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2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2
초(정솔) 글.그림 / 북폴리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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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살 된 애견 낭낙이와 2살이 된 고양이 순대를 키우면서 녀석들과 부딪히면서 접하게 되는 '반려동물과 사람' 에 대한 성찰을 갖게 하는 초양의 웹툰을 먼저 전작으로 1권을 읽었는데 참 좋았다.나도 애견을 12년째 키우고 있고 지난 해에는 11살이 된 치와와 호야가 갑자기 호흡곤란이 오면서 어떻게 손을 써보지도 못하고 보내야 했다. 그 아픔이란. 오랜시간동안 식구처럼 함께 하던 반려동물을 보내는 아픔은 가족을 보내는 아픔과 같다. 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녀석들은 정말 사람보다 더 살갑게 사람과 사람의 빈자리를 차지하며 집안에서 온갖 재롱을 다 부린다. 녀석들이 차지하는 공간은 얼마 안되는 듯 하지만 그 빈자리는 얼마나 큰지. 지금도 키우고 있는 11살 치와와 여시도 갑자기 죽을 고비가 와 새벽에 택시를 타고 뛰어 다니고 급기야 서울 큰 병원에 입원시켜 간신히 소생시켜 놓았다. 그렇게 하여 녀석은 더욱 내겐 애지중지 먼저 간 호야몫까지 집안에서 관심을 차지하고 있지만 한 해 한 해 나이가 먹어가고 있어 걱정이다.

 

여시 엄마는 15살 지금도 건강하게 살아 있지만 동물들도 나이가 들어가면 사람과 마찬가지로 성인병도 오고 노안이 온다. 여시 엄마는 지금 눈을 잃었다. 백내장이 와서 눈이 보이지 않는 상태라 후각과 청각으로만 살아 가고 있다.눈이 보일 때는 가끔 보는 우리들을 보면 무척이나 짖어대고 살벌하던 녀석이었는데 눈이 멀고 나서는 안아주어도 가만히 있고 사람의 손을 더 그리워하고 찾는다. 사람도 나이들면 애처럼 변하듯이 동물도 만찬가지가 되어 간다. 그런 이야기들을 저자는 세시한 부분까지 그림과 글고 채워 놓았다. 낭낙이와 이별을 준비하는 작업으로 시작한 웹툰이 책 두 권으로 거듭난 것이다. 그리고 동물보호소에서 선천적으로 각막백반증에 걸렸다고 사람들에게 버려진 고양이 순대가 그녀와 함께 하면서 건강하게 '어린고양이'가 아니라 '2살'의 어른 고양이가 되었다.

 

반려동물을 키우다 보면 정말 '수다쟁이'가 된다. 할 이야기가 많다. 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은 이해 못하는 부분이지만 자식을 키우는 사람들과 똑같다.자식자랑을 하듯 자신이 키우는 반려동물 자랑에 정말 수다쟁이 되어 끝도 없이 이야기를 풀어낸다.날마다 똑같은 일상인 듯 하면서도 늘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그들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사랑과 감정을 배우게 된다. 우리도 두마리가 있을 때에는 내 무릎을 차지하기 위하여 늘 두녀석이 싸우고 먹을 것을 주어도 먼저 먹으려고 다투는가 하면 물을 먹을 때는 호야가 먼저 먹으면 여시는 뒤에 서 있다 먹기도 했다. 얼마나 웃긴지.사람도 세치기를 하는데 이녀석들은 세차기를 몰랐는지 꼭 줄을 서서 물을 먹어 너무 웃겨서 사진을 찍어 두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주인들이 벨소리에는 가만히 있는데 타인들의 벨소리에는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이기도 하고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녀석들, 집안에 공기 흐름을 녀석들이 잘 바꾸어 놓아 싸워서 기분이 나쁘다가도 녀석들만 보면 풀어지곤 하던 때도 있다.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정말 끝까지 책임질 마음을 가지고 사랑으로 키워야 한다. 누구보다 눈으로 말하는 녀석들,사람의 감정을 얼마나 잘 읽는지 그날 기분을 읽기라도 한 것처럼 애교를 부리는 녀석들이다. 그런가하면 한번 크게 아프고 나서는 가끔 잠자는 녀석의 몸에 살짝 손을 대본다.심장이 뛰고 있나 안 뛰고 있나.작고 연약한 심장이 '발딱발딱' 삶의 신호로 움직이고 있으면 '휴' 하고는 한 숨을 뱉어 내기도 한다.그것이 녀석들이 나이가 더 들어가면서 더욱 자주 발생하게 된다.그만큼 말도 못하는 녀석들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사람이라면 어디가 아파요 하고 말을 할 것을 동물들은 아파도 사료를 먹고 물을 먹고 주인 무릎에 앉아 애교를 부리고 할 짓을 다한단다.그러다 마지막 순간에 갑자기 숨이 멎기도 하고 큰 일이 닥치기도 하고.정말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애를 하나 키우는 것과 같은 정성을 들일 각오를 해야 하고 그만큼 부지런해져야하며 생명에 대한 책임감과 사랑이 있어야 한다.

