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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라 불린 소년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23
멕 로소프 지음, 이재경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설정이 참 재밌다. 엄마가 포커에서 딴 것이 '지구', 그 지구를 맡을 사람이 없어서 십대인 아들에게 지구를 넘겨 준다. 사춘기 소년이 지구를 맡은 '하느님'이다. 그 엄마는 또 포커에서 져서 하느님인 아들 밥의 애완동물인 에크를 주게 되는데 에크고기가 맛있다고 해놓는다.정말 맛있을까? 아들이 키우던 감정을 가진 동물인데. 에크를 넘겨 받게 되는 에드의 딸인 에스텔은 에크를 자신의 아버지에게서 구해낼 방법을 찾아 본다. 하지만 그게 가능할까. 그리고 이 사춘기 하느님은 지구에 생물들을 엿새만에 창조해 놓고는 관리를 하지 않는 반면 기상기후를 자신의 감정과 연동을 시켜 놓는다.사춘기시절은 감정이 급변화가 잦고 또한 여자에 관심을 가지면 그야말로 지구의 날씨는 여름에도 눈이 오고 얼음이 오고 여름인지 겨울이지 모를 날들이 온다는 것.
사춘기 시절은 타의에 의하지 않아도 요즘 아이들은 하느님과 같은 존재가 된다. 자신이 최고이고 자신만을 위하여 세상이 존재하고 돌아가길 바란다. 그렇지 못하다고 느끼는 아이들은 다른 길을 선택하기도 한다. 그런 아이가 지구를 맡는다면 지구의 존재는 어떻게 변할까? 하느님인 소년 밥은 지구도 돌보지 않으면서 '청춘사업'에 열중한다. 하느님과 인간이 과연 영원한 삶을 살면서 사랑을 누릴 수 있을까? 인간의 삶은 정해져 있다. 하지만 하느님은 그렇지 않다.반면 하느님인 밥은 자신이 맡은 '지구'에 대하여 책임감이 없는데 비하여 동물원에서 일하는 밥이 필이 꽂힌 루시는 자신이 맡은 동물들에 대하여 책임감이 강하다. 그런 밥과 루시가 사랑에 빠졌다.그 사이에서 동물원 책임자인 루크의 이상한 감정, 그 또한 루시에게 감정이 향하고 있었던 것.
지구의 존폐보다는 자신의 감정에 더 충실한 십대 하느님, 루시에게 향하는 감정을 감출수가 없어 루시의 엄마인 로라까지 만나 결혼을 하게 해달라고 하지만 그의 감정보다 사람들은 지구의 기상이변이나 그외 상황들이 제대로 돌아가길 바란다. 밥과 함께 미스터 B가 지구를 맡아보고 있지만 밥은 자신의 감정대로 지구를 돌본다면 미스터 B는 그야말로 모든 면 구석구석 지구를 돌보는 그,그가 과연 지구를 벗어나 다른 행성으로 떠날 수 있을까? 그런가 하면 밥은 루시와의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에크는 에드의 손에서 벗어나 연장된 삶을 살 수 있을까. 밥이 지구를 제멋대로 한다면 그의 엄마인 모나 또한 포커와 엄마라기 보다는 아들에게 더 폐만 끼치는 삶을 살 듯 한다.그런 엄마와 밥이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있을까.
사춘기의 자식을 둔 부모라면 공감할 부분들이 있다. 사춘기 아이들은 부모의 말을 듣지 않는다.서로의 행성에 갖혀 사는 사람들처럼 자식은 자식대로 부모는 부모대로 힘든 시간을 보낸다. 서로 협상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글쎄? 나 또한 그런 딸들을 두고 있어 한마디 단어 하나 선택에도 무척 생각을 많이 하는 경우도 있다.별거 아닌 단어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며 등을 보이거나 심한 말을 하는 아이들, 정말 세대차이가 나고 부모 또한 그런 시간을 지나왔음을 인정하지 않는 것처럼 자신들만 존재하는 것처럼 자신들의 그런 존재를 인정해주고 받아 주고 자신들만의 세상을 받아들여 주기를 바라는 정말 '하느님'과 같은 존재로 느껴질 때가 있다. 변화무쌍한 사춘기 소년의 감정과 엄마의 감정 또한 소년과 비슷한 굴곡진 감정 속에서 두 감정이 마찰을 하니 이로울게 없다. 소설속처럼 정말 사춘기감정과 기상을 연동해 놓으면 어떻게 될까 궁금하다.
요즘처럼 가뭄이 계속 되는 날씨,비가 정말 간절히 그리운 이 때 왜 이 소설이 남의 이야기 같지 않은지.혹시 사춘기 소년이 하느님의 자리에 있는 것은 아닐까. 어찌보면 '책임감과 무책임' 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소년은 지구를 맡고 있는 하느님이지만 그는 무책임하고 루시는 동물원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정규직으로 된 정말 책임감 있는 하느님이 만든 피조물이다. 하느님이건 동물원에서 일하는 사람이건 모두가 자신의 위치에서는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자의에 의하건 타의에 의하건 자신이 맡게 된 자리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한다면 더 밝은 내일을 맞을 수 있을 것이다. '삶과 죽음 사이에 이렇게 절묘하게 위치한 세상은 다시없어.' 사춘기의 딸들이 있어 소년의 감정과 엄마의 감정에 좀더 치중해서 읽었다. 대부분 자식이 사춘기이면 엄마들은 '갱년기' 이다.사춘기와 갱년기와 만남, 어느 것 하나 굽하지 않는 감정 속에서 고생하는 것은 하느님의 피조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