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엔 형만 있고 나는 없다 푸른숲 새싹 도서관 1
김향이 글, 이덕화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3월
품절


어느 집이나 첫째를 먼저 챙기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먼저 세상에 나왔으니 옷을 사도 무엇을 해도 꼭 먼저 형을 챙기게 되는데 밑에 동생은 그렇지가 않다. 투덜투덜,자신은 엄마의 자식이 아니냐며 몇 번씩 물어 보기를 한다. 우리집만 그런 것이 아니라 어느 집이나 첫째를 뺀 나머지 자식들의 공통된 불만사항이다. 그렇다고 부모가 첫째만 챙기고 밑에는 챙기지 않을까,물론 부모의 입장에서는 자식들 모두 똑같이 한다고 해도 밑에 자식은 늘 자신에게는 모자라다고 생각을 한다. 우리집은 딸만 둘 예외일 수는 없다. 첫째를 챙기면 막내가 난리를 피우고 막내를 챙기면 큰놈이 막내만 챙긴다고 성화다. 도데체 엄마보고 어쩌란 말인지. 내리사랑이라는 것을 녀석들은 아직 이해를 하지 못하니 '그래 그래 너도 자식 낳아봐라,엄마맘을 그래야 알지.' 한다.


수학학원에서도 단단히 깨져서 들어 온 둘째, 이가 아프다며 엄마에게 말했지만 엄마는 형이 오면 줄 맛있는 닭다리 요리를 하고 있다. 형이 먹고 싶다고 하니까 엄마는 형이 올시간에 맞추어 하고 계시고 민재가 이가 아프다고 해도 진통제가 어디 있는지 얼마나 아픈지 물어보지도 않는다. 심통이 난 민재는 생각한다. 약한 형을 때려 눕힐 수도 있는데... 그렇다 형은 약하여 민재가 더 힘이 세니 때려서라도 자신이 형이란 위치를 뺏을 수 있다면 하고 싶다. 형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도 있는데 엄마는 늘 형만 챙기고 난 눈에 보이지도 않나보다,아프다고 하는데.


속이 상한 민재, 형이 오고 엄마가 맛있는 저녁상을 차렸지만 먹고 싶지가 않다. 아니 배가 고파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나지만 참는다. 엄마가 한번만 더 부르면 달려가 먹을텐데 속상하고 치사하게 한번 물어보고 둘은 맛있게 저녁을 먹는다. 식탁에서는 맛있는 냄새와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나니 더욱 배가 고프다. 그냥 나가서 먹을 수도 없고.그런데 엄마가 '민재야 죽 먹자' 하고는 맛있는 죽을 쑤어 들어 오셨다. 그리고 할머니와 통화를 하시는데 내 칭찬 일색이다. 엄마가 나를 너무 잘 알고 계신다. 엄마는 형만 챙기는 줄 알았는데 아닌가보다.그리고 오늘은 시간이 늦었으니 내일 치과에 가자고 하신다. 민재가 오버를 한 것일까?엄마의 통화와 말에 갑자기 환해진 세상,형만 있던 세상에 나도 있다.


이런 경우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정말 많다. 우린 연년생이라 이런 말을 더 많이 들은듯 하다. 아무리 엄마가 두녀석 똑같이 사랑하고 챙긴다고 해도 녀석들은 이해를 하지 못한다. 큰놈 앞에서는 큰놈 얘기만 하고 막내 앞에서는 막내 얘기를 해야 불화가 없을 그런 사춘기시절도 있었다. 녀석들 눈치를 보느라 내가 다 속이 상하여 녀석들에게 하소연을 하던 때,하지만 다 안다. 왜 녀석들 속에 언니가 없고 동생이 없을까. 좀더 관심을 더 받고 싶고 사랑을 더 받고 싶은 그런 것이다. 부모에게는 어느 한 녀석 콕 집어 이쁜 것이 아니라 모든 자식이 다 이쁜 것인데 녀석들은 '우선순위'를 정하고 싶은 것이다. 사랑에 우선순위가 어디 있을까마나 그런 속에서 형제애가 더 짙어지고 사랑이 더 깊어지는 것 아닐까 한다.


<의좋은 형제>라는 이야기도 있다. 서로가 서로를 챙기는. 하지만 요즘은 많이 낳는 것이 아니라 하나 아니면 둘을 낳으니 서로 비교는 물론 남과도 비교를 무척 많이 한다. 결코 그것이 자신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한참 관심을 받고 사랑을 받고 있을 때는 모른다. 좀더 커봐야지 형은 동생을 더 잘 챙기고 동생은 형을 더 잘 챙기는,세상에 둘은 누구도 갈라 놓을 수 없는 그런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것을 강압적이라기 보다는 그럴수록 보듬어 안아 품어 주듯이 한다면 느끼고 시간의 흐름속에서 자신 또한 귀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투덕투덕 싸우다 정 들 듯이 그러면서 더욱 형제애도 깊어지고 가족간에도 정이 깊어지는 것은 아닐까. 민재가 넘 귀엽고 사랑스럽다. 아이들 어린시절을 보는 듯 하다. 초등학교 3학년 교과서에 수록된 동화라고 하니 한참 그런 것에 민감한 아이들에게 감동 한 줌 남겨 줄 듯 하다.

<이미지 저작권은 출판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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