 

낭낙이와 순대와 함께 하면서 그녀의 일상과 함께 하는 반려동물들과의 생활 속에서 잔잔한 감동도 전해주고 반려동물에 대하여 어떻게 열린 생각을 가져야 하는지 좀더 세심함 배려를 해야 하는 그녀의 마음을 전해 받는 듯 하다. 난 가끔 녀석들을 안고는 '사랑한다' 라고 말해준다.사람과 똑같다. 사랑한다고 말해주면 좋아한다. 사람도 빈말이라도 '사랑해'라고 말해주면 기분이 좋아지듯이 동물들도 똑같다. 그리고 가끔 쓰다듬어 주고 안아주고 정말 사랑을 표현해 주어야 한다. 함께 살면서 남남처럼 대한다면 동물도 사람에게 대면대면한다. 자신을 사랑해주고 이뻐해주고 더 많이 안아주는 사람을 좋아하게 되어 있다. 작은 녀석이지만 외출했다 돌아 왔을 때 빈집을 지키는 누군가 반갑게 뛰어 나와 '멍멍' 하고 짖어 주면 얼마나 좋은지. 갈수록 커가는 아이들도 뛰어 나오지 않는데 녀석들은 무얼 바라고 그러는것도 아니면서 주인을 얼마나 반기는지.그런 이유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가 보다. 그렇다면 키우다 반려동물들이 아프다고 혹은 잠깐의 실수로 버리는 일은 없어야 할 듯 하다. 순간의 잘못으로 집을 나가 영영 찾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런 때는 자식을 잃어 버렸을 때처럼 눈 앞이 아찔하다. 거기에 말을 못하고 집도 모르니 더 찾을 길이 없다.

 

저자인 초양은 대학 재학생이다. 낭낙이와 순대를 만남으로 하여 자신의 진로가 더욱 확고해졌고 녀석들로 인해 인생이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 그녀 뿐만이 아니라 반려동물이라 그외 생명을 가진 것을 키우다 보면 보는 눈과 생각이 좀더 넓어진다. 무작정 '동물을 왜 키워. 털 날려서 좋지도 않은데..' 하며 반대하기 보다는 한번 키워 보고 그들과 나눌 수 있는 교감이나 생명에 대한 생각을 가져보길.생명을 가진 것들은 다 소중하다.그리고 무언가 한가지는 꼭 남겨 주는 것이 있다. 꽃이 괜히 피겠는가. 키우는 사람의 정성과 관심이 없다면 꽃이 피지 않는다. 동물도 마찬가지로 내가 베풀어야 사랑을 준다. 그저 무작정 재롱을 보려고만 하지 않고 먼저 준다면 동물들도 다가온다. 그리고 내사 한번 선택한 동물에 대하여는 끝까지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오랜 시간 함께 하다 보면 가족과 같은데 병들고 늙었다고 갖다 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그녀의 낭낙이와 순대를 보면서 울집 여시에게도 더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보며 한번 더 쓰다듬어 주어야 할 듯 하다. 사는 동안 그리고 건강하게 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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