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지 못한 여자 스토리콜렉터 10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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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레 노이하우스의 책 한 권이라도 읽는다면 그녀의 '타우누스 시리즈' 에 빠져들고 만다. 나 또한 그녀의 책 중에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을 읽고는 또 다른 책 <바람을 뿌리는 자>와 <너무 친한 친구들>을 구매했지만 <너무 친한 친구들>은 아직 읽지를 못했다. 모든 책들이 손에 잡으면 중간에 덮을 수가 없다. 끝까지 읽고 확인을 해야지만 궁금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그녀만의 독틈함이 이 책에서 또한 일관된다. 이 책이 첫번째 책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피아와 보덴슈타인이 만나 처음 사건을 맞게 되는 이야기부터 나온다. 노이하우스의 이야기의 특징은 살인사건이 일어나면 그 '죽음'의 범인은 소설속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이 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이야기가 풀어져 나간다. 그만큼 '인간의 욕망'과 '인간의 내면'이라 정말 알 수가 없고 욕망의 끝은 죽음에 이르러서야 끝이나는,그런가 하면 모든 사람들이 한 그물에 걸려 든 고기떼처럼 살인사건에서 벗어날 수도 없지만 욕심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추악한지를 잘 보여준다.

 

피아가 헤닝과의 16년간의 결혼생활을 접고 이제 정말 자신만의 삶을 살기 위하여 말도 키우고 다시 형사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덴슈타인과 한 팀이 되었는데 서로 상대를 파악하기도 전에 자살인지 타살인지 모를 '시체'가 발견된다.그는 다른 누구도 아닌 정말 잘나가고 청렴결백으로 잘 알려진 하르덴바흐 부장검사가 자살했다는 것, 왜 그가 자살을 했을까. 급히 현장으로 출동하여 바쁘게 이 생활에 접어 드는데 다시금 들려온 소식 정말 멋지고 누구나 이쁘다고,생활은 조금 문란하고 남편인 케르스트너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던 이사벨이 전망대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것이다. 그녀는 남편은 수의사이지만 그녀는 남편에 만족하지 못하고 딸을 낳은 후 결혼전과 같은 방탕한 생활로 돌아가기도 했지만 얼마전부터는 아예 집을 나갔다.딸과 함께. 그런 그녀는 왜 자살을 했을까? 뉴스의 초점은 '하르덴바흐 부장검사'에 맞춰졌지만 사람들의 이목은 '이사벨의 죽음'에 쏠렸다. 젊디 젊고 누구보다 미인이었던 그녀가 왜 죽었을까?

 

그들의 죽음은 모두 '자살일까?' 그들의 죽음은 연관이 있을까 없을까? 갑자기 마추하게 된 두 건의 사건, 부장검사의 자살보다 '이사벨'의 죽음에 맞추어 이야기는 펼쳐진다. 부검을 해 보니 그녀가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는 것,그렇다면 그녀는 딸과 함께 케르스트너를 떠나 그동안 어디에서 무얼 했던 것일까? 그녀가 죽기 바로 전날 저녁에 남편을 만났다고 하여 남편이 먼저 용의선상에 오르지만 그의 알라바이를 입증해준 누군가에게 심하게 얻어 맞고 온 안나 레나로 인해 그가 풀려나긴 했지만 안나 레나는 왜 또 엉망진창이 되어 나타난 것인지. 이사벨 죽음으로 인해 조용했던 타우누스의 안개가 서서히 걷히 듯 한 명 한 명 인물이 등장하면서 그들의 욕망이 얽키고 설키어 어떻게 타락의 끝으로 향해 달려가며 그들은 모두 어떻게 어떤 이유로 얼켜 있는지 서서히 그 비밀이 한 여자의 죽음인 이사벨이라는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했던 여자'의 죽음이 말을 해준다.

