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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온 편지
김용규 지음 / 그책 / 2012년 4월
평점 :
서울에서 살던 사람이 시골에 가서 사는게 쉬울까 시골에서 살던 사람이 서울에 가서 사는것이 적응력이 더 나을까?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난 시골에서 살던 사람이 서울에서의 적응력이 더 뛰어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요즘은 귀농도 많이 한다.시골에 대부분 노년층만 있고 젊은 사람들이 없어서 그야말로 시골 일을 할 사람들이 없다. 우리집 또한 시골에는 친정엄마만 계시기에 일철에는 도시에서 살던 오빠들이 가서 일 때에만 가서 도와 드리거나 일을 하고 온다. 그래도 일손을 늘 부족하여 노는 땅도 있고 다 거두지 못하는 농작물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로망은 전원생활이라는 꿈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현실에서 실행하기엔 정말 많은 제약을 받는다.도시생활에 적응하여 살아왔던 사람들이 시골에서 살기란 한마디로 모든 것이 불편하고 쉽게 생각한 농사가 생각보다 힘드니 몇 년 귀농에 다시 도시로 가는 사람들도 발생을 한다. 시골에서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이란 결코 만만하게 볼 문제가 아니다.
저자는 도시 생활을 접고 괴산의 여우숲 더에서 자연과 더불어 삶을 실행하고 있는 숲 해설가이면서 혼자서 사는게 아니라 이웃과 그리고 모든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여러모로 실행하고 있는 삶이 왜이리 따뜻하고 자꾸만 그 속으로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지 모르겠다. 나 또한 그런 삶을 꿈꾸고 있지만 그것을 현실에 접목하기란 쉽지 않다. 그가 여우숲에서 산과 바다 바람소리와 함께 하면서 사는 이야기를 쓴 편지는 욕심을 부리기 보다는 사람 또한 자연의 일부분이며 자연과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것은 어쩌면 기디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해보았나요? 콩나물시루를 곁에 두고 물을 주어 콩나물의 성장과 헌신을 지켜본 적이 있는지요. 자연을 그대 곁에 두고 가슴으로 끌어와 자신을 바라본 적은 있는지요. 이미 올 전부터 인류의 스승인 자연에게 그대 삶을 물어본 적은 있나요. 당신은 그렇게 해보았나요?' 갑자기 이 대목을 읽으면서,아 내가 콩나물을 키워 먹는 단순하면서 맛있는 진리를 잊고 산 것이 정말 오래 되었구나.내일 당장 검은콩 한줌 불려서 우유팩에라도 콩나물을 키워봐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봤다. 식물을 키우고 아파트 뒤산을 오르는 것을 좋아하고 계절마다 아니 자연이 변화하고 작은 움직임 하나 담아내고 싶은 욕심을 가지고 있지만 늘 마음안에서 뿐이지 실천하는 것은 몇 번 되지 않지만 뒷산이라도 오른 날에는 세상을 다 가진것처럼 행복하다. 작은 풀꽃 하나 가슴에 담고 바람 한 줌 가슴에 담고 새소리 하나 더 들었다 뿐일지라도 얼마나 마음은 행복으로 충만한지. 하지만 삶은 나뭇잎 하나 움직이는 작은 행복보다 더 큰 물질적 행복을 추구하기에 늘 뒤로 미루고 바라보기만 한다.
숲에서는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만 보아도 좋다. 맑은 새소리 어느 가지에서 지저귀는지 몰라도 고요한 공간에 수를 놓듯 잠시 잠깐 노래해 주어도 정말 좋다. 자연에서 느끼는 행복은 돈으로 그 값어치를 정말 큰데 우린 자꾸 자연에 스며들기 보다는 자연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그러다 지치고 힘들고 병약해지만 자연을 찾는다. 하지만 저자는 지금 부족해도 한 그루의 나무를 심고 좀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아니 자신 뿐만이 아니라 그 누군가가 와서 잠시 쉬어간다고 해도 반겨 맞으려는 이처럼 자자산방까지 만들어 놓았다 한다. 점점 자연을 닮아가는 것일까. 그와 함께 사는 산과 바다 바람소리마져 자연과 함께 하는 방법에 길들여지고 자연속에서 사는 삶을 터득한 듯 하다.
'세상에는 넘어지는 것이 두려워 제 길을 걷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넘어져보는 경험이야말로 진정한 삶의 리얼리티 입니다. 그런 인생이야말로 진정 살아 있는 삶입니다.' 사람들은 높은 곳에 있다가 바닥에 떨어지려는 그 순간에 발버둥친다. 그냥 바닥을 짚으면 덜 힘들텐데 바닥을 짚지 않기 위하여 버둥버둥 하다가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완전히 바닥을 짚는다면 그 바닥을 짚고 일어서는게 더 쉬울지 모른다. 넘어지는 것 또한 그러니. 숲에서의 삶은 '자아성찰'을 할 수 있는,진정 자기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거울과 같은 삶이다. 뿌린 대로 거두는 자연에서의 삶에서 더이상 무엇을 두려워 할 것인가. 그는 나무들에게서도 삶의 지혜를 배운다.그리고 숲의 바깥에 있는 우리에게 그가 마주한 지혜를 들려준다. 더 튼튼한 뿌리를 내리기 위하여는 필요 없는 부분의 가지를 칠 줄 알아야 한다.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자만이 봄에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이다. 늘 겨울만 있는 나무란 없다.사람도 마찬가지다. 지금 그대는 어느 계절에 있는가.봄이 지났다고 혹은 여름이 지났다고 혹은 겨울속에 잠겨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고 봄이 가면 무성한 여름이 올 것이다.겨울을 준비하기 위하여 나무가 잎을 떨구듯 우리 삶 또한 그런 지혜를 가져야 한다. 늘 자신의 주머니만 채우며 살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내 주머니가 가득 찬 상태에서는 보이지 않는 삶의 철학들이 밑그림처럼 그려져 있다.
'자연에는 겨울이라는 시간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여서 우리 삶에도 종종 겨울이라는 시간이 찾아 들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겨울이 찾아온 것을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겨울을 맞았는데도 자신의 삶에 꽃이 피어나기를 바랍니다.고통이 거기에 있어요.겨울을 맞아서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고, 겨울이 온 것을 알지 못한 채 지나온 봄날처럼 여전히 꽃피기를 바라는데 우리의 불행이 있습니다.' 읽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듯해진다. 숲에서 바람소리 새소리 자연의 소리와 함께 삶의 지혜까지 모두 담아서 쓴 편지로 마음안에 파릇파릇 희망의 새싹이 돋아나게 해 주는 듯 하다. 나도 언젠가는 자연속에서 욕심 없는 삶을 살고 싶다. 텃밭을 일구며 나무도 심고 꽃도 심고 그렇게 가꾼만큼 거두며 적당한 땀을 흘려가며 손톱밑에 흙이 시커멓게 껴도 부끄럽지 않은 손으로 살고 싶다. 하지만 그 삶이 더 힘든 삶이란 것을 부모님의 삶을 봐서도 알고 현재 삶을 버리고 그 삶에 안주하기란 현실적으로 언제 이루러질지 모르는 '꿈'이라는 것도 알고 있지만 모두를 가져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자연의 일부여서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 숲에서 벗어나 살고 있는 내 삶은 지금 어느 계절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