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전집 6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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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가벼움, 존재란 어느 시인의 싯귀처럼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너는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는 것처럼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기 위하여 혹은 자신의 존재가 드러나기 위하여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에서 방황하듯 서로 얼키고 설킨 인생의 실타래 속에서 내가 그 속에서 건진 것은 '무거움' 그 자체였다. 밀란 쿤데라의 작품은 몇 권 있는데 쉽게 손이 가지 않은 작품들이다. 너무 무겁게 다가오는 그의 힘이라고 할까,그래서 이 작품도 늘 바라보기만 하고 뇌리에만 각인시켜 놓았지 선뜻 잡아 들기가 쉽지 않았다.이번 기회에 읽지 않으면 못 읽을 듯 하여 읽었는데 좀더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읽어봐야 할 작품이다.

 

'가벼운 것이 긍정적이고 무거운 것이 부정적이라고,그의 말이 맞을까? 이것이 문제이다. 오직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 모든 모순 중에서 무서운 것-가벼운 것의 모순이 신비롭고 가장 미묘한 모순이다.' 인생이라는 긴 길을 걸어가면서 가벼움이라는 길만 걸어 갈 수도 없고 무거움이라는 길만 걸어 갈수도 없을 것이다. 가벼움과 무거움이 반복되는 그 속에서 인생은 그렇게 흘러가는 것 아닐까.그것이 전쟁을 겪은 후의 무언가 힘든 상황리거나 현대의 삶이라 해도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어느 영화에서 보면 인간이 죽을 때 육체를 떠나는 영혼의 무게는 21g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가벼움의 무게는, 무거움의 무게는. 그것은 어떻게 표현을 하지는 못하겠지만 긍정과 부정 사랑과 질투 사랑과 증오등 대립되는 미묘함의 차이를 넘나들면서 인생은 점점 망망대해로 나가는 것 아닐까 한다. 토마스 또한 우연히 테레사를 만났다. 테레사는 자신이 처한 '현실'에서 떠나 새로운 인생을 찾고 싶던 찰나에 토마스를 만났으니 무슨 일이 있어도 그를 놓쳐서는 안된다. 토마스라는 남자의 울타리 안에서 자신의 인생을 바구어야만 한다. 그런가 하면 토마스는 자유연애가다. 외과전문의였지만 그는 사랑편력이 있다. 그렇기에 테레사 또한 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가 그의 집에 오자마자 감기에 걸려 내쫒을 수가 없었다.지금까지는 없던 일인데.

 

사랑한다고 보기 보다는 서로에게서 떠나지 못하고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그들은 상대의 어느 선까지는 지켜준다. 토마스가 애인인 사비나를 만나도 탓하기 보다는 자신이 그 속에 함께 할 방법을 찾는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지금 함께 하는 그 울타리만을 깨지지 않기를 바란다. 자신에게 향하는 그 속박을 다른 것에 나누기 위하여 '카네닌'이라는 개를 키우게 하지만... 한편 토마스의 애인 사비나는 프란츠라는 가정이 있는 남자와 연애를 한다. 프란츠는 사비나의 자유분방함에 반해 이혼까지 감수하고 그녀와 함께 하려는 순간, 사비나는 이 남자가 아님을 느끼고 그를 떠난다. '두 사람 모두 그들이 원하는 먼 곳을 향해 가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그들을 구원하는 배신에 도취되었다. 프란츠는 사비나를 타며 그의 부인을 배신했고,사비나는 프란츠를 타고 프란츠를 배신했다.'

 

내것이라고 생각한 사비나를 잃은 프란츠,다시 아내였던 마리클로드를 찾지만 그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모른다. 그녀가 진정 그에게서 원하는 것은 '돈'이라고 생각하는 프란츠,하지만 마리클로드가 진정 원했던 것은 '사랑'이다. '사랑은 전투예요. 나는 오랫동안 싸울 거에요.끝까지.' 상대가 원하는 것을 모두 알 수는 없다. 그렇다고 상대의 마음을 모두 헤아리며 살 수도 없다. 인생이란,삶이란 그런 것 같다. 내가 채워주지도 못하지만 상대로 인해 내 모든 것을 채울수도 없다. 사랑이라고 여기는 순간,미움을 아니면 증오를 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 인생이고 삶이다. 가벼움과 무거움의 반복, 그렇게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다. 외과전문의로 늘 자유연애를 하면서 살 것만 같았던 토마스,그는 어느 한순간 완전한 낙하를 한다. 외과의사에서 창문닦이 노동자로 떨어져 내린 것이다. 하지만 남들이 보는 입장에서는 추락이지만 그는 행복해 한다. 인생도 흘러가는 물과 같다. 지금이 행복하다고 마지막까지 행복할 수는 없고 지금이 사랑이라도 마지막까지 사랑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반복되는 아니 계속 부딪혀 오는 파도를 이겨내는 것처럼 늘 똑같은 것을 바랄 수는 없다. 가벼움이 있다면 무거움이 무거움 뒤에는 가벼움의 파도가 올 수 있는 것이다. 가벼움으로 시작한 그들의 사랑과 인생이 무거움으로 끝날 수도 있듯이 현재와 과거를 오가면서 너울성 파도처럼 밀려오는 반복되는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에서의 그들의 인생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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