 

그녀는 타살되기 전 왜 남편을 찾아와 이혼을 해달라고 했으며 어디로 왜 떠나려고 했을까? 그녀가 머물렀다는 돔,그곳은 2년간 비워 있었는데 그녀는 그곳에서 누구와 무엇을 하며 살았으며 그녀가 일했다는 목장에서 사람들은 또 어떻게 서로의 욕망을 숨기며 얼켜 있는지.정말 그녀의 이야기는 감자의 줄기를 하나 잡아 끌었을 뿐인데 무수히 많은 숨은 감자 알들이 표면으로 드러나듯 그렇게 숨겨진 이야기들이 줄줄이 따라 나온다. 전혀 상관이 없었을 듯 했던 두 죽음, 하지만 다른 듯 하면서도 사실은 한 가지 사실로 얼혀 있었던 것. 그렇다면 이사벨을 죽음에 이르게 한 진범은 누구일까? 그녀의 곁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정말 그녀를 죽이고도 남을 정도의 충분한 이유를 가지고 있다. 그녀는 왜 그렇게 마지막 빠져 나오지도 못한 늪으로 스스로 빠져 들고 만 것일까? 그녀도 사랑을 받고는 싶었을까?

 

넬레 노이하우스는 우리가 그동안 흔히 접했던 추리소설에서 벗어나 완전히 다른 그녀만의 세계를 구축해냈다. 타우누스라는 작은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모든 인물이 한 사건과 모두 얽혀들게 만든다. 추리소설에서 흔한 '밀실트릭'이나 '반전'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얼히고 그리고 그 끝은 어디로 향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돈,사랑,섹스,타락,욕망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비굴해지고 나약해지고 그런가 하면 누군가는 그 위에 서서 군림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그 밑에서 하수인이 되어 군림자보다 더 타락한 삶을 살기도 하고 삶의 쳇바퀴라는 것이 벗어날 수 없는 악으로 거짓으로 타락으로 똘똘 뭉쳐서 쉬지 않고 돌아가다가 어느 순간에 갑자기 멈추어 서서 어쩔 수 없게 만들어 놓듯 일순간 그렇게 마주하게 된 '살인사건'으로 인해 엉망으로 묻혀 있었던 비밀들이 하나 하나 수면에 떠 오르면서 또 한편으로는 그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추한 모습으로 변할 수 있는지도 보여준다.

 

이사벨,그녀 또한 자신의 육체와 미를 미끼로 돈을 움켜쥐려고 했다.그것도 한방에. 돈으로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 보려고 꿈꾸었던 여자,신세계를 바라듯 지금의 현실을 떠나 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하여 위험도 감수하며 모든 것을 저장하고 숨겨 놓고 피안의 세계를 택하려 했던 그녀는 모두의 표적이 되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돈'이라는 놓을 수 없는 욕망 때문에 죽음에 이르게 된다. 지배하는 자와 지배를 받는 자가 정말 대조적으로 잘 드러나기도 하면서도 욕망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무섭게 변할 수 있는지 보여주기도 한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잠도 자지 않으면서 먹는 것도 잊고 고군분투하는 피아와 보덴슈타인은 정말 경찰이란 이런것 이란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열심히 뛰어 다닌다. 그들도 나름 인간이기에 다른 이와 똑같은 삶이 있지만 그 모든 것을 누릴 수가 없다. 때론 사랑을 포기하기도 하고 가족을 잘 돌보지 못할 수도 있고 자신의 몸을 돌보지 못할 수도 있다.하지만 사건만을 해결해야 한다. 그것도 깔끔하게.읽고나면 개운하다. 범인을 잡는 것보다는 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떻게 '살인사건'과 연관이 되어 있을까가 궁금하여 잠시도 여유를 부릴수가 없다. 사랑받고 싶었던 그녀, 그녀 또한 살고자 그녀만의 방법을 택한 것인데 씁쓸하다. 삶이란 왜 이리 진흙탕을 걷고 있는 것처럼 남에게까지 흙탕물을 튀겨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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