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의 시간 - 로마 4대 바실리카로 떠나는 시작을 위한 여행
김지환 지음, 전화식 사진 / 고즈윈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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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노 데 산티아고> 인 '순례자의 길'에 대한 산티아고 걷기 여행서를 읽으며 언제 한번 이런 여행을 떠나도 좋겠다고 생각이 들어 <일생에 한번은 동유럽을 만나라>와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을 읽고는 그러지 않아도 정말 일생에 한번은 이탈리아에 가고 싶었는데 더욱 이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신자가 아니어도 산티아고 길을 걷다가 만나는 성당은 정말 감동 그 자체일 듯 하였다. 그리고 그 감동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 하여 언젠가는 정말 이 산티아고 길도 한번 걸어봐야겠다는 로망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다면 로마의 4대 바실리카 성전은 어떨까? 아,정말 생각만으로도 꿈을 꾸고 있는 듯 할것 같다.멋진 조각과 그림 건축을 만나는 그 느낌이란, 그리고 그와 함께 깃들은 '신' 에 대한 믿음은 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몹시 궁금했다. 성지여행이란 어쩌면 내 안에 잠들어 있는 '또 다른' 나와 만나는 여행일 듯 하다.

로마 4대 바실리카 성전인 '성 베드로 대성전', '성모 마리아 대성전', '라테란의 성 요한 대성전' 과 '성 바오로 대성전' 그 이름만으로 벅차 오른다. 그렇다고 내가 믿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위 성전들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도록만 보아도 감격과 감동이 전해져 올 듯하여 사진만으로 행복할 듯 하여 읽고 싶어 선듯 응했던 책이다. 난 딱히 믿음이라고 정한 것이 없지만 절에는 잘 가기도 하고 나와는 맞는 곳인 듯 하다. 그렇다고 성당에 대한 믿음이나 거리감이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여고적 천주교와 인연이 있는 학교를 다녔으니 간접적으로 약간은 내 몸에 베어 들기도 했을 터인데 도통 내겐 깊은 믿음은 생기지 않았지만 성당에 가는 것은 좋았다. 괜히 그곳에 가면 평화롭고 무언가 알 수 없는 존재를 만나는 느낌이 좋아 가끔 친구들과 가기도 했던 곳이다. 그런데 그런 작은 성당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곳인 대성전이니 그 감동이나 감흥이란 말로 다 형언할 수 없을 듯 하다. 언젠가 큰 절에 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듯 '전국법회'를 그곳에서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정말 평생에 한번 볼까 말까한 구경을 하고 온 적이 있는데 이들 또한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직접 주관하는 시성식을 보게 되었으니 얼마나 좋을까. 여행이란 그런 것이다. 원하지 않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나 풍경을 만나게 되면 내 삶은 또 그만큼 변화하게 마련이다.

다큐멘터리 작가 전화식 사진가와 무언가 삶의 '출구'가 필요했던 저자가 함께 떠났다. 비신자와 신자의 여행이지만 성전앞에서는 신자와 비신자를 떠나서는 모두가 '신자'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 아닐까. 도록처럼 사진을 찍고 싶지 않았던 사진작가와 대성전을 만나면서 정말 꼭 필요했던 출구를 만난 듯 절실함을 찾은 저자의 찰나의 시간들은 너무 기록이 적은 듯 하면서도 생각해 보면 정말 많은 듯 하다. 이런 유명한 곳에서는 정말 꼭 필요한 사진을 찍지 못할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들로 인해 내가 원하는 사진을 찍기 못하여 사람들이 없는 시간을 이용하거나 아니면 많은 사람들로 인해 뜻 하지 않던 작품을 발견할 수 있을 때가 있다. 저자는 알랭 드 보통의 글을 인용하여, '장소가 달라지면 나쁜 쪽이든 좋은 쪽이든 사람도 달라진다' 라는 글로 여행을 시작해 놓았다. 책을 읽기 전 '사진' 들을 먼저 한번 보았다. 정말 대단하다.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고 분명 일부분일텐데도 정말 대단한데 직접보는 그 감동은 어떨까. 글을 읽고 난 후에 다시 한번 사진만 보았다. 넘 좋다. 어쩔 그렇게 하늘은 파랗고 건축물들은 웅장하고 화려할까,인간이 신에게 향하는 마음이 그렇게 화려하고 끝이 없었을까. 모든 것이 조각과 그림으로 대표되던 시대에 미의 극치를 나타내듯 믿음과 함께 융합되어 정말 다시는 흉내낼 수 없는 건축물들이 완성된 듯 하다. 하지만 그 어떤 조각품이나 그림보다도 그 웅장함 앞에서 나약하게 두손을 모으고 기도를 드리는 모습이 왜 그리 경건하고 평화롭게 눈에 들어올까.


나의 믿음이 약하니 나 또한 영화로 만난 성서 이야기나 그림이나 그외 다른 곳에서 주워 들은 이야기들로 충족을 시키며 그의 이야기에 집중을 하며 읽어 보았다. 아는 만큼 보이듯이 알면 더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오고 보이게 될텐데 설명을 읽어가며 보니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상'을 보게 되면 그의 사인을 확인해야 할 것만 같고 정말 그것이 그냥 조작이 아닌 대리석속에 작품이 그냥 숨겨져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사실적이면서도 절실함이 잘 나타나 있는 미술품들 뿐만이 아니라 모든 곳 모든 것들이 눈을 유혹할 것만 같은 사진들에 잠시 사진에서 시선을 멈추어 한참을 머무르기도 했다. 그리고 저자의 믿음이 순간 베어 나오는 글들에도 눈길이 머문다. '누군가를 닮는다는 것은 그의 생각과 말,행동까지 모든 것을 따를 때 가능한 것이다.'


앞에 부분들이 저자의 여행이야기라면 사진작가의 후기가 끝부분에 있다. 솔직한 그의 글에서 성전을 여행하며 겪은 기적같은 경험,카페에서 도난 당한 가방을 그자리에 그대로 있었다는 정말 우리 상식을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나 위대하고 웅장한 대성전 여행은 내면을 찍기 위한 여행이라 다른 어떤 여행보다 더 힘들었다는 그의 고충을 읽다보니 쉽게만 접하고 읽은 것은 아닌가 하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여행자의 행간을 읽었어야 하는데 사진에 반하여 쉽게 내 방식대로 그들의 '순례자의 시간'에 동참한 것은 아닐까 하는 미안함, 하지만 나 또한 이 책과 함께 하는 순간은 내 내면을 들여다보듯 경건함에 젖어 들었음을 그리고 수많은 발걸음 속에서 나 또한 어느 한구석에서 내 기도를 들어 주소서 하고는 두손을 모아야 할 것만 같은 느낌에 잠시 멈추어 섰음을. 그냥 건축물이 아닌 성전이고 인간의 구원과 믿음이 함께 하였기에 더욱 간절하고 경건하고 그리고 언젠가는 이런 여행을 하번 가고 싶다는 로망을 가져본다. '당시 사람들은 신에 대한 의존과 기대가 컷을 겁니다. 예술가들은 이를 최대한 작품에 표현하려 했을 터이고, 아마도 하느님을 최고의 선으로 여겼기에 가능한 것이겠지요.' 예술품의 집합체를 여행하는 기분도 괜찮았지만 그 속에서 다른 무엇보다 내면의 자아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좋았다.



<이미지 저작권은 출판사에 있습니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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