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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드 2 - 가난한 성자들 ㅣ 조드 2
김형수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2월
평점 :
'조드'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조드라는 말을 몰랐다고 해야 하나,쓰나미는 직접적이건 간접적이건 피해를 입히거나 현상을 티비에서 보기도 하고 이슈가 되기도 하여 알고 있었지만 육지에서 겪는 자연피해에 이런 이름이 있었다는 것은. 그 하나를 알게 해 준 것만으로 책은 큰 의미를 주는데 좀더 세세하게 '유목민' 의 삶 속으로 들어가보게 해 주는 간접적인 경험을 해주는 듯 하여 재밌게 읽었다.
테무진, 칭기즈칸 그가 칸이 되기 전 아버지 예수게이가 그와 함께 하던 사람들에게 죽음을 당하게 되고 어머니와 배다른 동생들과 함께 쫒겨 다니면서 비루한 삶을 살면서도 자신 안에 간직한 강직한 '믿음'과 자연을 바라보는 '냉철함'을 누구보다더 더 진하게 간직하고 있었고 그런 매와 같은 눈으로 유목민의 지도자가 되어 추위와 먹거리의 피해인 '조드' 앞에서도 모든 이들의 하나로 이끌고 구해낼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작가는 이 글을 쓰기 위하여 십여년간 몽골에서 살면서 누구보다 더 몽골의 바람과 광활한 초원에서 유목민의 삶을 유목민이 아닌 유목민이 되어 직접적으로 바라보고 경험을 했기에 정말 실감나는 '유목민생활'의 글을 탄생시킬 수 있지 않았을까. 올해는 대선이 있는 해라 그런가 '지도자' 상으로 우리에게 크게 남겨진 인물들을 다른 소설들을 더 많이 만나는 듯 하다. '낡은 역사관을 대체할 그림이 있어야 새로운 역사관이 들어설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보다 바른 세계사 상'을 찾으려는 노력에 나도 동참하고 싶었다. 소재가 국경을 벗너난 점도, 시대적 배경이 먼 것도 개의치 않았다. 가톨릭과 비가톨릭 정신이 각축하는 성곽의 중세가 아닌, 이동문명과 정착문명, 농경민과 유목미느이 충돌을 야기한 광야의 중세를 그리려는 으지는 21세기 정신의 산물이다.' 이런 광활한 세계에 부합하는 인간형을 그는 '테무진'에서 찾아 본 것이다.
그들은 정착생활이 아니라 먹이와 초지와 물을 따라 이동을 한다. 여름과 겨울 생활이 다를터인데 그들에게는 늘 '조드' 가 따라 붙는 듯 하다. 정착생활이 아닌 자급자족하는 자연에서의 유목생활이니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런 가운데 광활한 대지에서 그들은 영역싸움을 하듯 한 곳으로 뭉치기도 하고 흝어지기도 하지만 모두가 자존을 위해서다. 살아 남기 위해서 조드를 이겨내고 살아 남거나 조드를 이겨내는 현명한 방법을 아는 자만이 지도자가 될 수 있다. 테무진은 그런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역량을 다른 곳에서가 아니라 그가 바라보고 살고 있는 '자연'에서 동물적 감각으로 습득해 나가고 그것을 또한 그가 살아남는 방법에 유용하게 활용을 할 줄 아는 매서운 눈을 가졌다. 그런가 하면 그를 돕거나 함께 조드를 이겨내고자 하는 무리로 많은 친구들이 함께 한다. 자무카와는 숙명의 라이벌이 되어야 했던 테무진,그렇다고 그가 자무카를 적으로 생각한 것이 아니라 그 또한 자무카에서 배울 점이 많았던 삶이라 할 수 있고 인생은 라이벌이 있다는 것으로 인해 자신을 더 갈고 닦을 수 있는 것이다.
아버지 예수게이가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룬 테무진,그런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흐뭇해 하는 어머니와 그를 따르는 많은 이들과 자연에서 익히고 배운 상생의 방법으로 현명하게 조드를 이겨내는 지도자로의 역활을 충분히 하는 테무진과 그보다 초원의 지도자로 힘을 가지고 있던 자무카와 숙명의 싸움을 벌어야 했던 테무진은 비록 아직은 힘이 부족한 무리를 이끌고 있지만 누구보다 강한 힘을 가진 지도자임을 증명해 내기도 한다. 흰 뼈아 검은 뼈를 구분하지 않고 능력이 있다면 상하를 두는 것이 아니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며 그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인재를 쓸 줄 알았던 인물 테무진,아버지 예수게이가 죽고 그가 적들에게 쫒겨가며 살아 남기 위하여 누구보다 더 자연에 순응하는 법을 터득했던 그이기에 어쩌면 더 포괄적인 지도자상이 마련된 것은 아닐까.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 것에도 불구하고 좀더 낯선 문화와 문명을 체험할 수 있어서일까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저자의 소망처럼 테무진이 '대칸' 이 되고 나서의 이야기도 이어진다면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가 운운한 '광활한 세계에 부합하는 인간형' 은 어떤 인물일까. 리더쉽을 갖춘 인물로 혼자 뛰어나지 않고 모두 그러 안을 수 있는 인물, 타인의 말도 존중해 줄줄 알고 타인의 능력 또한 존중해 줄줄 알며 적재적소에 인재를 잘 쓸 줄도 알아야 한다. 독선과 독단이 아닌 모두와 함께 할 줄 아는 지도자인 테무진,그를 통해 척박한 몽골의 초원에서 유목민들이 그곳의 바람을 이겨내며 살아 남은 이야기를 읽어보는 시간은 참 흥미롭기도 하고 재밌었는가 하면 새로움이었다. 테무진의 인생 2막이라 할 수 있는 '대칸'의 이야기도 곧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