괴상한 것을 가지고 법적인 논쟁을 벌이기도 하고 어제 뉴스에서는 6만원어치 사서 선물한 로또에서 1등이 나왔다면 그 상금은 누구의 것일까? 법은 현재 로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것이라 했지만 시민배심원들의 판결은 50:50으로 나누어야 한다고 했다. 나 생각도 그것이 정당하다고 본다. 만약에 6만원어치가 아니라 그보다 더 많은 금액의 로또를 구매해서 선물했다고 해도 거기에서 1등이 나오지 않았다면 그들은 법 앞에서 싸우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이 '돈'그것도 거액의 돈이 관련되었기에 자신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것이다. 정말 이분법적이고 허점투성이다. 법이 다 옳다고만 볼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그는 아이,섹스등은 돈으로 거해해서는 안된다는 법을 가지고 또한 열띤 이야기를 펼친다. 하지만 얼마전에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리모가 합법'인 인도의 대리모 사업에 대하여 나오는 것을 보았다. 세계가 모두 인간 존업성을 들어서일까 대리모를 불법으로 하고 있지만 인도는 틈새시장처럼 대리모사업을 합법화 하기도 했지만 그로 인한 수입및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어 놓았다. 세계에서 불임인 부부들이 인도관광을 하러 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대리모로 자신들의 아이를 얻기도 하는데 양쪽 모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불법'이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합법화 하고 국가에서 관리를 해서인가 뒷골목에서 성행하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이면서도 그로 인해 서로가 윈윈하고 있다. 이걸 불법이라고 봐야 하나. 법이 아이가 없는 부부의 맘을 알까? 아니면 평생을 벌어도 가난 속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한 자궁으로 합법적인 대리모가 되어 가난에서 벗어났다면 그것을 법적으로 비난해야 하나? 도덕적인 문제가 있긴 하지만 나도 아이를 낳고 키워 봤기에 내 입장에서는 불임인 부부들의 마음을 이해하기에 결코 나쁜 방향으로 볼 수가 없었다. 법으로 해석하기 난해한 부분들이 분명 존재한다.
법도 제대로 모르는데 법의 허점이며 이분법적인 면이며 다루는 모든 이야기들이 조금은 거리가 멀게 느껴졌지만 분명 우리 생활속 이야기들이다. 그가 마지막에 인용한 '콩 한 접시 이야기' 에서도 앞에서 언급한 '응급 순위 순환론'과 마찬가지로 어떻게 대입을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것을 말해 주는데 그래도 어렵다. 콩을 먹지 않는 아들이 있다. 그 아들과 엄마 그리고 할머니가 함께 식사를 하러 나갔는데 '콩 한 접시' 가 음식과 함께 나왔다.당연히 아들은 콩을 먹지 않으니 콩에 손도 대지 않는 것을 알기에 엄마는 권하지 않는데 그때 할머니가 '5달러'를 꺼내며 먹으면 준다고 한다. 아들은 콩 한 접시를 모두 비우고 5달러를 비운다. 그렇다면 그 다음엔 어떻게 되었을까? 콩이 나올 때마다 엄마는 5달러에 콩을 먹었는데 엄마의 사랑으로 먹으라고 강요를 한다. 법의 부조리한 면이며 허점을 위 이야기 속에서 예를 들며 설명해 주지만 그래도 약간은 갸웃뚱이다.왜 그동안 법적으로 해석을 하며 살지 않았기에 거리감이 있다.그래도 법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재밌게 읽을 책이다. 법의 허점을 이야기 하며 들은 예에서 '변호사가 하는 일은 사람들이 스테이크가 아닌 닭 요리를 선택하려는 찰나, 메뉴에 생선 요리도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사람들이 닭 요리 대신에 스테이크를 선택하도록 만드는 것이나 다름없다.' 변호사는 법의 허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라는 한마디에 허점이 받아 들여지기도 하지만 내겐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